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팔규 회장이 세운 남양주 석담황금보석박물관

대한민국 명장들 뜻 모인 K주얼리의 교두보!!

박근영 기자 / 2022년 01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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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담 황금보석박물관 전경

-남양주에 신라금관과 다보탑, 미륵보살반가사유상이 나타났다고?

황금과 보석은 신라의 문화를 지칭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단어다. 당대 동시대 최고의 제련기술과 세공기술을 자랑하던 신라의 찬란한 유물들은 현대에도 쉽게 따라 하기 힘든 기술력과 정교함을 보인다. 대표적으로 다양한 고분에서 발굴된 금관, 귀걸이, 목걸이, 황금 요패와 감은사 동탑 사리함 등이 보여 주는 놀라운 세공기술은 오늘날까지 금은보석 장신구의 귀감이 된다. 성덕대왕신종과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들의 신비하고 아름다운 모습 역시 신라, 경주가 빼놓을 수 없는 자랑이다.

신라예술의 정수라 할 수 있는 신라금관 재현품과 다보탑, 미륵보살반가사유상 등이 뜻밖에도 한강이 굽이쳐 흐르는 서울 근교 남양주시 수석동 강변북로에 새로 건립한 ‘석담 황금보석박물관’에 홀연히 나타났다.

↑↑ 신비한 보석 원석들.

 석담 황금보석박물관은 ‘어나더 주얼리’ 설립자 최팔규 회장이 우리나라 주얼리 산업의 백년대계를 위해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귀금속계 명장(名匠)들과 최고의 세공기술자들의 뜻을 모아 세운 박물관이다. 40여년 간 귀금속 분석 및 정련업에 종사해온 최팔규 회장은 우리나라 귀금속과 보석 세공의 전통기술에 대한 가치와 중요성을 인식, 10여년 전부터 박물관 건립의 꿈을 세우고 묵묵히 실현해 왔다.

“금을 추출하는 과정에서 많은 세공 기자재들을 불태우며 안타깝게 생각했고 언젠가 모두 사라지게 될지도 모르는 기자재와 기술들을 보존하는 일에 힘써야겠다고 다짐하며 박물관을 건립했습니다. 저와 뜻을 같이해 작품과 기자재를 기증하고 재능기부를 통해 박물관 설립에 도움을 주신 명장들과 산업계 여러분들 공이 크지요”

지난해 11월 26일에 정식으로 문을 연 석담 황금보석박물관은 부지 1만3000㎡, 건물면적 2227㎡, 박물관 1336㎡ 규모로 지하 1층 지상 3층의 단독 건물로 이뤄져 있다.

↑↑ 황금과 보석의 아름다운 조화.

-황금존·보석존·명품존은 주얼리 기술과 예술의 총아, 3층은 신세대 카페, 루프탑은 최고의 전망대

지하1층은 ‘황금존’으로 금, 은, 백금 등 귀금속이 어떻게 생산되는지, 귀금속 정련 및 분석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다. 귀금속이나 전자제품 공장에서 나오는 각종 폐기물에서 귀금속을 추출해 골드바로 만드는 이른바 ‘도시광산’의 생산과정도 볼 수 있다. 특히 이곳은 설립자 최팔규 회장이 40년 넘게 자신의 열정을 바친 각종 기자재들이 전시돼있다.

 1층은 ‘보석존’으로 각종 보석 원석들과 세공 기자재, 아름답게 연마된 보석들을 볼 수 있다. 다이아몬드 연마, 유색 보석 연마, 보석감정 시설을 볼 수 있으며 체험도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세공장인들의 작품 및 작업실의 모습을 재현, 세공작업에 사용되는 각종 기자재와 집기들을 전시하고 있다. 확대경을 통해 호박 속에 갇힌 곤충을 찾거나 현미경을 통해 보석의 아름다운 결정을 볼 수도 있다.

2층은 ‘명품존’으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장인들이 혼신을 다해 제작한 작품들이 기증 또는 무상대여라는 숭고한 뜻을 품고 전시된 공간이다.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서울시무형문화재, 경기도무형문화재, 귀금속가공 명장, 기능장, 장인 등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 실력을 겸비한 장인들의 아름다운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이 2층은 앞으로 우리나라 주얼리 장인들이 작품전시회를 여는 공간으로도 활용할 계획이다.

 
↑↑ 삼성방에서 재현한 신라금관 앞에서 활짝 웃는 최팔규 회장,

처음으로 돌아가 최팔규 회장이 경주의 삼성방에서 신라금관 재현품을 사온 것은 이 박물관 건립의 꿈을 처음 세운 1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신라금관은 기술력이나 예술성 모든 면에서 우리 시대 장인들의 모범이 될 만한 최고의 예술품입니다. 지금은 귀금속을 일반인들도 향유할 수 있지만 고대에는 귀금속이란 것이 왕족이나 극소수 귀족층이 사용하는 아주 제한된 물건이었지요. 당연히 귀금속을 다루는 장인들도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는 대접을 받았을 것이고 그런 만큼 기술력이나 정신자세가 남달랐을 것입니다. 제가 박물관 세울 계획을 하고 가장 경주에서 금관 재현품부터 사온 이유가 거기에 있습니다”

 최팔규 회장은 경주야말로 우리나라 주얼리 업계의 시작점이라는 점을 재삼 강조한다.

“신라가 당대 최고의 세공기술로 금관을 만들었듯 우리 시대 대한민국 장인들이 최고의 작품들로 K주얼리 시대를 이끌어 가는데 이 박물관이 조금이라도 기여하기 바랍니다”

한편 이 박물관 건립 과정에서 귀금속업계의 정성을 모으고 일일이 명장들의 작품을 섭외하는데 기여한 남강우 초대박물관장의 감회도 새롭다.

“이 박물관은 단순히 명품을 전시해 놓은 장소가 아니고 그 명품들이 탄생하기까지 현재의 대한민국 주얼리 산업이 가진 전통과 첨단의 모든 기술, 우리시대 명장들이 자신들의 기량을 아낌없이 쏟아부은 정성과 솜씨들이 모여 있다는 것에 더 큰 의미가 있습니다”

↑↑ 명장들과 업계를 아우르며 박물관 건립에 기여한 남강우 박물관장.

남강우 관장은 우리나라 주얼리산업 보도의 총아라 할 수 있는 ‘주얼리 신문’과 보석업계정보지 ‘코리안주얼리’, 신상품모음집 ‘순금’ 등 다양한 보석산업지의 발행인이기도 하다. 남강우 관장은 우리나라 세공 기술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결정적으로 마케팅에서 세계 탑 브랜드들에 비해 현격히 낮은 수준이라며 그런 만큼 석담 황금보석박물관이 앞으로 우리나라 주얼리를 명품화 하는 교두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 금사를 일일이 꼬아서 만든 정교한 공작새.

한편 석담황금보석박물관이 다소의 무게감을 주는 문화예술공간이라면 3층 카페테리아와 루프탑(옥상층)은 박물관이라는 중압감을 홀연히 날려버리고 신세대들이 마음껏 커피와 음료, 아름다운 한강을 즐기는 완전히 새로운 공간이다. 기자가 당일 취재 갔던 날도 3층 카페테리아에는 코로나 거리두기 제한 강화의 엄중한 시기임에도 100여명은 족히 넘는 신세대 젊은이들이 마스크를 쓴 채 북적이고 있었다. 통유리로 시야를 탁 틔운 카페테리아에서 바라보는 한강은 부드럽게 휘도는 물길을 따라 은빛으로 반짝이고 있었다. 루프탑에서 바라보는 한강 풍경은 쌀쌀한 바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상쾌하게 다가온다. 바로 붙어 있는 ‘어나더 피크닉’ 등과 연계해 연인과 가족들의 휴식 장소로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을 성싶다.

↑↑ 타출기법의 명장 박해도 선생의 용 작품.

석담황금보석박물관은 현재로는 무료로 운영하지만 앞으로는 적정 수준의 관람료를 받을 예정이다. 박물관 주변으로 5~60여대는 족히 세울 주차시설이 무료로 운영된다. 개관시간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까지며, 5시 이전에는 입장해야 한다. 월요일은 휴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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