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이 바꾸는 주거환경

서울시, ‘반 지하’ 열악한 주거환경개선 집수리

박근영 기자 / 2020년 03월 0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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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기생충 속 반지하 장면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아카데미 4개 부분을 석권 등 숱한 화제를 뿌린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서울시의 주거환경 개선에 결정적으로 기여해 화제다. 서울시는 영화 ‘기생충’속 공간적 배경이 된 ‘반 지하’ 주거형태의 열악한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맞춤형 집수리를 지원한다고 지난달 18일 고지한 이후 한국에너지재단과 협업해 올해 내로 반 지하에 거주하는 저소득층 1500가구 이상에 단열, 냉방 등의 맞춤형 집수리공사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서울시가 2009년부터 시행해온 ‘희망의 집수리사업(가구당 120만원 지원)’과 한국에너지재단이 2006년부터 시행해온 ‘에너지효율 개선사업(가구당 200만원 지원)’을 결합해 보다 적극적으로 집수리를 돕는 것으로 기획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올해 희망의 집수리 사업을 지원할 900여가구 중 400가구를 반지하로 지원한다. 초과 신청 시에도 반 지하 가구를 최우선 선정해 지원할 계획이다. 에너지재단 역시 1100가구에 대해 자체적으로 지원한다고 밝혔다.

영화에서도 일부 알려졌듯 반지하 가구의 문제점으로는 습기와 곰팡이 등으로 발생하는 실내오염, 이로 인한 천식, 알레르기, 우울증 등 정신적·신체적 질환이 올 수 있고 장마 등 침수피해 복구 이후엔 습기제거 등의 환경개선이 더 어렵다. 이런 열악함을 영화가 다시 돌아보게 만들었으니 영화의 ‘기생충’은 해충이 아닌 ‘익충’임에 분명하다.

한편 역시 봉준호 감독이 화성연쇄 살인 사건을 모티브로 만든 ‘살인의 추억(2003)’은 이전까지 있었던 살인에 대한 공소시효를 폐지하는 여론을 만들었다. 참고로 공지영 원작 ‘도가니(2011/황동혁 감독)는 장애인 학교의 실태를 고발해 전국 장애인 학교에 대한 제도적 개선에 기여했고 특히 성폭력 특별법상의 공소시효 폐지, 친고조항 삭제, 형량 가중 등의 규정을 대폭 개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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