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릉원 무료개방과 도심 르네상스 사업 조화 이루길

경주신문 기자 / 2023년 03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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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지역 곳곳에 벚꽃이 개화를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관광시즌을 알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오는 5월부터 경주의 관광명소 중 하나인 대릉원이 무료 개방될 예정이다. 대릉원 무료개방은 황리단길과 동부사적지를 찾는 관광객들이 대릉원을 통해 도심권역으로 유입돼 중심상권 활성화에 거는 기대가 높은 사업이다.


반면 대릉원 입장료 수입이 40% 감소해 연간 12억5000여만원의 세수 감소가 불가피한 것으로 추산돼 우려도 나온다.


지난 21일 열린 경주시의회 문화도시위원회 안건심사에서 이와 관련한 ‘경주시 사적지 공개관람료 징수 및 업무위탁관리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 수정가결 됐다.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병역명문가증을 발급받은 자와 그 가족에 대한 관람료 면제, 천마총 유료화 등이었지만, 세수 감소를 추산한 비용추계서에 관심이 쏠렸다.


시가 제출한 비용추계서에 따르면 대릉원 무료개방 후 천마총에서만 입장료를 받을 경우 연간 12억6800여만원의 수입이 감소한다. 지난 2022년 대릉원 입장료 수입 31억7100여만에서 천마총 입장비율을 60%로 가정해 나온 수치다. 반면 대릉원 관리인부가 감소해 인건비는 연간 1770여만원 절감될 것으로 추산했다. 결론적으로 연간 12억5000여만원의 세수가 감소한다는 것이다.


경주시가 세수 감소에도 불구하고 대릉원 무료개방을 추진하는 이유는 침체된 원도심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것이다.


대릉원 무료개방을 위해 시는 지난 2021년부터 문화재청과 협의를 통해 정문과 북문 등 2개 출입문 외 대릉원 동편 돌담길에 삼문을 건립했다. 또 이달 내로 천마총 매표소를 설치할 계획이다. 이번에 관련 조례안이 시의회로부터 최종 승인받으면 준비 절차를 거쳐 5월부터 대릉원을 무료로 개방할 예정이다.


대릉원이 무료 개방되면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도심으로 향하고, 금관총 및 금관총 고분정보센터, 그리고 경주읍성까지 연계돼 도심상권 활성화가 기대된다.


하지만 단순 대릉원과 도심 간의 접근성을 높였다고 해서 관광객들이 찾을 것이라는 섣부른 기대는 안 된다. 도심을 찾도록 하기 위해서는 볼거리, 먹거리, 즐길거리가 풍성해야 한다. 물론 이 같은 조건이 갖춰져 있다면 대릉원 무료개방도 필요 없었겠지만 말이다. 마침 원도심을 중심으로 한 ‘중심상권 르네상스 사업’이 추진 2년차를 맞아 본격화된다.


경주시는 올해 2차년도 사업으로 23억700만원의 예산을 들여 환경개선, 활성화, 조직강화 등 3개 부문 16개 사업을 중점 시행한다. 지난해 사업을 토대로 더 좋은 먹거리와 볼거리, 즐길거리가 있는 상권으로 ‘신라의 빛, 맛, 멋’을 재현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기존 의류·잡화 중심 구조에서 차별화된 콘셉트 투어가 가능한 상권으로 변모시킬 계획이다. 또 황리단길과 대릉원을 연계한 방문객들의 동선 확장과 장시간 머무를 수 있는 문화적 소통공간을 조성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금리단 브랜드개발 사업’과 협동조합 설립지원 및 상인 공동체 역량강화, 상권활성화를 위한 공모사업도 추진한다.


시는 올해 사업을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발굴하고 5차년도까지 시너지 효과와 지속성 강화를 위한 기반을 다져나간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경주시의 계획대로라면 대릉원 무료개방과 중심상권 르네상스 사업이 맞물려 침체된 원도심 활성화가 기대된다.


하지만 대릉원 무료개방에 다른 세수감소는 다시 한 번 면밀히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경주시의회 문화도시위원회는 조례안 심사에서 병역명문가증을 발급받은 자 등에 대한 관람료 면제시기를 당초 올해 5월 4일에서 2024년 12월 31일로 연기해 수정 가결했다.


이는 대릉원 무료개방 이후 관광객 도심 유입과 중심상권 활성화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한 뒤 재논의하자는 취지에서 발의된 수정안이다.


세수 감소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유료 입장으로 전환될 천마총 내부 콘텐츠 확장이 필요해 보인다. 천마총의 의미와 격에 맞춰 남녀노소 모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콘텐츠 개발 및 활용을 통해 유료 입장객이 증가하면 세수 감소폭을 예상치보다 낮출 수 있다. 그리고 중심상권 활성화를 위해 행정차원에서 가능한 사업들은 한계가 있는 만큼 상인들의 의식변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상인들 스스로가 도심상권의 침체 원인을 정확히 분석하고 이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경주시청 동천동 이전과 인구감소, 지진, 코로나19 등으로 오랜 기간 침체일로를 걸어왔던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경주시, 상인, 시민들이 합심해 위기를 극복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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