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가 만난 사람-성인문해교육을 통해 배움을 얻고 시를 쓰는 평생학습자 이분옥 ·김잠순 씨

우리한글의 우수성은 감사와 사랑, 기쁨과 사람을 담더라

윤태희 시민 기자 / 2019년 10월 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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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약 311만여명이 아직도 글을 읽지 못 한다고 한다. 이러한 현실은 우리지역에도 예외는 아니다. 성인문해 학습자들에게는 한글이 부러움의 대상 그 자체다. ‘배움으로써 꿈꾸는 내일에 대한 희망과 설렘’이라는 전국성인문해교육시화전에서 우수상을 받은 김잠순(외동 방어리) 씨와 특별상을 받은 이분옥(안강문화원) 씨는 우리 한글에 감사하고 사랑하며 배움의 기쁨으로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김잠순(80·외동 방어리) 학습자

 김잠순 씨는 ‘칭찬해주고 싶은 나’ 라는 제목으로 우수상(국가평생교육진흥원장상)을 수상했다.

김 씨는 “경주시평생교육사협회 방어리마을회관에서 학습을 하고 있습니다. 이것도 읽어보고 저것도 읽을 수 있도록 또한 꾸준하게 학습하도록 나를 격려하는 권귀연 선생님과 할머니 학생들이 무척 고맙습니다. 가랑비에 옷 적셔지듯 배운 글씨를 사위와 딸 앞에 당당하게 읽는 내가 대단해 칭찬하고 싶었습니다. 치매예방으로 함께 배우고 익혀 참 고맙습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지난달 21일 경주황룡원에서 개최된 평생학습관계자워크숍에서 시를 낭독해 많은 박수를 받았다.

권귀연 문해교사는 “부지런한 삶을 존경합니다. 흐린 날은 몸이 몹시 아파 집에서 쉴 수도 있지만 결석하는 법이 없고 학습하는 날마다 그날그날 제대로 익히려고 애쓰는 대단한 분입니다. 한글을 배우는 어르신들의 삶에는 아름다운 향기가 나고 삶의 향기가 아주 곱습니다. 학습하는 모든 어르신들을 칭찬합니다”며 박수를 보냈다.




▷이분옥(83·안강 근계3리·) 학습자

이분옥 씨는 ‘내 삶에 봄이 왔어요’라는 제목으로 특별상(유네스코한국위원회 사무총장상)을 수상했다. 

이 씨는 “근계3리에서 수업이 있는 날은 자전거를 타고 쌩쌩 달려가는 길이 참 행복했습니다. 첫째 아들의 권유로 경주문화원 안강교육장에서 학습을 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을 키울 때 글 읽는 소리가 그렇게도 부러웠고 공부하는 것이 소원이었습니다. 봄에 꽃이 피고 새싹이 돋는 것처럼 공부를 통해 인생의 봄날을 맞고 있습니다. 지금이 인생에 제일 따뜻한 봄날이라 생각합니다”고 했다.

강규자 문해교사는 “언제나 열정이 넘치며 수업시간에 지각이란 없으신 분입니다. 일상생활이 모두 시가 되는 모습들이 참 대단하지요. 학습을 마치고 귀가 때에는 모르는 것을 알려줘서 고맙다며 소녀처럼 인사할 때 더욱 행복감을 느낍니다”고 회상했다.

두 수상자의 작품은 2019년 전국 성인문해 시화전 시상식이 열린 세종문화회관, 의성에서 개최된 경상북도평생학습박람회에 전시됐다.

또한 11월에 열릴 경주시평생학습박람회에도 전시가 될 예정이며 경상북도평생교육진흥원에서 발간한 희망의 ‘소담(경상북도 평생교육의 소식을 담다)에 실려 평생교육기관에 배부됐다.

매년 진행되는 성인문해시화전은 문해교육의 중요성을 알리고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확산시키기 위해 찾아가는 한글교실을 진행하고 있다. 배움의 즐거움으로 꿈과 희망이 되살아나고 힘든 지난 시간들이 창착 시와 그림으로 자유롭게 표현되어 더 큰 감동을 준다. 한 자 한 자 정성스럽게 써내려간 작품들을 보면 학습자들이 시화를 통해 배움에 대한 열정과 학습에 대한 열정이 가득 담겨있음을 알 수 있다.

문해교육을 통해 가슴에 있는 글, 머릿속에 있는 글을 한 줄씩 풀어낼 때마다 미소는 벙글고 세상과 소통하는 모습이 새삼 아름답다. 뒤늦은 배움을 향해 오늘도 전진하는 모든 학습자들의 순수한 의지를 응원한다.

나라사랑의 기본은 우리말을 한글을 사랑하는 것이며 한글을 바르게 쓰는 것이다. 성인학습자들을 보며 우리말을 틀리게 사용해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우리말 사용실태를 보며 안타깝다. 우리글을 바르게 익혀가는 성인학습자들을 보며 신조어, 비속어 등의 거친 말 언어의 의미까지 왜곡되는 현실을 생각해보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 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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