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본사 이전 놓고 형제 싸움 될라

감포읍 추진위 창립 이어 동경주(양북면) 미래발전 추진위, 양남면 추진위 발족

김성웅 기자 / 2011년 02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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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 주민들간의 논쟁으로 치닫는가'

한수원 본사를 당초 계획된 양북면 장항리로 이전하느냐, 아니면 위치를 다시 경주 도심권으로 옮기느냐를 두고 주민들 간 논쟁이 확산되고 있다.

당초 이 문제는 경주시가 양북면 장항리에 들어서기로 된 한수원 본사를 더 큰 시너지효과를 위해 도심권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시작된 시와 양북 주민 간 갈등이었다.

그러나 최근 양북면과 양남면, 감포읍 등 동(東)경주 주민들이 이와 관련한 입장 차이를 보이며 잇따라 단체를 결성하고 있고, ‘한수원 본사 장항리 사수’를 주장하고 있는 양북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2차 설명회도 예정돼 있는 등 지역 주민 간 복합적인 갈등으로 번질 상황에 처해 있다.

‘동경주 미래발전 양북면 추진위원회’는 지난 23일 오후 면사무소에서 발대식을 개최했다. 이 단체는 한수원의 도심권 이전을 무조건 반대하기보다는 경주시가 한수원 대안으로 제시한 양북면 등 동경주 발전방안의 실현가능성과 실익을 따져 보고 시와 협상을 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양북면에서는 “한수원은 원래 결정대로 양북면에 와야 한다”고 주장하는 양북면 비상대책위원회가 지난 16일 발대식을 가진 만큼 양북 내에서도 갈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또 양북 인근지역인 감포읍 주민들은 지난 18일 ‘시와의 협상’쪽에 무게를 둔 단체를 결성했고 양남면에서도 이와 같은 입장의 단체를 지난 24일 발족했다.

이런 상황에서 시가 지난 26일에는 양북면 복지회관에서 주민들을 대상으로 2차 설명회를 개최하기로 해 민심의 변화가 일어날지 주목된다.

시는 양북 주민들이 한수원의 도심권 이전을 반대하면서 한동안 주민 설명회조차 열지 못하다 지난 13일 우여곡절 끝에 양북 주민을 대상으로 첫 설명회를 개최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한수원 본사 원안 사수’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시는 당초 이달 말 이 문제를 매듭짓는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이처럼 설명회가 잇따라 열리고 관련 단체가 각각 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서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시가 이 문제를 조기에 마무리하지 못하고 5개월 동안 끌어오면서 주민 간 갈등만 유발하고 있다는 비난도 일고 있다. 시 관계자는 “각 단체가 결성되고 설명회가 추가로 열리는 만큼 다음 주부터는 이들 단체를 중심으로 논의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앞으로 시와 이들 단체들의 협의가 진행된다고 보면 최종 결정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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