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모두 다르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경주신문 기자 / 2022년 10월 0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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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욱
문화와 나눔 대표
‘사람들은 모두 다르다’라는 화두 앞에서 사람들은 표리부동한 태도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 ‘사람들은 모두 다르다’는 사실에 이론적으로는 공감한다.
 
하지만, 현실에서 타인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는 ‘사람들은 나와 비슷하다’는 심리에 더 크게 좌우되곤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집단주의적 성향이 있어서 ‘동질성’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러다 보니 실제로는 타인들이 나와 생각이 비슷할 것이라는 착각을 할 가능성이 높다.

영화적 상상 속에서 가끔 등장하는 ‘도플갱어’라는 단어가 있다. 같은 세상에 존재하는 나와 똑같은 이를 뜻하는 단어이다. 이는 심령 현상에서나 존재하며 영화 속에서나 상상할 수 있는 존재이다. 실제로는 나와 똑같은 이는 물론이고, 나와 유사한 생각을 가진 이도 그리 많지 않다.

심리학자 칼 융은 유형이론을 통해 사람들의 행동이 수없이 다양해 보여도 인식과 판단 선호의 차이에 의해 상당히 질서 있고 일관되어 있다고 제시한다. 그 이론을 토대로 해서 만든 MBTI 같은 유명한 성격유형검사 조차도 사람을 16가지의 유형으로 나누어 이해하려고 한다. 사람들의 다양한 성격유형을 대변하기에는 16가지의 유형도 적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동일한 유형이라도 또다시 하위의 지표로 세분화되니 MBTI에서 파악할 수 있는 사람들의 성격유형조차도 무궁무진하다. 내가 접하는 대부분의 타인들은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전제를 가지고 타인을 대하는 것이 오히려 마음 편하다.

일상생활에서 타인의 마음이 자신과 동일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은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타인이 표출하는 행동에 대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저 사람도 나와 같이 생각해야 되고, 혹은 나와 같이 생각할 것이라고 내심 기대했는데 실제로는 다른 행동으로 표출이 되면 그 사람의 진의에 대해 오해가 생기게 된다. 이렇게 생기는 오해도 갈등의 주요한 원인 중의 하나이다.

‘사람들은 모두 다르다’는 명제를 잘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자기의 내면을 알아 나갈 필요가 있다. 거기에서부터 출발을 해야 한다. 심리학자 하워드 가드너는 다중지능이론에서 인간의 8가지 다양한 지능을 제시하고 있다.
 
그중의 하나인 자기이해지능이 높은 사람은 운 좋게도 선천적으로 자기이해를 잘하기도 한다. 하지만, 사람들이 모두 자기이해지능이 높을 수는 없다. 선천적으로 자기이해지능이 높지 않다면 자기를 스스로 객관화시켜보는 연습을 꾸준히 해서 자기이해를 잘 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갈 수 있다. 그러면 그 결과로 자신의 내면이 원하는 것들을 좀 더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다만, 자기이해도를 높이기 위해서 빠뜨리지 말아야 할 점이 있다면, 자신을 객관화시키는 연습도 구체적인 목표나 가치가 설정되어야 효과가 제대로 나타난다는 점이다. 지금처럼 끊임없이 이어지는 경쟁 구도 속에서 학업에만 집중하는 것은 삶의 목표나 혹은 가치에 대한 규명이 명확하지 않기에 언젠가는 방향을 잃게 된다. 그 굴레에서 벗어나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나의 모습을 찾아내는 것, 즉 나의 내면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잘 파악한 후에 방향을 설정하고 노력을 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한편, 사람들에게는 자기가 가던 길을 계속 가는 관성같은 습성이 있다. 이런 습성은 성장기를 지배한 기존의 교육 체계에서 기인한 것도 있고, 부모들로부터 주입되어온 관행적인 방식에 의해 만들어진 것도 있다. 익숙한 습성에서 벗어나거나 그것을 바꾸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쉽지 않은 과제이다. 그래서 자유로운 상태에 있는 사람들이 더 새로움을 추구하기가 쉽다. ‘사람은 모두 다르다’라는 명제를 이해하는 것은 자신을 더 자유로운 상태로 두기 위한 첫걸음이다. 더 자유로운 상태가 되어야만 자신만의 삶의 목표와 가치를 추구하기가 쉬워진다. ‘다름’을 잘 이해하는 것은 다른 사람들과의 갈등을 줄여줄 뿐만 아니라 자신을 온전하게 자기 삶의 주인공으로 인정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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