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갤러리[168] 변화와 흩어짐 속 아름다움
경주신문 기자 / 2024년 07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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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움직임과 시간의 흐름에 따라 물 위의 유성 안료는 처음의 형상에서 또 다른 형상으로 변화하거나 흩어져 사라짐을 반복한다.
애써 만들어 놓은 형상이 짧은 시간 속절없이 사라지는 것이 아쉬워, 가장 아름다운 순간순간의 형상들을 오롯이 담으려 애썼다.
여러 방법으로 물 위에 생긴 형상들을 깨고 새로운 형상을 만들면서, 내가 꿈꾸던 형상들과 시간의 흐름에 따른 변화로 찾아낸 형상은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된다.
그렇게 공들여 얻어낸 작품이 한순간 아무것도 아닌 허상임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 허무함에 넋을 잃고 마주한 작품 속에서 형상이 아닌 색상에서 위로를 받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형상이 만들어지고 흩어져 사라져가는 과정 속의 희로애락이 마치 우리 인생사와 같다.
그렇게 계절의 변화를 통해 길지 않은 삶 속 이야기를 화폭에 담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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