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① 경주 찾은 외국인 관광객 ‘언어소통’ 가장 어려워

최근 부쩍 늘어난 외국인 개별관광객에게 물었더니···
음식점 메뉴와 언어소통문제 가장 불편한 것으로 답변

이재욱 기자 / 2019년 08월 0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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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 여행 정보 책자를 들고 다니는 외국인 관광객들.

경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가장 불편한 사항으로 언어소통 어려움을 손꼽았다. 
최근 1년 사이 동부사적지를 비롯해 불국사, 보문관광단지 등 주요관광지에 유럽 등지에서 경주를 찾은 개별 외국인 관광객들이 부쩍 증가했다.
가족, 친구, 연인 등 삼삼오오 짝을 지어 경주 곳곳에서 관광하고 있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쉽게 눈에 띄고 있다. 개별여행이어서 외국인 관광객 방문통계에는 집계되지 않는 듯했다.

이에 본지 기자는 지난달 28일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동부사적지 인근에서 외국인들을 만났다. 그들은 음식점에서 주문하는 것과 언어소통이 가장 어렵다고 답했다.

총 14명의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진행한 인터뷰 결과 공통적인 불편사항은 언어 문제였다. 음식점이나 버스를 이용할 때 영어로 안내만 되어도 불편함이 없는 여행이 됐을 것이라고 했다. 또 화장실의 수돗물을 마실 수 있는지 없는지에 대한 안내도 필요하다고 했다. 특히 유럽 관광객들은 이 부분의 설명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경주를 어떻게 알고 찾았느냐는 질문에는 대부분 도서관에서 한국 관광관련 책자를 통해 정보를 얻었다고 대답했다.
이는 유럽에서 최근 불고 있는 한류 열풍으로 한국에 대한 관심이 경주까지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외국인 관광객들은 대부분 4일 일정으로 경주지역을 찾았다. 지역을 방문하는 이유는 관광, 가족여행 등 다양했으며, 템플스테이나 인턴십 과정으로 경주를 찾았다는 답변도 있었다.

경주 재방문의사와 방문 횟수에 대한 질문에는 모두 재방문할 의사가 있으며, 경주는 처음 방문이라고 답했다. 또 재방문할 때는 호텔이나 펜션이 아닌, 한국을 느낄 수 있는 한옥에서 지내고 싶다고 했다. 이처럼 외국인 관광객들이 경주에서 느낀 음식점 주문과 언어소통 문제는 비록 소수에 그친 질문이지만 공통적으로 답변한 내용이어서 시사하는 바가 컸다.

외국 주요 관광지 음식점들이 메뉴판에 알기 쉽게 음식사진을 넣어 편의를 제공하고 있는 것에 비하면 세계적인 관광도시를 지향하는 경주의 노력이 부족해 보이는 대목이다. 또 인터넷과 각국 도서관에서 경주 관광정보를 습득하는 것으로 답해 세계를 상대로 한 경주 관광홍보 정책도 이에 맞게 수립할 필요가 있어 보였다.

-외국인 관광객들 어떤 답변했나?
이번에 외국인 관광객 인터뷰는 △경주를 어떻게 알고 찾아왔나? △경주를 처음 방문하는가? △불편한 점은 없었나? △숙박은 어디서 했나? △경주에서 이동 수단은? △경주의 여행일정은 어떻게 되는가? △경주를 재방문 할 생각이 있는가? 등을 질문했다.

↑↑ 프랑스에서 온 에틴 코랄리프 가족.

다음은 답변 내용.
##에틴 코랄리프(프랑스) 가족 
이들 가족은 도서관 한국여행책자에서 경주를 알게 돼 가족여행으로 한국을 찾았다.
총 14일 일정으로 한국에 왔고, 제주도와 보령(머드축제), 대구 관광에 이어 경주에서 2일을 머문 후 안동으로 향한다고 했다. 이들은 한국방문이 처음이었고 숙박은 호텔을 이용했다. 
경주에서의 이동은 대부분 택시를 이용했다.
화장실의 물이 마실 수 있는 물인지 아닌지에 대한 설명이 없어서 많이 아쉬웠다. 또 택시를 이용할 때 본인들이 준비한 주소지를 택시 네비게이션에 입력하기가 쉽지가 않았다고 답했다.

##조지아 로간(잉글랜드) 씨는 27일 저녁 경주에 도착했고 지역의 관광명소를 혼자 여행하고 있다.
한국에서 영어강사를 하기 위해 한달 전 입국했고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하기 전에 한국의 역사가 궁금해 검색하던 중 경주를 알게 됐다. 조지아는 게스트하우스에서 숙박을 하며 대부분의 이동을 도보로 하고 있다. 4일간의 일정으로 경주를 여행하고 다른 역사도시를 돌아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주관광 중 불편한 점은 언어. 스마트폰으로 검색을 하고 다니지만 음식점이나 카페에 들어갔을 때 주문하기가 쉽지 않다고 전했다.
서울에 비해 공기가 좋고 자연스러운 분위기도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 독일 나탈릭과 벤자민

##나탈릭, 벤자민(독일)은
한국을 처음 방문했고 첫 번째 일정으로 경주를 찾았다. 경주에서는 4일정도 머물 예정이란다. 터미널 근처 게스트하우스를 이용했고, 이동은 대부분 도보로 했다.
이들은 최근 인기 아이돌 그룹의 영향으로 한국에 관심이 생겨 한국여행을 알아보던 중 경주가 한국의 역사를 담고 있는 도시라는 인터넷 설명을 보고 경주를 찾았다. 두 사람은 경주박물관, 천마총, 안압지, 황리단길, 교촌마을 등 도보로 이동 가능한 곳 위주로 먼저 다니고 경주일정 마지막 2일 차에 불국사와 석굴암 등을 찾을 예정이라고 했다.
이들은 관광을 다니면서 불편한 점은 없었지만 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할 때 언어가 통하지 않는 점을 꼽았다.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의 식당에서 영어로 소통이 잘 되지 않는 것이 불편하다고 지적했다.

↑↑ 덴마크 파크삭 가족

##파크삭(덴마크) 가족은
인터넷을 통해 한국관광지를 검색하던 중 경주를 알게 됐다. 이들은 서울, 부산에서 각 2일씩, 제주도와 경주를 4일씩 다니는 일정으로 관광을 하고 있다. 특히 인터넷에서 한국여행의 추천지로 경주와 제주도가 순위를 나란히 하고 있어 가장 많은 비중을 두고 여행을 다니고 있다.

이들은 지역의 한 펜션을 예약해 4일 동안 경주를 즐겼다. 지역의 펜션을 소개하는 인터넷 사이트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 거리가 얼마나 먼 곳인지 모르고 예약해 이동에 불편함을 겪었다고 한다. 이들이 예약한 곳은 보문단지에 위치한 곳으로 시내까지는 택시를 이용했고 시내로 나와서는 자전거를 대여해 다녔다. 이들 가족 역시 식당이나 커피숍을 들렀을 때 영어 메뉴판의 부재가 가장 큰 불편이었다고 대답했다.

##안드레아, 크리스티나(미국) 두 사람은 메사추세츠 공과대학 학생으로 인터십 과정으로 기림사에서 템플스테이를 하고 리서치의 일환으로 경주를 둘러보고 있다.

이들은 최근 미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한국문화에 관심있는 사람들은 템플스테이를 많이 신청한다고 전했다. 두 사람은 도착한 날까지 해서 3일간 경주에 머물렀는데 택시 색깔이 제각각이라 많이 당황스러웠다고 했다. 택시의 색이 일괄적이지 않고 제각각이다보니 색에 따라 택시 이용요금이 차이가 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됐다는 것.  

이들은 천마총과 그 주변을 관광했고 지역에서 뜨고 있는 황리단길을 구경했다. 황리단길은 이쁘긴 하지만 그곳에서 파는 음식들이 대부분 외국요리라서 특별한 매력은 느끼지 못했다고 한다.


##팬친 스테파니, 짐바브릿 로마네(프랑스) 모녀는 딸인 로마네의 한국사랑으로 한국여행을 다니고 있다.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한국 아이돌그룹으로 인해 한국에 대한 관심이 생겼고, 엄마인 스테파니의 일정으로 경주를 찾았다.

모녀는 경주를 2일 일정으로 여행하고 있으며, 호텔을 이용하고, 버스와 도보를 이용해 돌아보고 있다.
로마네는 주변에서 한국으로 여행을 다니는 것이 유행처럼 퍼지고 있고 한국에서 여행을 다닐 때 필요한 대화내용을 공유한 것을 프린트해서 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두 모녀가 경주를 다니면서 가장 불편했던 점은 역시 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할 때라고 했다. 영어로 된 메뉴판이 잘 없었다는 것.

기자는 이들을 천마총 인근의 한 커피매장에서 인터뷰했다. 자신들의 메뉴가 나오길 기다리고 있는데 한국말을 알아듣지 못해 기자가 대신 음료를 받아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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