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최고의 석조미술품, 석굴암<10>

부처님의 10대 제자들이 본존을 에워싸고 있다.

경주신문 기자 / 2020년 02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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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성찬
시민전문기자
문수·보현보살상 안쪽으로 십대제자상이 있다. 그런데 일제강점기 때 수리를 하면서 십대제자들의 상들이 원형 그대로 배열이 되었는지에 대해서 의심을 하는 이들이 많다. 따라서 정확하게 각각의 상이 어느 제자를 표현한 것인가에 대해서 단정을 내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다만 석굴암 각 상의 일반적인 배열 원칙에 미루어 본존을 둘러싼 각각 다섯 분 제자의 상들이 좌우로 차례차례 교차되어 배열되었을 것으로 보고있다.

그 원칙에 따르면 우측은 전면에서부터 사리불, 마하가섭, 부루나, 아나율, 라후라, 좌측은 목건련, 수보리, 가전연, 우바리, 아난 순서일 것이다.

필자가 현직에 있을 때 교육혁신이 화두였다. 교장자격연수에서도 교육혁신과 관련한 강좌가 있었다. 기업체의 사원교육 시스템이 당시 교육계보다 앞섰다고 해서 기업체 연수원에 가서 과정의 일부를 이수하기도 했다. 교장 재직 중에는 교육혁신 홍보대사, 도교육청홈페이지를 통한 e-5분 장학 팀장, 교장 · 교감자격연수 강사, 학교 및 교육청 기관평가 요원으로도 활동하였다. 그러나 지금 생각해보니 교육 혁신에 대해서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설친 것 같아 부끄럽다.

당시 혁신의 일환으로 수요자 중심교육, 개인차를 중시한 교육 등이 특히 강조되었는데, 이어령의 칼럼 ‘베스트 원(best one)이 아닌 온리 원(only one)이 돼라’는 글을 읽고 크게 감명을 받았다. “한 방향으로 달리면 일등은 하나밖에 없지만 360도 제각기 다른 방향으로 달리면 360명이 모두 일등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이와 같은 교육방식은 이미 2500년 전 부처님의 설법에서 강조되고 있었다. ‘대기설법(對機說法)’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는 부처님이 진리를 구하고자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각각의 그릇대로, 즉 개인차를 감안한 가르침을 말한다.

또『법화경』‘약초유품(藥草喩品)’에서는 삼초이목(三草二木)의 비유로 이를 자세히 설하셨다. 이 우주의 땅에는 여러 가지의 크고 작은 풀과 나무들이 자라고 있다. 구름이 일어 하늘을 뒤덮고[부처님의 출현] 비가 내린다면[부처님의 설법, 법우(法雨)] 땅 위의 초목[중생(衆生)]들, 즉 상초(上草), 중초(中草), 하초(下草)와 대수(大樹), 소수(小樹) 가릴 것 없이 골고루 적셔주지만, 뿌리와 줄기, 가지, 잎을 통해 비를 받고 영양분을 섭취해도 제각기 다른 꽃과 열매를 맺는다. 같은 땅에서 나고 같은 비에 젖지만 각각 다름이 있는 것이다. 그래서 부처님의 10대 제자들은 지혜, 두타. 설법, 천안, 밀행, 신통, 혜공, 논의, 지계, 다문 등 각기 다른 분야에서 일인자가 되었던 것이다.

●지혜(智慧)제일 사리불 : 목건련와 함께 당시 육사외도(六師外道)의 한사람인 산자야의 제자였다. “이 세상 모든 사물들은 인연에 의해 이루어졌으며, 홀로존재하는 것은 없다”라는 가르침을 전해 듣고, 부처님의 제자가 되어 지혜가 가장 뛰어난 제자가 되었다.

●두타(頭陀)제일 마하가섭 : 부처님의 가르침을 수행하는 데 제일 뛰어난 제자였다. 그는 부처님께서 열반하신 후 부처님의 말씀을 모아서 성전을 편찬하는일을 주도하였으며, 교단의 최고 지도자가 되었다

●설법(說法)제일 부루나 : 총명하고 영특하여 부처님의 말씀을 쉽고 재미있게 전하는 재주가 있었다. 뿐만아니라 멀리 떨어져 있고, 이교도가 많으며, 성품이 거친 수로나 지방까지가서 수많은 절을 세우고 포교하는 업적을 남겼다.

●천안(天眼)제일 아나율 : 부처님의 사촌 동생. 부처님이 설법하시는 동안 졸다가 꾸지람을 듣고, 다시는 졸지 않고 열심히 수행하리라 결심한 후 잠을 자지 않다결국 두 눈이 멀게 되었으나, 강한 정신력으로 마음의 눈[심안(心眼)]으로 천안통(天眼通)을 얻게 되었다.

●밀행(密行)제일 라후라 : 부처님의 아들로서, 주로 사리불에게 가르침을 받았으며, 엄한 규칙 아래에서수도에 힘썼다. 다른 사람들이 보지 않는 곳에서 착한 선행을 많이 하였다.

●신통(神通)제일 목건련 : 신통력이 뛰어나 다른 사람들이 감히 할 수 없는 일[신통(神通)]을 잘 해 내는재주를 가졌다. 그러나 부처님 보다 먼저 세상을 떠났다.

●해공(解空)제일 수보리 : 집착하는 마음이 없어서 항상 마음이 자유롭고 걸림이 없었다. 특히 불교 사상의 핵심인 ‘공(空)’의 도리를 잘 설명하기로 유명하다. 금강경에서 대화자로 나온다.

●논의(論議)제일 가전연 : 부처님의 말씀을 공부하면서 함께 토의하고, 논의하는데 있어서 탁월한 이론을 세워 널리 칭송을 받았다

●지계(持戒)제일 우바리 : 천민계급인 수드라 출신의 이발사였다. 부처님의 제자가 된 후불교 교단의 행동 규범 · 윤리인 계율을 기억하고 지켜왔으며, 부처님 열반 후 계율 부분인 율장(律藏)을 암송하여 편찬하였다.

●다문(多聞)제일 아난 : 부처님의 사촌 동생으로 25년간 부처님의 시중을 들며 가장 가까이서 모셨던제자였다. 그는 부처님의 설법을 가장 많이 들었으며 기억력도 뛰어나, 훗날불교 성전을 편찬할 때, 들었던 법문 내용을 암송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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