매슬로우와 우리 사회

경주신문 기자 / 2016년 06월 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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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슬로우는 1908년 빈민가에서 태어난 미국의 심리학자이다. 그의 부친은 유대계 러시아인으로 미국으로 이주하여 7형제를 두었고 매슬로우는 그중 첫째였다. 매슬로우가 등장하기 전 심리학 진영은 과학적 행동주의자나 프로이트나 융과 같은 정신분석학자들이 심리학을 주도하고 있었는데 이와는 완전히 다른 제 3세력의 심리학인 인본주의 심리학이 매슬로우에 의해 주도 창설되었다.

매슬로는 기본적인 생리적 욕구에서부터 사랑, 존중, 그리고 궁극적으로 자기실현에 이르기까지 충족되어야 할 욕구가 위계가 있다는 욕구5단계설을 주장하였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인간의 욕구는 병렬적으로 열거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낮은 단계에서부터 충족도에 따라 높은 단계로 성장해 가는 것이며 낮은 단계의 욕구가 충족되지 않으면 높은 단계의 욕구는 행동으로 연결되지 않고 이미 충족된 욕구도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보았다.

하나하나 살펴보도록 하자. 제1단계는 생리적 욕구이다. 먹고 마시고 잠을 자고 숨을 쉬고 하는 기본적인 사항들을 뜻한다. 2단계는 안전의 욕구이다. 정신적, 심리적, 육체적, 경제적으로 안전을 확보하고 싶은 욕구를 뜻한다. 제3단계는 사회적 욕구인데 소속감과 사랑의 욕구라고도 한다. 인간은 소외감이나 고독감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 다른 사람과 친밀한 관계를 이루거나 특별한 집단에 소속되길 바라는 욕구를 뜻하는데 우리 시대의 많은 청춘들이 이 3단계에 머물러 있지 않나 생각하기도 한다.

그 다음단계는 존경의 욕구이다. 자아 존중욕구라고도 부르는데, 자신이 속한 집단에서 단순한 구성원이 아니라 어떤 존재이길 바라며 주변사람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와 존경을 받고 싶어하는 욕구를 뜻한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명예와 명성에 해당되는 욕구이다. 마지막 단계가 바로 자아실현의 욕구로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시도해 보려는 욕구로 자신이 가진 능력과 재능을 최대한으로 활용하는 사람으로 생각할 수 있다. 앞서 말했던 4가지 욕구는 결핍욕구라고 하여 계속해서 생겨나는 욕구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자아실현의 욕구는 성취욕이라는 특징이 있다.

매슬로우의 이론이 100% 맞는것이 아니다. 인간의 욕구라는 것이 항상 단계별로 이뤄지지도 않는다. 총알이 빗발쳐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 전쟁터에서도 사랑의 감정이 나타나는 것이나, 얼마남지 않은 식량과 언제 구조될지도 모르는 난파선이라는 극한 상황에서도 여전히 서열을 따지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그렇지만 매슬로우의 이론이 상당히 설득력있는 것은 낮은 단계의 욕구총족 여부가 높은 단계의 욕구 충족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는 것은 엄연히 사실이기 때문이다.

제법 큰 고깃집을 경영하는 부부가 있다. 매출액은 상당히 크지만 순수익은 사실상 낮아서 속사정은 그리 좋지 않다고 한다. 지나치게 낙천적인 성격의 남편은 집 관리비가 석달씩 밀려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편이어서 한때나마 집에 수도와 전기가 끊겨버린 적도 있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그의 아내가 내뱉은 말이다..

“그냥 저 식당 관두고 아직도 좀 젊은 남편이 어디가서 월급이라도 받아오면 아무리 늦게 오더라도 난 괜찮을텐데”

가장 하위 단계인 생리적 욕구와 안전의 욕구가 제대로 충족되지 않아 그 다음 단계인 소속감과 사람을 느끼는 욕구가 순간적이나마 사라져 버린 것은 아닐까?

현재 우리나라의 젊은이들을 칭하는 어휘는 많다. 88만원 세대, 삼포세대 오포세대 더 나아가 칠포세대, 어려운 세대라는 표현임은 누가 봐도 알 수 있을 정도다.

삼포세대는 결혼, 연애, 출산 포기를 지칭한다. 여기에 내집 마련과 인간관계를 포기해서 오포세대가 되고 꿈과 희망까지 포기해서 칠포세대라고 한다. 삼포세대는 매슬로우의 이론중 3단계부터이고 오포세대는 4단계, 칠포세대는 마지막 단계까지를 모두 포기하는 말이 되어버렸다.

매슬로우의 욕구 5단계설 중 1단계, 2단계는 포기하지 않으니 다행이라고 해야할까? 선진국들의모임인 OECD 가입국이고, IMF가 발표하는 소득상위국가에 늘 이름을 올리고 있는 대한민국으로서 매슬로우의 욕구 1, 2단계를 걱정해야 한다면 그야말로 자존심문제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암울해진 사회, 특히나 젊은이들의 도전이 몹시도 힘들어진 상황이 너무 안타깝다.


김민섭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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