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수슬러지처리장 신청에 건천주민들 ‘반발’

건천2산단 내 설치계획서 제출, 업체의 부지 변경 요청으로 주민들 뒤늦게 알게 돼

엄태권 기자 / 2020년 03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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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천읍 거리 곳곳에는 폐기물처리시설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건천2일반산업단지(이하 건천산단) 내 ‘하수처리오니’ 처리회사인 A업체가 사업계획서를 신청한 것이 뒤늦게 주민들에 알려져 반발이 심화되고 있다.

법적 절차상 산단 내 폐기물처리시설이 들어설 경우 인근 주민들에게 통지할 의무가 없었지만 A업체는 건천산단 내 허가된 폐기물처리시설 면적을 늘리기 위해 계획변경 신청을 제출했다.

이에 시에서는 산업단지개발계획변경에 따른 주민의견을 수렴했고 이 과정에서 건천산단에 폐기물처리시설이 신청됐다는 사실이 주민들에게 알려져 극심한 반발을 불러일으킨 것.

경주시에 따르면 A업체는 지난 1월 23일 건천산단 내 2만6671㎡에 폐기물종합재활용시설 사업계획서를 제출했고, 같은 달 30일 적정성 검토 결과 적합판정이 내려졌다.

하지만 이 업체는 1월 21일 기존 2만6671㎡에서 4만7950㎡로 넓혀 시설을 설치하기 위해 경주시에 산업단지개발계획 변경 신청을 제출했고 시에서는 현재 상·하수도 계획, 주민의견수렴 등의 타당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 관계자는 “산업단지개발계획변경 타당성을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면서 “건천 주민들과 건천공단협의회 측에서 반대가 심한 것으로 알고 있으며 검토 결과는 오는 20일까지 나올 예정이다”고 밝혔다.

이러한 상황에서 건천 주민들은 ‘하수처리오니’ 처리시설이 혐오시설이라며 만약 A업체가 계획변경 신청을 하지 않았더라면 건천산단에 또 하나의 혐오시설이 들어서는 줄도 모를뻔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주민 B 씨는 “건천산단 내 폐기물매립장에서 발생하는 악취와 운반차량의 악취로 주민들이 고통 받고 있는데 또 악취를 풍기는 폐기물처리시설이 들어선다는 것은 건천주민들을 무시하는 태도로 밖에 볼 수 없다”면서 “더구나 업체에서 면적을 늘리기 위해 변경신청을 제출하지 않았다면 혐오시설이 또 들어오는지 조차도 몰랐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하수처리오니 처리시설이 건천산단 내에 들어선다면 전국의 하수 찌꺼기들이 건천으로 들어와 악취로 인한 주민들의 고통을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며 “시는 주민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시 관계자는 “2만6671㎡ 부지에 대한 A업체의 폐기물처리시설은 이미 적합 판정이 났기에 기업지원과에서 계획변경을 승인하면 폐기물처리시설은 사실상 설치가 된다”면서 “계획변경이 불허가 될 경우 기존 부지로 진행할지 말지는 업체의 결정에 달려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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