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주역 ‘있으나 마나 한 역’ 만들지 마라

경주신문 기자 / 2022년 01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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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년 만에 폐역이 된 경주역을 대신하는 서경주역이 지난달 28일 동해남부선이 개통되면서 신설·이전됐지만 운행횟수가 적어 ‘있으나 마나 한 역’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동해남부선의 경우 포항~부전, 포항~태화강을 오가는 무궁화호가 서경주역에 각각 하루 1대씩만 왕복 운행하고 있어 한국철도공사가 경주시민들을 무시하고 있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이와 달리 건천읍에 있는 신경주역은 교통이 불편해 시민들의 이용이 적지만 부전으로 오가는 상·하행선은 하루 7회, 태화강으로 오가는 상·하행선 열차는 9회씩 정차하고 있다. 이 같은 운영으로 신경주역은 부전과 태화강으로 오가는 열차가 매일 32회 정차하는 역이 됐다. 출발시각도 상·하행선 각각 달라도 오전 6시부터 오후 11시 사이 거의 매 시간대 운행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로 인해 경주시민들은 부전 또는 태화강으로 오가는 열차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도심과 거리가 먼 신경주역을 이용해야 하는 형편이다. 시민들로서는 경주 도심과 거리가 멀고 교통이 불편한 신경주역보다는 신설·이전한 서경주역의 접근성이 훨씬 높아 불만을 토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국철도공사 측은 철도 수요조사 등 용역 결과와 기존 KTX 노선에서의 일반열차 운행 등을 감안해 운행횟수를 결정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이는 역사문화관광도시 경주의 특수성과 시민들의 편의를 간과한 것이라 판단된다.

경주역은 폐역이 됐지만 경주지역 철도는 시민뿐만 아니라 관광객들의 이동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특히 관광시즌이 되면 울산, 부산권 시민들이 경주를 많이 찾는데, 이들 중에 철도를 이용하는 이들도 다수다. 하지만 신경주역을 중심으로 운영되면 경주를 찾는 관광객들의 가장 큰 불만인 택시요금 문제도 큰 논란이 될 수 있다. 지난 2019년 경주시가 택시요금 복합할증제를 개선하면서 서경주역까지 할증요금이 적용되지 않아 경주 방문객들에게 부담이 적지만 도심이나 주요 관광지와 거리가 먼 서경주역은 많은 택시요금 부담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철도를 이용한 국내 여행을 선호하는 이들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동해남부선(부산~울산~포항)은 2023년 개통 예정인 동해중부선(포항~삼척)과 동해북부선까지 연계되면 부산을 기점으로 경주, 포항, 영덕, 삼척, 강릉, 고성으로 이어지는 환동해통합철도망이 구축된다. 그렇게 되면 서경주역은 경주를 찾는 관광객들이 이용하는 새로운 중심이 될 수 있다.

한국철도공사 측은 미래 철도 이용의 효율화와 경주시민·관광객들의 편의를 위해 서경주역의 운행횟수를 늘리는 것을 반드시 검토해야 한다. 그리고 경주시도 서경주역이 ‘있으나 마나 한 역’이 되지 않도록 관계기관에 강력히 건의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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