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지역경제 활성화 ‘공유경제’로 풀어보자-① 지역, 공유경제의 필요성

경주, 공유경제 필요하다. 관광 불편사항에서 더 도드라져

이재욱 기자 / 2019년 10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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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광객들이 캐리어를 맡겨둘 곳이 없어 직접 가지고 관광명소를 찾은 모습.

소유가 아닌 공유. 환경오염 문제와 함께 떠오른 공유경제. 새로운 물품의 생산이 아닌 있는 것을 재활용하고 공유하는 것. 세계는 지금 순환경제의 시대다. 전 세계 공유경제 시장 규모는 오는 2025년까지 3350억달러(365조8870억원) 수준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공유경제의 규모가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예측한 미국, 중국, 일본, 호주, 독일, 영국 등의 나라에서는 공유경제 활성화에 달려들고 있다.

다양한 공유경제 플랫폼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적지 않은 정부 규제로 유럽·미주 지역 대비 관련 산업이 위축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서울, 대전, 부산, 전주와 같은 대도시는 이미 공유경제의 흐름에 발맞추어 가고 있다.

특히 서울은 ‘공유서울’이라는 슬로건으로 공유경제와 관련된 플랫폼 개발, 공유경제 교육, 공유경제 사업체 연결 등 다양한 방법으로 공유경제 활성화에 노력하고 있다.

또 서울시는 오는 2022년까지 서울 전역을 무료 공공 와이파이 지역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2022년에 서울은 이른바 ‘데이터 프리(data free) 도시’가 된다. 또 공공 사물인터넷(IoT) 망도 서울 전역으로 확대돼 IoT 센서를 활용한 공유주차, 스마트가로등, 실종방지 같은 시민 체감형 서비스가 서울 전역에서 실행된다.

서울을 방문하는 연간 1200만 명의 외국 관광객들이 공공 와이파이를 이용해 스마트폰으로 여행정보를 빠르게 찾을 수 있어 여행 편의와 만족도 향상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처럼 공유경제를 관광객 유치의 수단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는 것을 서울시가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지붕 없는 박물관’ ‘대한민국 최대 관광도시’ ‘역사·문화 도시’라는 많은 이름을 가지고 있는 경주지만 매년 성수기만 되면 ‘주차장 부족으로 인한 교통난’ ‘합법과 불법 사이를 오가는 전기자전거’ ‘소멸도시’라는 불명예스러운 이름도 함께 따라온다.

이에 본지는 공유경제 활성화가 지역경제 활성화에 미치는 영향과 이미 소유하고 있는 자원을 활용해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공유경제 활성화가 잘 되고 있는 국내와 해외의 사례를 취재해 지역에서 가능한 공유경제의 방향을 모색해 본다.

↑↑ 주말·성수기때면 불법 주·정차로 인해 주민과 관광객 모두가 불편을 겪는다.

#지역의 공유경제 필요성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지역 내 경제 활력 제고를 통한 지속가능한 발전이 중요하다. 하지만 특정 기업의 유치, 인프라 중심의 공공사업 등에 의존한 지역경제 활성화 정책은 지역경제의 확대 재생산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

하지만 지역 내 유휴 물적자본과 인적자본 등의 활용을 극대화 할 수 있는 공유경제의 활성화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경제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또 공유경제의 활성화는 전국이나 세계단위의 네트워크 효과가 아닌 지역 네트워크를 활성화 시키는 효과가 있다.
지역에 공유경제가 필요한 이유는 지역을 찾는 관광객들의 불편사항에서 찾아볼 수 있다.

대표적인 문제는 이동간 거리가 멀다는 것에 있다. 시내권과 가까운 곳에 숙박업소를 예약한 관광객들의 경우 짐을 맡아둘 수 있지만 경주 보문권에서 숙박을 하고 터미널이나 신경주역으로 이동하기 전 시내권을 돌아보는 관광객들의 경우 짐을 맡겨놓을 곳이 없어 무거운 캐리어나 가방을 계속해서 지니고 다녀야 한다는 불편한 점이 있다.

또 지역은 시내권을 제외한 관광명소간 거리가 멀어 차량으로의 이동이 필수조건이 된다. 하지만 대중교통이나 차량을 렌트해 이동하는 것은 국내 관광객이나 가능한 것이지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는 이용이 어려운 실정이다.

버스의 경우 아직 부족한 영어안내방송, 정확한 버스정보 전달의 부재 등이 관광객들에게는 문제로 다가간다. 택시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동거리가 멀다보니 택시를 이용해 이동을 하게 되면 할증요금이 붙어 비용이 만만찮게 든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의 경우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를 여행할 때 차량공유 서비스를 많이 활용하기 때문에 지역에 차량공유 서비스 도입이 필요해 보인다. 또 다른 문제는 바로 주차공간의 부족이다. 지역의 주차문제와 교통문제는 성수기만 되면 늘 제기된 고질병과도 같은 것이다.

여행을 와서 최대한 목적지와 가까운 곳에 주차를 하고 싶지만 주차공간 부족으로 인해 불법주정차가 지역 곳곳에 난무하고 있으며 불법주차로 인해 교통난까지 발생해 지역민과 관광객들은 이중고를 겪고 있다.

서울의 경우 주차난을 극복하기위해 개인주차공간을 공유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실제로 주차난의 일부분이 해소되는 효과도 있으며 이용자들의 만족도가 높다. 지역에서는 부족한 주차공간을 해결하기 위해 공영주차장을 늘리고 있지만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 주말·성수기때면 불법 주·정차로 인해 주민과 관광객 모두가 불편을 겪는다.

#지역에서 공유경제 가능할까?

기자가 취재를 하면서 ‘경주에서 공유경제가 필요할까?’ ‘성공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에 대부분의 공유경제 관계자들은 ‘경주이기 때문에 공유경제가 필요하며 활성화 가능한 곳, 다른 도시보다 공유관광 인프라구축이 먼저 되었어야 하는 도시’라고 말했다.

최근 여행의 트렌드는 ‘사진을 찍는 여행’에서 ‘실제로 그 도시의 주민처럼 살면서 사진 찍기’로 넘어가고 있는 추세다.  그 대표적인 예로 해외 여행을 갈 경우 숙박예약에 있어 ‘호텔’을 예약하는 것보다 ‘에어비앤비’의 예약률이 높다는 것.

호텔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거대한 글로벌 기업들과 작은 호텔로 양분화 되어 가고 있는 추세였다. 하지만 에어비앤비의 등장으로 3파전이 되어 버렸고 ‘가격대비 성능비’의 싸움에서 ‘가격과 편리, 현장감’까지 갖추어야만 하는 것으로 분위기가 전환돼 버렸다. 특히 일본의 경우 이런 부분을 잘 이용해 지방 소멸도시에 숨을 불어넣어주고 경제까지 활성화 시키고 있다.

오랫동안 비어있던 주택을 임대해 옛 일본의 매력을 그대로 느낄 수 있도록 다다미를 깔고 전형적인 일본식 인테리어를 활용해 과거의 것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현대에 경제를 순환시키고 있다.

서울시 공유허브에 등록된 공유기업 ‘BM(비엠)’의 문성준 대표는 “경주이기 때문에 공유경제의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본다”며 “지금 전세계의 소비문화가 소유가 아닌 필요할 때만 사용할 수 있는 공유의 시대로 가고 있다. 이전까지의 공유경제가 플랫폼 위주의 공유였다면 앞으로의 방향은 ‘공익성을 추구하는 공유경제’로 흘러 갈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경주라는 지역은 과거와 현대가 잘 어우러져 있어 플랫폼과 공익성을 다 만족시키는 공유경제가 가능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 황리단길에서 캐리어를 끌고 다니는 관광객 모습.

#공유경제를 활용한 공유여행의 최적지 ‘경주’

매년 지역을 찾는 관광객의 수가 증가하며 이제는 그 규모가 1000만 단위로 집계되고 있다. 국내관광객은 물론이거니와 한류 붐으로 인해 해외관광객들까지 지역을 찾는 수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주말이면 지역의 불국사, 천마총과 첨성대, 황리단 길 같은 관광명소는 발디딜 틈없이 많은 관광객들로 지역에 활기가 돌아온다.

또 지역은 행사와 축제가 많은 도시이기도 하다. 매주 금요일 펼쳐지는 봉황대 뮤직스퀘어, 신라문화제와 각종 스포츠 대회까지 아주 다양하다. 이런 지역의 조건들이 ‘공유여행’을 즐기기 좋은 최고의 조건이다.

빈 방(에어비앤비)도 자동차(우버)도 빌려 쓰는 공유경제가 전 세계를 휩쓸며 이미 해외에서는 지역 주민들의 지식을 공유하는 로컬 여행 서비스가 하나의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인터넷 사이트와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기반으로 하는 여행 서비스들은 ‘현지인처럼 즐기기’를 상품으로 한다. 이 여행서비스들은 광고성 짙은 틀에 박힌 여행을 거부하거나 여행 경험이 풍부해 뭔가 색다른 체험을 원하는 여행객들을 대상으로 한다.

실제 지역에서 거주하는 현지인들의 아이디어를 가지고 여행 일정을 구성하고, 가이드가 필요하다면 지역 주민들이 직접 나선다. 상품을 통해 발생한 수익의 일부는 참여한 지역민들과 나눠 갖기 때문에 해당 서비스는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터를 잡고 사는 마을 주민들이 추천하는 현지 맛 집과 볼거리, 지역의 변화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지식을 활용해 관광객들에게 설명해주고, 지역의 축제와 행사를 관광객들과 공유하고, 함께 시장을 돌며 장을 보고 직접 차린 저녁 식사에 초대하는 등의 아이템은 이미 유럽에서는 많이 활성화 되어 있고, 이런 서비스를 이용하는 관광객들의 수도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이런 점을 미루어 볼 때 공유경제를 통한 공유여행은 고령화로 인해 침체되어 버린 지역경제에 새로운 숨을 불어넣어줄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해외에서는 여행지역의 전통시장을 직접 체험하는 것도 유행하고 있다. 지역에서는 새마을회에서 운영하는 물물교환 행사, 지역주민들이 진행하는 프리마켓이 다양하게 열리고 있고, 지역에서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들이 진행하는 소규모 시장도 곳곳에서 열리고 있어 이것들을 묶어 하나의 상품화를 시킨다면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문성준 대표는 “경주는 사실 서울이나 다른 대도시들보다도 먼저 공유경제의 인프라가 구축되었어야 할 도시다. 특히 한류열풍으로 인해 경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더 늦기 전에 준비해둬야 한다”며 “경주는 모든 것이 다 갖추어 져 있다. 역사, 문화, 그 역사를 설명해줄 지역 주민, 장소와 공간 등 모든 것이 준비되어 있는 도시이다. 문제는 그 재료들을 하나의 상품으로 재조립하는 것에 투자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 서울시 같은 경우도 공유도시를 만들기 위해 5개년 계획을 수립해서 수행해 나가고 있다. 경주도 지금부터 년간 계획을 수립해 조금씩 구축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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