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여년의 신비 고스란히 간직한 채

세상에 그 모습 드러낸 대형 마애불

이성주 기자 / 2007년 06월 05일
공유 / URL복사
ⓒ 경주신문사


1천여년의 신비 고스란히 간직한 채
세상에 그 모습 드러낸 대형 마애불

문화재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소장 지병목)는 경주남산 열암곡(列岩谷) 석불좌상(石佛坐像 :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113호)의 복원정비사업과 관련한 발굴조사 중 통일신라시대에 단든 것으로 추정되는 대형 마애불상(높이 약 5m)을 발견했다고 지난 30일 밝혔다.

이번에 발견된 불상은 암석(250×190×610㎝, 약70톤)의 면을 이용하여 고부조(高浮彫)로 조각한 마애불 입상이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에 따르면 불상이 조각된 암석은 원래 위치에서 경사진 앞쪽으로 넘어진 것으로 추정되며, 불상이 조각된 면이 지면에 닿아 있어 불상의 전체적인 면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현재 암석의 남쪽 면 바위틈을 통해 대좌와 왼쪽 다리와 가슴·어깨 일부를 볼 수 있는 상태이며 불상의 규모는 대좌에서 목까지가 430㎝이며 지면에 묻혀있을 불두(佛頭)까지 포함한다면 전체 크기는 약 500㎝정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문화재연구소 측은 현재까지 확인된 불상의 형태와 주변유적(열암곡 석불좌상)과의 관계로 미루어 보아 마애불의 조성 시기는 석불좌상과 같은 시기인 8세기 후반의 것으로 추정했다.

대부분의 마애불들이 수많은 세월의 풍화를 겪으면서 마모와 박락이 심한 상태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 발견된 열암곡 마애불은 조각된 면이 지면에 묻혀 있었기 때문에 아주 우수한 보존 상태를 보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예술성 또한 매우 높은 작품으로 근래 보기 드문 수작으로 평가했다.

이번 발견은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지난 4월부터 경주시의 의뢰로 열암곡 석불좌상의 불두(2005년 10월 인근 계곡에서 발견됨) 복원 및 주변 복원정비사업의 일환으로 실시하는 발굴조사 도중에 확인됐다.

대형 마애불은 석불좌상에서 약 20m 정도 떨어진 위치에서 발견됐으며 아마도 같은 경역 내에 위치하여 석불좌상과 더불어 예배대상이었던 것으로 문화재연구소는 추측했다.

열암곡 석불좌상은 그 조각 수법이나 모습이 매우 아름다워서 불두 및 대좌 등이 복원되면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가 배가되어 남산의 새로운 명물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 이와 연관이 있는 마애불이 같은 경역 내에서 발견됨으로써 향후 이 유적은 남산에서 가장 주목받는 문화유산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성주 기자
X
URL을 길게 누르면 복사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