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락 변호사 추도사

경주신문 기자 / 2024년 09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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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은민 변호사
2024년 9월 7일 이정락 변호사님이 별세하셨습니다.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빈소에서 뵌 사진에는 온화한 미소를 띠고 계셨지만 그분의 모습은 더 이상 볼 수 없었습니다.

문상 첫날부터 많은 분들이 다녀가셨는데, 모두들 고인의 인격을 칭송하고 그분의 뜻을 잘 이어가자고 말씀하셨습니다.

고인은 1939년 경주에서 태어나 경주고등학교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신 후 고등고시에 합격하여 판사가 되셨습니다. 서울형사지방법원장을 끝으로 판사를 마치고 변호사 개업을 하신 후 사회활동을 활발히 하셨습니다.

고인은 고향 경주에 대한 애정이 깊으셨습니다. 2005년에 경주고도보존회를 창립하여 회장으로 고도보존운동을 이끄셨습니다.

경주를 사랑하고 아끼는 모든 사람을 회원으로 초대하여, 경주의 역사와 문화를 함께 공부하면서 경주의 현재 모습을 자세히 살피고 경주가 미래에 나아갈 방향에 대해 고민하셨습니다.

다른 나라의 고도와 비교하기 위해 해마다 회원들과 함께 고도답사도 다니셨습니다. 답사여행에서는 현지 도시의 문화재 담당부서와 회의를 개최하고, 답사 마지막 날에는 전원이 참석하는 좌담회를 통해 답사한 도시와 경주를 비교하면서 나아갈 방향을 찾았습니다.

이렇게 알게 된 사실은 경주시에 공식의견으로 전달하거나 언론칼럼으로 알렸습니다. 입법활동도 적극적으로 하셨습니다.

경주 세계역사문화도시 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초안하기 위해 전문가들이 서울대학교에 모여 법률안 문구를 고민했고, 법안 통과를 반대하는 다른 지역의 성명서에 대응방안을 함께 논의하기도 했습니다.

매년 경주를 답사하면서 변화하는 도시 환경이 고도의 정체성을 유지하고 보존하는데 도움이 되는 방안을 고민하셨고, 불국사 입구 아파트 건설 현장을 보고 반대의견을 내기도 했습니다.

저는 고향 후배로서 그리고 고인과 같이 법조인의 길을 걸으면서 사랑을 많이 받았습니다. 만날 때마다 환하게 웃으시던 모습이 생각납니다. 고인은 회의 진행에도 능숙하셨습니다. 참석한 분들의 장점을 찾아서 소개해 주셨고, 그날 행사의 의미를 찾기 위해 애쓰셨습니다.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기회를 주셨고, 어린 학생들의 의견도 소중히 받아들이셨습니다.

참으로 훌륭한 이 시대의 어른이셨습니다. 빈소에서 성유림 사모님을 뵙고 같이 울었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평소의 삶이 훌륭하셨듯 저승의 삶도 평온하시도록 기도하겠습니다. 이정락 변호사님 영전에 삼가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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