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남산 50년 안장헌 사진전-신라문화원 개원 30주년 기념전

신라인들이 녹여낸 신라불교의 형상성 기록

오선아 기자 / 2023년 06월 0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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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리삼존석불입상 중 본존불 1981-8

햇살을 가득 머금어 더 온화한 미소를 발산하는 남산의 부처님, 그 뒤로 광배처럼 뻗어나가는 하얀 실구름이 어우러져 신비로움을 자아낸다.<사진 배리삼존석불입상 중 본존불 1981-8>

↑↑ 열암곡 석조여래좌상_불두를 잃고 흩어진 모습 2002-4

지진으로 인한 충격인지, 숭유억불 정책 영향인지 고난과 역경 속에서 머리를 잃고도 오랜 세월 어지러운 절터를 묵묵히 지키던 과거 열암곡 부처님<사진 열암곡 석조여래좌상_불두를 잃고 흩어진 모습 2002-4>은 현재 복원돼 경주 남산을 오르는 사람들을 반갑게 맞이하고 있다.<사진 열암곡 석조여래좌상_불두를 찾아내어 복원한 모습 2019-8>

↑↑ 열암곡 석조여래좌상_불두를 찾아내어 복원한 모습 2019-8

‘경주남산 50년(1973~2023) 안장헌 사진전’이 오는 11일까지 경주문화관1918에서 열린다.

신라문화원 개원 30주년 기념으로 마련된 이번 사진전에서 안장헌 작가는 경주 남산에서 촬영한 5만여점의 이미지 중 53점을 선정해 선보인다. 안장헌 작가는 초기 예술사진 개척자인 백오 이해선 선생에게 사진 공부를 했다.

1973년 7월, 한국불교문화유산의 아름다움과 상징을 찾기 위해 첫걸음을 뗀 곳이 경주 남산이었고, 그로부터 50년이 지난 지금도 경주 남산의 역사와 문화를 기록해가고 있다.

↑↑ 불곡감실불좌상2022-12-22

안장헌 작가는 “불교문화유산의 사진 작업은 사진 실력만으로는 가까이 갈 수가 없었다. 불교미술의 교리적 상징적으로 표현된 내용과 형상을 이해할 수 없었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면서 “경주 남산에서 만나는 불상과 불탑, 불교문화유산들은 신라인들이 녹여낸 신라불교의 형상성을 고이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작가는 25년간 경주의 옥룡암, 통일암, 건천에 작업실을 두고 사진 작업을 해왔다. 그는 경전의 주석서와 불교 관련 서적을 아낌없이 내어주신 스님들 덕분에 사진 작업을 계속할 수 있었다고 했다.

안 작가는 “경주남산은 1970년대만 해도 민둥산이었다. 1990년대 이래로 나무들의 성장에 따라 그림자를 드리우고 이끼들이 번성하면서 특히 바위에 새겨놓은 마애불과 석불에 변화가 나타났다. 다행스럽게도 문화재 당국의 노력으로 훼손된 문화유산을 재건성형으로 복원하고, 파재로만 자리하고 있던 석탑 등을 복원해 남산에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고 있다”면서 “50년 동안의 사진 작업을 통해 경주 남산의 문화유산을 재조명하는 전시가 되길 바란다”고 바랐다.

↑↑ 경주 남산 칠불암마애불군1995-4-8V_017-c

작가는 1973년부터 2003년까지 중대형 카메라를 사용해 흑백과 컬러필름으로, 2003년부터는 디지털 이미지로 남산의 문화유산을 기록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모두 디지털 피그먼트 프린트 작품으로 전시된다.

또한 전시장 한켠에는 대형 모니터를 활용해 경주 남산에 산재한 아름다운 문화유산 슬라이드 쇼를 동영상으로 감상할 수 있다.

신라문화원 진병길 원장은 “신라문화원 개원 30주년을 기념해 마련된 이번 전시는 ‘1996년 서라벌 빛 그리고 향기전’ ‘2002년 한국의 세계문화 유산전’ ‘2003년 한국의 세계문화유산과 경북전’에 이은 신라문화원 초청 안장헌 작가의 네 번째 기획 전시”라면서 “경주 남산의 과거로부터 현재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의미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더불어 신라문화원에서는 신라문화와 불교문화를 많은 이들이 더욱 깊이 이해하고 향유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문화유산의 보존과 교육, 활용을 위해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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