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문상가 매각 갈등예고

상인단체, 보문상가 대규모 판매시설 불허 촉구
공사 노조, 관광단지 활성화 위해 매각 필요성 강조

이필혁 기자 / 2019년 11월 0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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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문상가에 대규모 쇼핑단지가 들어서는 것을 반대하는 상인회.

최근 공개입찰을 통해 민간에 매각된 보문관광단지 내 중심상가와 관련, 논란이 확산될 전망이다. 경상북도문화관광공사와 경주중심상가시장상인회(이하 상인회) 간 입장 충돌 양상을 띠고 있어서다.
먼저 보문상가 매각과 관련해 포문을 연 것은 상인회.

상인회는 지난달 31일 경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북문화관광공사는 보문단지 내 무분별하고 원칙 없는 매각에 대해 각성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보문상가 부지를 매입한 ㈜모다이노칩은 전국에서 대규모 의류쇼핑몰을 운영하는 업체로 현재 천북면에서도 모다아울렛을 운영하고 있으며 보문에도 2호점 허가를 받아 착공을 앞둔 시점”이라며 “최근 매입한 보문상가 부지에 또 대규모 판매시설을 허가해준다면 경주 도심 상권은 무너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방 도시 동일상권에 대규모 점포를 개설해 운영하는 모다아울렛은 전국에서 경주가 유일하다”면서 “유통대기업 ㈜모다이노칩에 근대문화유산을 매각한 경북문화관광공사는 땅 투기하는 떴다방이나 다름없다”고 성토했다. 이어 “보문단지에 들어설 대규모 쇼핑단지가 들어서면 현재 250억원을 투입해 추진 중인 도시재생뉴딜사업도 헛일이 될 것이다”며 “보문관광단지 조성 취지인 관광, 문화, 휴양에 맞는 시설들을 유치해 경주 전체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상인회는 “보문상가 내 기념탑 등 근대문화유산을 매각하고 지역 상권을 몰락시키는데 앞장서는 공사 사장을 규탄한다”면서 “공사는 보문단지 내 무분별하고 원칙 없는 매각에 대해 각성하라”고 촉구했다.

-경북문화관광공사 노조, 보문단지 매각 반대에 우려 표명
상인회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경북문화관광공사 노동조합은 지난 6일 보문상가 매각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반박하고 나섰다.

노조는 먼저 1979년 개장한 보문관광단지는 대한민국 1호 관광단지로 급변하는 관광트렌드에 맞춰 다양한 변화와 혁신을 통한 새로운 패러다임 리모델링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보문상가 부지는 보문관광단지 중심에 있으나 80년대 소규모 기념품매장 위주의 비효율적인 구조였으며 오랜 기간 방치로 슬럼화돼 방안 마련이 시급했다”면서 “이를 위해 공사는 민간자본 유치를 통한 활성화 방안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지난 10월 매각 입찰공고를 통한 계약체결로 민자 유치를 진행 중에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각에서 보문상가 활용방안에 대한 아무런 대안이나 대책 없이 상가부지 매각 반대를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는 보문단지를 유지·관리하고 관광객 유치 및 편의를 제공해야 할 공사 직원으로서 심각하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상징성을 들며 철거 반대를 주장하고 있는 보문탑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노조는 “보문탑은 철근콘크리트 구조물로 건축양식 등을 고려할 때 역사적 상징성은 미미하고 현재는 창고용도로 사용되고 있어 그 보존가치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면서 “보문탑 보존을 이유로 보문상가 민자 유치를 반대한다는 것은 구태의연하고 편협된 의견”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또 입찰 관련 의혹제기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사실 확인과 검증 없이 단지 의혹 제기로만 공사 직원을 파렴치하고 부도덕한 집단으로 매도하는 것에 대해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적법한 방법을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경북문화관광공사는 보문관광단지 내 핵심 상업시설인 보문상가 매각을 추진해 지난달 18일 최종 낙찰자로 ㈜모다이노칩을 결정했다. ㈜모다이노칩은 대형의류유통업체로 현재 천북면에 모다아울렛을 운영하고 있으며, 보문에 2호점 개설을 준비하면서 지역 상권과 마찰을 빚어왔었다. 이번 보문상가 매각으로 또 다른 대규모 쇼핑단지가 들어설 것을 우려해 지역 소상공인들이 반발하면서 향후 갈등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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