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리단길! 차별화된 고유성·정체성 마련 시급

차별성·정체성 결여되면 경쟁력 약화 경고도
한국관광공사, 골목관광상권 경쟁력분석 결과

이상욱 기자 / 2022년 01월 20일
공유 / URL복사

경주 황리단길이 자체만이 가질 수 있는 차별화된 고유성과 정체성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지금의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관광공사가 지난 11일 발표한 ‘골목관광상권 경쟁력분석 결과 보고서’에는 이 같은 분석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황리단길은 역사문화적·자연환경적 정체성보다는 젊은 세대가 SNS로 이곳 이미지를 공유하고 확산시키면 핫플레이스가 돼 다시 찾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즉 황리단길이 카페, 식당 등 외식업 위주의 상권으로 구성돼있는 반면, 역사문화도시로서의 정체성을 느낄 수 있는 문화시설, 공연, 관광 상품 등은 미흡하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황리단길 방문목적 역시 카페나 음식점을 가기 위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고, 방문객들에게는 ‘카페와 맛집’이 좋은 곳으로 인지되고 있을 뿐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차별성과 정체성이 결여된 골목 관광상권은 관광 만족도와 재방문에 영향을 미치기 어렵고, 황리단길과 유사한 대체재가 생기면 경쟁력과 자생력은 쉽게 약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보고서에는 황리단길만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방안들을 제시했다.

먼저 과거와 현재의 재구성을 통해 지역의 매력을 지속·강화·확대해나가야 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 역사와 문화를 간직한 건물을 활용해 황리단길을 특화 관광시설로 조성할 필요성이 있다고 했다. 그 사례로 목포와 공주의 지역주민과 예술가들이 함께 일할 수 있는 마을 조성, 전통적인 점포나 노포 등을 들며, 이와 같은 황리단길만의 매력을 발굴해 존속·성장시킬 필요성이 있다고 추천했다.

또 첨성대~천마총~황리단길을 잇는 미니 거리퍼레이드, 소규모 공연 및 이벤트, 주민 연계 협력사업 등으로 거리의 정체성을 특화해나갈 수 있다고 봤다.

이와 함께 황리단길 주변 시설을 활용한 야간관광 콘텐츠 개발과 도시재생사업 등을 통한 원도심 내 매력적인 거리 조성, 골목과 거리의 고유정체성 발굴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민·상인 상생위한 ‘제도적·물적’ 토대 마련도 필요
황리단길 활성화에 따른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대책으로는 주민과 소상공인들이 상생할 수 있고 함께 해법을 도모할 수 있는 제도적·물적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제언했다.

그 방안으로는 제도적인 차원에서 도시계획적 수단과 연계해 소규모 상점을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것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는 지구단위계획 등을 활용해 업종·업태 규제, 개발규모 제한을 통한 대규모 상점 입지 억제 등을 들었다. 또 젠트리피케이션 현황 진단 및 즉각적 대응을 위해 임대인, 임차인, 거주민 등과 진단결과를 공유하고, 대응책 모색을 위한 체계를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또 상생을 위해 지역과 관광객이 함께하는 상품기획 및 홍보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지역과 관광객이 함께 참여해 황리단길을 기록하고, 함께하는 여행 플랫폼을 조성해 수요자 입장에서 콘텐츠를 발굴·육성해나가야 한다는 것.

그 사례로는 지역민, 잠재적 방문자, 방문 경험자 간 상호작용을 통해 관광 상품 및 문화행사 공모 등을 개최하는 방안을 들었다.

-지역 DMO 사업과 연계·협력 필요성 강조
협력 차원에서는 지역관광 추진조직(DMO, Destination Marketing Organization)의 사업들과 연계한 황리단길의 사업 발굴과 협력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경주에는 지난해 (재)경주화백컨벤션뷰로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의 한국형 DMO 기관으로 선정된 바 있다.

이 DMO는 지역 주요 관광산업 발굴 및 홍보 마케팅을 통한 지역 관광 활성화를 추진하는 조직으로, 황리단길의 거버넌스 구성, 공동사업 추진, 홍보 마케팅 등 지역 관광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상인 공동체 역량 강화 및 협력 도모를 통해 골목길 관광 상권 활성화의 과실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사회적 기반 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주민과 상인 간 상생을 위한 공감 워크숍, 공유마켓 개최 등을 통해 모두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 끝으로 상생·동반성장을 위한 조례제정 등 골목길 관광 상권 활성화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제도적 지원도 있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경주시 관계자는 “황리단길에 대한 경쟁력분석 결과 보고서를 토대로 향후 경주시에서 가능한 지원방안을 검토·마련해나갈 방침”이라며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 공모에 선정된 ‘상권 르네상스 프로젝트’ 사업과 연계해 황리단길, 중심상권을 비롯한 주변 상권과 관광분야까지 활성화하는 시너지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X
URL을 길게 누르면 복사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