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을 찾아서...21

감포읍 나정1리... 신라 만파식적에서 유래한 ‘나정(羅亭)’

경주신문 기자 / 2006년 01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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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을 찾아서...21
감포읍 나정1리...

신라 만파식적에서 유래한 ‘나정(羅亭)’
최연소 이장님(?)
물 맑고 모래사장 넓어 유명한 ‘나정해수욕장’

겨울바다! 좀 황량하긴 하지만, 군더더기 하나 없는 깨끗하고 짙푸른 바닷물과 성난 파도에 일었다 부셔지는 하얀 물거품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가슴 시원한 맛이 있다. 동해의 맑은 물과 2km에 이르는 넓은 해안으로 유명한 나정해수욕장은 여름철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명소이지만 겨울바다의 맛을 즐기기에도 부족함이 없는 좋은 명소다. 긴 해안선으로 인해 탁 트인 시야가 좋고, 모래와 자갈돌이 어우러진 해안이 깨끗하고 아름다운 곳이다.

* 나정(羅亭)은 신라삼보의 하나인 만파식적을 얻은 것을 기념하여 후대에 지은 만파정이 있다고 해서 신라(新羅)의 ‘나(羅)’자와 만파정(萬波亭)의 ‘정(亭)’자를 따서 ‘나정’이라 이름 지었다고 한다. 나정은 경주에서 감포로 가는 국도 4호선과 포항과 울산으로 이어지는 국도 31호선이 만나는 전촌삼거리에서 울산방면으로 조성된 소나무 숲이 끝나는 지점에 위치해 있다. 나정에 이르면 나정해수욕장의 넓은 모래사장과 함께 시원한 바다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곳이 나정1리인 ‘창마을’이고, 그 남쪽이 나정2리에 해당하는 ‘고라섬’이다. 창마을과 고라섬을 ‘상정(上亭)’과 ‘하정(下亭)’으로 부르기도 한다.
나정1리와 2리는 마을규모도 작고, 주민 수도 적을 뿐만 아니라, 마을간 경계가 거의 없을 정도로 한 마을을 이루고 있어 굳이 분리할 필요가 있었을까 싶다.


물살이 세고 맑아 질 좋은 미역생산
* 창마을은 신라시대 군량미를 보관하던 창고와 무기고가 있었다고 하여 ‘창마을’, ‘창리(倉里)’라 불렀다고 전한다. 나정의 윗마을에 해당하므로 ‘상정(上亭)’이라고도 한다.
이 마을은 총 79세대에 인구수 159명으로 남자 75명, 여자 84명이 생활하고 있으며, 김해 김씨가 약 40%로 주를 이루고 있다. 논농사 외에도 미역이 주생산품으로 모두 12가구가 미역 일을 하는데 연간 약 2억 원 정도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최고령자는 이필란(93 개산댁)할머니로 ‘이 늙은 거 사진은 말라꼬 찍노. 죽어빼야 하는데 이래가 우야노’하셨다.
이 마을 출신으로는 하종기(67 세운공업회장) 전 울산중소기업협회장이 있다.




만파식적을 기리는 만파정이 있던 곳
* 만파정(萬波亭)터는 신라 제31대 신문왕이 만파식적(萬波息笛)을 얻은 것을 기념하여, 후세 사람들이 이곳에 정자를 지어 만파정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지금은 정자가 있었던 곳으로 추정되는 곳은 밭이 되어 있었고, 이 밭 주변에는 기와와 토기조각들이 널려 있어 만파정이 있었던 자리라는 마을주민들의 이야기가 이에 근거한 것임을 알 수 있었다. 마을 서편 등성이에 있는 밭이다.

* 연대배기는 나정마을 서편에 있는 팔조리와 대본리에 걸쳐 있는 높이 223m의 산꼭대기로 옛날에 이 일대가 해일이 덮쳐 이 산 꼭대기에 겨우 연(날리는 연) 하나 놓을 자리만 두고 다 물에 잠겼다고 하여 이 산을 ‘연대산’이라 부르고 그 꼭대기를 ‘연대배기’라고 했다고 한다.
* 창고터는 신라시대에 군량미를 보관하던 창고와 무기고가 있었다는 곳으로 정확한 위치는 알 수 없으나 마을주민들에 따르면 감포해수탕이 있는 남쪽일대로 지금의 정월미역이 위치한 곳으로 추정된다. 이곳에 공장을 지을 때 많은 와편과 토기조각이 출토되기도 했다고 한다.
* 오성돌은 감포해수탕 부근에서 남쪽으로 일정한 간격으로 다섯 개의 큰 돌이 있어 이를 마을 사람들은 오성돌이라고 부른다. 고인돌로 보이는 이 돌은 대부분 훼손되고 지금은 하나만 확인할 수 있었다.
* 선정비는 본래 이 마을 어귀에 세워져 있던 3기의 역대 부윤 선정비다. 국도가 확장되면서 지금은 나정해수욕장 입구 남쪽 도로변에 옮겨 세워져 있다.

해마다 경로잔치와 효도관광
이 외에도 마을 북편에는 수령 200년 된 소나무 당나무가 있다. 마을부인회가 잘 결성되어 해마다 해수욕장 주변청소 등으로 청결한 마을을 가꾸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또 번영회의 수익금으로 해마다 경로잔치와 효도관광을 보내 드린다. 그리고 음력 정월 대보름에는 나정해수욕장에서 불교단체에서 주관하는 대대적인 달맞이 행사가 10년 째 열리고 있어 대보름날 이곳은 사람들의 기원을 담은 촛불로 장관을 이룬다고 한다.


*마을회관 새로 지어야

이 마을은 마을회관이 너무 낡고 허술해 주민들의 불편이 많았다. 마을회관을 새로 지으려고 예산을 확보했지만 진입로가 확보 되지 않아서 짓지 못하고 있었다. 마을회관은 습기로 인해 여기저기에 곰팡이가 피어있고, 화장실도 못 쓰고 있는 상태였다. 최근 젊은 이장을 새로 선출해 변화를 꿈꾸는 나정1리는 올해 주민들의 중지를 모아 마을회관 진입로를 확보해 회관을 새로 짓고 주민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기를 기원해 본다.



∎마을주요인물
이장 김대(?)형(35)
노인회장 (70)
부녀회장 정연옥(56)
총무 서경조(59)
최고령자 이필란(개산댁 93)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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