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독도 명예’ 지키려는 김진희 씨-“내용 없는 훈장, 취소해 달라” 김성도 선생 유족들 거센 항변

해당 공직자는 나 몰라라 외면, 서훈 내용 바꾸려면 법적 소송해야

박근영 기자 / 2019년 10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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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에 지금도 민간인이 살고 있을까? 이런 의문을 아직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당연히 있다. 더구나 경주여고 출신 김진희씨 부부가 작고하신 아버지 김성도 선생의 대를 이어 2대째 독도에 살고 있다. 온갖 어려움을 무릅쓰고 독도에 대한민국 주민이 살아 있고 그래서 역시 독도가 대한민국 영토라는 사실을 실효적으로 알리는 독도 지킴이 김진희씨 가족의 독도사랑은 삶 자체로 무한한 가치를 지닌다.

그런데 최근 김진희씨는 아버지의 서훈 문제로 사회각층에 부당함을 호소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김진희씨의 아버지 김성도 선생은 독도지킴이로서 마지막까지 독도를 지키다 돌아간 공으로 국민훈장 목련장을 받았다. 그러나 정작 오랜기간 독도에 살았고 특히 독도의 인공계단인 물골계단(일명 998계단)을 직접 만든 장본인인데도 훈장 서훈 내용에는 그 사실이 빠져 있어 정작 훈장만 있을 뿐 훈장의 의미는 전혀 없다는 주장이다.

반면 김성도 선생과 함께 독도 주민으로 등재된 바 있는 최종덕씨의 훈장에는 998계단을 설치한 장본인으로 기록되어 있어 김진희씨를 비롯한 후손들이 이의 부당함을 제기하는 한편 정부에 ‘정확한 훈장의미를 기술하지 않을 양이면 서훈을 취소해달라고’면서 강경하게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당시 서훈을 진행했던 경북도의 김모씨는 이러한 사실을 확인하지 않은 채 서훈을 진행해 유족들의 원성을 일으켰고 이의 시정을 요구하는 김진희씨 등 유족들의 면담조차 외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며 주위에 공분을 일으키고 있다.

“애초에 아버지는 훈장을 바라지도 않으셨고 단지 독도가 좋아 독도에 사셨습니다. 독도가 우리 땅이라는 사실을 더 명확히 하기 위해 독도 기념상품을 만드셨고 뜻있는 분들과 함께 998계단을 만드신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공이 엉뚱한 사람에게 가버리고 정작 당신께는 적시되지 않았으니 그런 훈장에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국가가 좋은 일을 장려하고 포상하기는커녕 고인의 업적을 제대로 밝히지 않아 오히려 욕되게 하는 것이 옳은 것인가고 묻는 김진희씨의 말에 가시가 돋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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