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터앝’, 당도 높은 딸기만큼 달달한 사회적협동조합

수익 발생하면 장애인 고용 등 사회적협동조합 역할 이행에 중점
직거래로 당도 높고 신선한 딸기 소비자에 공급

엄태권 기자 / 2022년 01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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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도 높고 신선한 딸기를 재배하는 사회적협동조합 ‘희망터앝’ 내부 전경.

문무대왕면 한수원 본사 앞 딸기농장.
설을 앞두고 명절 선물용 택배를 포장하고 딸기를 수확하는 손놀림이 분주하다.
바로 최근 첫 수확을 시작한 사회적협동조합 ‘희망터앝’의 모습이다.

사회적협동조합은 지역주민들의 권익·복리 증진과 관련된 사업을 수행하거나 취약계층에 사회서비스 또는 일자리를 제공하는 등 비영리 협동조합으로 영리 목적인 일반 협동조합과는 방향이 다르다.
희망터앝의 박서영 이사장은 장애인재활시설 센터장을 정년퇴직하고 이곳에서 2명의 직원과 함께 딸기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희망터앝의 ‘터앝’은 집 울타리 안에 있는 작은 밭을 지칭하는 순우리말이다.
희망터앝은 현재 비장애인 직원 1명과 지적장애인 1명 등 박 이사장까지 총 3명이 일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처음으로 딸기를 심어 최근에 수확을 시작해 판매가 가능했기에 장애인 인력을 고용할 수 있다는 것이 박서영 이사장의 말이다.

“일반적인 기업에서도 장애인 고용은 많이 꺼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지적장애인의 경우는 그 고용이 더욱 열악한 상황인거죠. 업무 습득이라든지 의사소통 등이 문제가 되기 때문입니다”

↑↑ 희망터앝 박서영 이사장과 직원들.

당장에는 1명의 장애인 고용만이 이뤄졌지만 딸기의 판매가 지속적으로 이뤄져 수익이 발생한다면 추가적으로 장애인을 고용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취업이 사실상 불가능한 지적장애인을 고용해 지속 가능한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것.
특히 일반적인 장애인재활시설들은 최저임금 적용제외 대상이지만 이곳 희망터앝은 신청을 하지 않고 최저임금 기준으로 급여를 책정하고 있다.

또한 박서영 이사장은 본인을 포함한 비장애인 직원 1명은 급여를 받지 않고 있다고도 전했다.
장애인 관련 업무에 평생을 바친 만큼 정년퇴직 이후에도 장애인을 위한 일을 하고자 했기에 봉사와 동시에 취미생활을 한다는 생각으로 농장 일을 한다는 설명이다.

↑↑ 희망터앝 딸기의 포장된 모습.

“사회적협동조합 희망터앝은 오로지 장애인 고용을 위한 곳입니다. 그래서 비장애인 직원의 급여도 지급하지 않고 앞으로도 그럴 계획이죠. 또한 법적으로 임원 배당도 지급하지 못하게 돼 있기에 순수하게 봉사한다는 마음으로 참여해야 합니다. 어떻게 보면 수익을 가져가지 못하기에 사회적협동조합 설립을 꺼려하는 거죠”

희망터앝에서는 딸기를 재배해 생산하고 있다. 직거래를 원칙으로 판매하다 최근 택배도 시작했다.
물론 물러지기 쉬운 딸기의 특성상 농산물을 많이 다루는 우체국 택배를 이용한다고 박서영 이사장은 전했다.

희망터앝의 딸기는 당도가 높고 직거래로 이뤄지기에 신선하다.
박 이사장에 따르면 이곳의 딸기가 당도가 높은 것은 같은 품종이라도 유통과정에서 소비되는 시간 때문에 약간 덜 익은 상태에서 수확을 하는 일반 판매 딸기와는 달리 완전히 익은 딸기만을 수확하기 때문이라고.

다만 가장 맛있는 딸기를 먹기 위해서는 오래 보관하지 말고 구입 즉시 먹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박서영 이사장은 희망터앝이 만들어지고 딸기가 판매되는 과정에 많은 도움이 있었다고도 전했다.

“저희 조합이 농민단체가 아니라서 지자체의 지원은 받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남경주로타리에서 상황을 알고 많은 지원을 해줬고, 또한 생산된 딸기를 원자력환경공단에서 설 선물로 대량 주문해주셔서 큰 도움이 됐죠. 이렇게 생긴 수익은 또 다른 장애인을 고용하는 밑거름이 됩니다”

희망터앝의 다음 목표는 딸기 농장의 확장이 아닌 잎채소류다.
동경주지역은 동해를 품고 있어서 횟집이 많기에 잎채소류의 소비가 많다는 것이 이사장으로서의 시장 분석이라는 것.

“딸기 농장의 확장은 다른 농장과의 관계, 농산물 가격 변동 등 위험요소를 가지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 수익이 확보되면 인근에 시설을 설치해 잎채소류를 재배하려고 합니다. 횟집이 많기에 신선한 채소를 공급할 수 있다면 안정적인 수입원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죠”

희망터앝은 아직 해결해야 할 일들이 있다. 사회적 농업에 대한 사회 전반의 인식이 부족하다는 것과 취약계층 고용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남아있다는 것, 그리고 국비로 운영되는 장애인직업재활시설들의 불편한 시선 등이 그것이다.

“희망터잍이 해결해야 할 앞으로의 문제는 차근차근 해결해야 할 것들입니다. 더욱 열심히 해서 장애인 고용을 확대한다면 자연스레 해결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지역의 많은 장애인들이 고용될 수 있도록 시민들의 관심과 애용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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