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의 엑스트라 군단 오페라합창단

경주신문 기자 / 2020년 07월 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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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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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작 영화에는 엄청나게 많은 엑스트라 배우가 필요하다. 발레도 군무를 담당하는 코르드 발레가 없다면 빈약한 공연이 된다. 오페라도 마찬가지다. 오페라합창단이 없다면 가수 몇 명이 독창 아리아와 레치타티보를 주고받는 다소 밋밋한 공연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오페라합창단이 있어 공연이 크나큰 활력을 얻는다. 교회의 성가대를 상상하면 곤란하다. 그들은 성가대처럼 그냥 서있는 존재가 아니라 동선을 따라 움직이면서 노래하고 연기하는 배우들이다. 이 점에서 뮤지컬의 코러스(chorus)와 유사하다.

19세기 초반까지만 해도 오페라합창단의 규모는 그다지 크지 않았다. 모차르트의 마술피리(1791년 초연)를 보면 알 수 있다. 밤의 여왕이 부르는 강렬한 아리아는 늘 기억나지만 합창을 기억하는 이는 별로 없다. 그러나 낭만주의 오페라 시대가 활짝 열리면서 합창의 역할과 비중은 점점 커진다. 특히 베르디의 오페라에서는 합창단원의 수가 50여명에 이르러 독창이나 중창이 결코 흉내 낼 수 없는 우렁찬 소리를 만들어 낸다.

오페라합창단원들은 개인적으론 모두 출중한 성악가지만, 그들의 능력은 합창을 통해 발현된다. 합창곡으로 널리 알려진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나부코), 투우사의 노래(카르멘), 대장간의 합창(일 트로바토레)을 한번 들어보라. 오페라합창단의 엄청난 존재감에 전율을 느낄 것이다. 오늘날 이 합창들은 오페라극장이 아닌 콘서트홀에서 합창단의 연주로 따로 만날 수 있다. 오케스트라가 피트에서 연주하던 오페라 서곡을 콘서트홀에서 따로 연주하는 거랑 비슷하다. 아무튼 오페라합창단은 발레단, 오케스트라와 함께 오페라극장의 주요 구성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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