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황동 커피점에 나타난 커피 타는 로봇

이종표 씨와 친구들 마음에는 일자리가 먼저인 듯

박근영 기자 / 2022년 01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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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종표 씨의 페이스북

로봇이 타는 커피는 어떤 맛일까? 제대로 내리긴 했을까? 물이 넘치거나 온도가 맞지는 않을까? 커피잔은 혹시 자주 깨지 않을까?

용황동 휴포레앞 커피점에 나타난 로봇 바리스타 덕분에 잠시 이종표 씨 페이스북에 생각이 깊어졌다. 이종표 씨가 올린 동영상에는 로봇 바리스타가 현란하게 팔(?)을 움직이면서도 사각의 얼굴로 고객을 쳐다보는 모습이 담겨 있어 무척 흥미롭다.

“로봇이 어디까지 우리들의 삶 속에 들어올지 신기하기도 하지만 미래가 기대보다는 걱정이 더 많아진다”

일단 이종표 씨는 로봇보다는 사람의 손을 거친 커피가 낫다는 설명으로 들린다. 공교롭게도 댓글 단 분들도 일단 부정적인 반응이다. 무섭다는 사람, 일자리가 줄어들기도 하고 감성도 사라져 무미건조할 것이라는 사람, 종업원들과의 마찰이 싫어 로봇을 들여놓았다고 추측하는 사람도 있다. 커피를 폼으로 마시지만 한 번 가보겠다는 사람도 있다.

로봇에 대한 걱정이 큰 데는 아무래도 일자리가 로봇에 의해 빼앗긴다는 걱정 때문인 듯하다. 그러나 과연 합당한 이유가 될까? 사실 많은 분야에서 로봇이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은 것은 맞다. 그러나 이런 현상은 이미 기계화 단계부터 끊임없이 진행돼왔다. 농업에서 이전에는 오로지 사람에 의한 농경이 전부였으나 바인더, 콤바인, 트랙터 등이 나오면서 급격히 일손을 줄였다. 많은 제품의 생산라인은 상당 부분 기계와 로봇으로 대체됐다.

그렇다고 사람의 일자리가 줄지는 않았다. 그 기계를 생산하는 공장이 생겼는가 하면 그것을 홍보하고 판매하는 새로운 일자리가 생겼기 때문이다. 기계화는 1차 산업을 줄이는 대신 3차산업을 급격히 부양하는 효과를 내보였다. 다만 우리에게 익숙한 기존의 일자리가 타격을 받기 때문에 그 걱정과 아픔이 앞서는 것이다.

로봇이 타는 커피의 맛에 대해 궁금해하지만 우리 사회는 이미 대부분 식품을 기계나 로봇의 생산에 의존하고 있다. 마트에 나와 있는 제품에서 수제(手製)는 고전에 불과하다. 커피만 해도 드립 커피를 제외하고 시중에 나와 있는 대부분 커피는 모두 자동화된 생산라인에서 생산된다. 카누, 맥심을 사람이 정제했을까?

로봇 커피에 대해 염려하는 것은 일종의 낯섦에서 출발했겠지만 그 바탕에는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따듯한 마음이 깔려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커피 타는 로봇이 흔연히 내키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그 커피 맛은 어떨까? 몹시 궁금해진다.

재호주교민인 최영대 씨는 코로나 19로 똑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었던 호주가 어떤 정책으로 국민들의 손실을 최소화 했는지 알려주며 한국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촉구했다.

이들 SNS들은 날카롭고 따듯하고 배려 깊은 등 특별한 시각으로 주변과 사회를 돌아보며 자칫 냉정하기 쉬운 SNS세상을 즐겁게 만들고 있다. 멈추지 않은 이들의 이야기가 2022년에도 쭉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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