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이파리 손수 절인 권재범씨-추억의 어머니 손맛… 페이스북에 농갈라 묵자 추파 빗발!!

장기적 대책 가지치기, 다시 속가지들이 돋아났을 때 아름다움 유지

박근영 기자 / 2019년 10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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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가 신라천년의 고도인 만큼 음식에 있어서도 단연 경주를 따라올 고장이 없다. 전라도 음식을 특별하다 말하지만 다양성 면에서는 발 벗고 따라와도 경주를 쫓아 올 수 없다. 신라시대 경주를 중심으로 메트로폴리탄 범위에 드는 울산, 포항, 영천은 오랜 기간 경주의 위성도시로 거기서 나는 과메기, 고래 고기, 말고기, 물회, 돌문어, 상어 돔베기 같은 것이 죄다 다른 지방에서는 취급하지 않았던 특별한 경주의 음식들이다.

경주특산이라고 할 만한 염장식품에 특히 콩이파리가 있다. 어린 순을 데쳐서 장찌개에 찍어 먹거나 간장·된장·고추장에 박아 싹여서 먹기도 한다. 누렇게 낙엽이 들면 한 장씩 따서 된장물에 숙성시켰다가 갖은 양념을 발라 콩이파리 절임을 해서 먹는다. 이 전통요리는 오로지 경주 사람들만 즐기는 특별하고도 특별한 음식이다. 물론 타지방 사람들에게는 낯설고 질겨 소나 먹는 음식으로 통하지만 경주사람들의 미각에는 이보다 더 좋은 것이 없다.

특히 콩이파리 절임은 경주를 떠난 출향인들에게는 어떤 음식보다 농익은 향수를 지닌 보물 같은 존재다. 가을이 한창일 때 고향을 방문하면 어머니께서 어김없이 한통 가득 절여 놓고 듬뿍 떼 주시는 추억 절여진 음식이고 서울에 있는 출향인 식당들이 철되면 잊지 않고 콩이파리를 가져와서는 일부러 전화하고 문자 돌려 먹으러 오라 할 정도로 인기 만점인 특산품이다.

그 추억의 콩이파리를 경주 출향인 권재범씨가 서울 근교의 콩밭을 헤매며 따고 절이고 양념하여 손수 만들었다며 페이스북에 올렸다. 동시다발로 경주 친구 선후배들의 온갖 부러움과 감탄이 쏟아졌을 것은 뻔 한 일. 대놓고 ‘농갈라 묵자’는 추파성 댓글 빗발쳤다.

권재범 씨는 고용노동부 공직자로 근무하며 휴일에는 철따라 산을 타며 버섯도 따고 몸에 좋은 산채를 따 다양한 음식을 만들어 가족을 살찌우고 그것을 페이스북에 장식하는 글꾼이다. 콩이파리 역시 이런 권재범씨의 특별한 감성과 정성이 만든 작품, 과연 그 맛이 얼마나 고향의 맛을 살려 냈을지 맛보기 전까지는 알 수 없으나 이렇게 기사까지 내주었으니 한 봉지쯤은 은근슬쩍 얻어먹을 것이란 지극히 사적인 기자의 바람··· 권후배 농갈라 묵을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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