콤플렉스 덩어리 소녀 ‘꾸미’의 성장기 통해 자연과 삶, 그리고 행복 그린 ‘자연을 타고 내안으로’展

작품으로 주변인들에게 위로와 기쁨 주는 이소명 작가

오선아 기자 / 2020년 02월 20일
공유 / URL복사
↑↑ 꽃소녀-장지위에수간안료-65x91.

부모님을 따라 자연 속으로 갈 때면 지루함에 하품을 해대곤 했던 아이가 중년이 돼 자연을 바라본다. 바람의 속삭임, 사월의 어린 잎사귀의 인사, 물 위를 부유하며 춤추듯 미끄러지는 벚꽃 잎의 행렬, 익어가는 산딸기, 찬란한 녹음, 먹이를 이고 가는 개미의 분주함, 짝을 찾는 매미의 애절한 울음, 불타는 산과 들, 무소유의 겨울나무들, 첫 눈발이 땅에 닿는 순간….

아이는 자연의 고유성과 본성을 알게 되고 자연의 치유력과 겸손함에 감사함을 느낀다. 지루함에 하품을 해대던 아이에게 혼자 하는 산책은 이제 최고의 행복한 순간이 된 것이다.

↑↑ 민들레 날리는 밤-장지에수간안료-53x46.

갤러리 JJ(관장 김정자)에서는 3월 2일부터 3월 29일까지 이소명 작가의 ‘자연을 타고 내안으로’전이 열린다. 전통적인 한국화 재료와 기법으로 현대적인 이미지를 풀어내는 이소명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자연의 고유성과 본성을 담은 작품 20여점을 선보인다.

김성호 미술비평가는 이소명 작가에 대해 한국화의 매체와 표현 방식을 계승하면서 현대미술의 조형 태도를 견지하는 전통의 계승과 현대화의 과제에 천착하는 작가다. 특히 산뜻한 일상을 표현하는 정겨운 동화적 내러티브는 주목할 만하다고 평한 바 있다.

↑↑ 달항아리3-장지에수간안료-41X32.

“화려한 꽃들과 나비에 둘러싸여 있지만 늘 고독하고 자기 속으로 침잠하는 소녀가 첫 개인전 ‘그리고 손을 내밀다’의 주인공 ‘꾸미’가 됩니다. 꾸미는 자신을 잘 알고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아이로 꿈과 희망을 준다는 의미의 이름이죠. 꾸미는 오후의 따뜻한 커피 한잔, 베란다에 놓인 햇살을 받는 화분, 어질러진 장난감들, 쌓여있는 빨래에서조차도 소소한 행복을 찾으며 소박한 일상을 담을 줄 아는 아이로 성장합니다. 이것이 두 번째 개인전 ‘일상으로의 초대’의 주제였어요. 그리고 지난해 ‘자연으로의 초대’전에서 한 발 더 세상으로 내딛는 꾸미의 모습을 보여줬죠. 불안정했던 소녀가 자연의 본성과 규칙성에서 안정감과 유희를 찾고 자신을 투영할 줄 아는 성숙한 존재가 돼가고 있는겁니다. 마치 저와 저의 그림도 같이 성장하고 있는 것처럼 말이에요”

↑↑ Energy-장지위에수간안료-104x104.

그렇게 이소명 작가는 그 누구도 아닌 바로 자신, 혹은 우리들 자신에 빗댄 콤플렉스 덩어리 소녀 ‘꾸미’의 성장기를 통해 자연과 삶, 그리고 행복을 화폭에 담아내고 있었다.

2018년 작가의 작품이 수오서재에서 출간한 책 ‘삶이 지금 어딜 가느냐고 불러세웠다’에 수록되면서 더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심장 수술을 받은 지 1주일밖에 안 됐다는 분이 지난해 개인전에 찾아오셨어요. 그분은 서점에서 우연히 제 그림이 수록된 책 ‘삶이 지금 어딜 가느냐고 불러 세웠다’의 표지를 보고 책 속의 그림 하나하나를 보며 따뜻한 위안과 감동을 받았다고 하셨어요. 평소 그 그림을 좋아하는 걸 알고 계셨던 지인이 우연히 저의 전시 소식을 전해주셨다네요. 다 완쾌되지도 않은 몸으로 일부러 찾아 주신 것에 제가 더 감사했죠”

↑↑ 자연으로의초대-장지에수간안료 91x65.

앞으로도 색의 조합에서 느낄 수 있는 직감적인 기쁨과 그림의 소재와 분위기를 통해 사람들에게 위로와 기쁨을 주는 화가로 남고 싶다는 이소명 작가.

“고향 경주에서는 첫 개인전이라 지인들이 찾아오기 쉬울 것 같아 저도 오랜만에 지인들과 그림을 빌미로 만날 수 있게 돼 기쁘고, 기대가 됩니다. 제 작품을 통해 모두의 마음에 안정과 평안을 느낄 수 있는 힐링의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 이소명 작가.

이소명 작가는 경북대에서 한국화를 전공했으며, 항저우 중국미술학원에서 산수화 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사)한국미술협회, 경북창작미술협회 회원으로 활발한 작품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3번의 개인전과 서울, 부산, 홍콩, 뉴욕, 인도 등에서 140여회의 초대, 단체전에 참여했다. 도서 ‘삶이 지금 어딜 가느냐고 불러세웠다’(수오서재, 2018), 월간도서 ‘행복이 가득한집’(2018.10), KTcs사보 ‘HEARTNER’(2016.1)에 표지 등의 작품을 수록했으며, 대표작품 소장처로는 Jack C Richards Decorative Arts Gallery(New Zealand), 한국전력, 서부산세무서 등이 있다.
X
URL을 길게 누르면 복사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