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생일상 위해 성동시장 찾은 김경진 씨

분식·조개·소고기 사며 ‘따듯한 정’, 상인들 응원

박근영 기자 / 2022년 01월 0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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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래시장은 일반 시민들에게는 매우 익숙하고 정겨운 곳이다. 무엇을 콕 찍어 말하기는 힘들지만 어딘지 모르게 푸근하고 넉넉한 인심을 느낄 수 있고 사람 사는 냄새가 자연스럽게 풍겨나오는 것을 느끼게도 된다. 전통적인 정다움과 편안함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시장상인들이 자발적 협력과 각종 정책들에 힘입어 재래시장이 현대화되면서 시장을 찾는 발걸음도 갈수록 가벼워지고 있다.

새해와 함께 다섯 살 아들의 생일상을 차리기 위해 성동시장을 찾은 김경진 씨의 페북이 시장을 진정으로 아끼는 일상을 담아 많은 페북 친구들의 공감을 받았다. 성동시장 곳곳을 다니며 조개도 사고 김밥과 떡볶이, 수제비도 먹고 소고기까지 산 김경진 씨는 가는 곳마다 정이 느껴진다며 시장안은 제법 쌀쌀하니 상인 여러분이 따듯하게 입고 코로나 시기에 힘내시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1월 3일에 올려 20시간이 지난 현재 이 글은 100여개의 좋아요와 34개의 댓글이 붙으며 새해를 따듯하게 밝혔다. 아들의 다섯 살 생일 축하에 새해 인사, 떡볶이 먹은 진미분식에 대한 오랜 추억과 고향의 냄새를 그리워 하는 댓글들이 주종이다.

재래시장의 장점을 잘 모르는 이들에게 재래시장은 아직도 불편하고 지저분한 곳쯤으로 인식된다. 그러나 김경진 씨 말처럼 시장이 여름에 좀 덥고 겨울에 좀 추운 단점은 있지만 그것을 웃도는 정과 멋이 녹아 있다.

시장을 생각하면 표밖에 모르는 정치인들의 무례도 떠오른다. 새해에 현충원이나 지경 현충탑을 찾는 정치인들이 많다. 호국 영령과 순국선열들을 기리는 마음과 함께 새해라도 시장에 나와 상인들과 인사 나누고 직접 장보기를 해 볼 것을 권한다. 평소에는 시장 근처에도 얼쩡거리지 않을 만큼 관심을 끊고 있다가 선거철만 되면 시장을 찾아 어설픈 표나 구걸하고 시장을 배경으로 사진 찍기에 열 올리는 정치인들이 실제로는 시장의 발전을 가로막는 암초들이다. 어린 아들의 생일을 맞아 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마음을 나누는 김경진 씨 마음의 10%라도 정치인들이 본받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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