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폐장 지원금 사용안 의회 상임위 통과

동경주 지역구 의원 및 주민 강력 반발 19일 2차 본 회의서 의결

서기대 기자 / 2013년 03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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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의장에 진입하려는 동경주 시민, 지역구 의원과 이를 막는 공무원과의 힘겨루기가 한동안 이어졌다. 잠시 후 협의안이 가결되자 동경주 시민, 지역구 의원은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필혁 기자 dlvlfgur@hanmail.net
ⓒ (주)경주신문사


표결 진통 끝에 경주시가 상정한 방폐장유치지역특별지원금 미사용 잔여분 1500억 원 사용계획안이 시의회 상임위를 통과했다.
이 과정에서 동경주지역 이장단 및 발전협의회 관계자 20여명이 시의회를 찾아 회의장 진입을 시도하며 강력 반발하는 등 적잖은 진통을 겪었다. 관련 협의안을 처리한 제184회 시의회 임시회 경제도시위원회 회의 진행 과정에서다.

◆표결 통해 가결 처리
시의회 경제도시위원회는 지난 15일 오전 회의를 열어 경주시가 상정한 방폐장특별지원금사용협의안을 가결 처리했다. 표결 처리에서 찬성 7표, 반대 1표, 기권 1표로 통과시켰다.

관련 협의안 심사 내내 회의장 옆 경제도시위원회 의원실을 점거한 동경주지역 주민과 지역구 의원들은 회의 진행을 막기 위해 회의장 진입을 시도하는 등 큰 마찰을 빚기도 했다. 의원실에는 고성이 난무했고, 가결 처리 후 성난 동경주 지역구의 한 의원은 의원실에 비치돼 있던 방청용 TV에 리모컨을 던져 파손시키는 불상사도 빚어졌다.

협의안 처리 과정에서도 일부 의원들 간 ‘주민 동원식의 회의 진행 방해는 있어선 안 된다’, ‘주민 동원이 아니다’ 등 미묘한 감정 다툼이 이어졌다.

이번 협의안은 상임위 통과에 따라 오는 19일 열리는 제184회 임시회 2차 본 회의에서 의결 과정을 남겨 두고 있지만 시의회 안팎에선 대체로 가결 처리 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 분위기다.

반대쪽보다 찬성 쪽 성향의 의원들이 많기 때문이다. 경우에 따라 표결처리까지 가더라도 의회 통과가 유력하다는 관측이 우세한 것도 이 때문이다.

◆동경주지역 550억원 지원
경주시가 이날 상정한 방폐장유치지역특별지원금 사용 협의안에 따르면 시는 전체 지원금 3000억 원 중 미사용 잔여분 1500억 원에 대한 사용 용도로 원전방폐장지역지원사업에 550억 원, 국책현안사업 520억 원, 희망경주를 위한 미래투자사업 170억 원, 지역균형개발사업 260억 원을 각각 반영할 계획이다. 세부적으론 총 12개 사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경주시가 지난해 10월 열린 ‘시의원 전체 간담회’에서 보고한 지원금 사용계획안에서 다소 변화를 준 것이다.

수정된 사업으론 신화랑풍류체험벨트사업과 서라벌연희테마단지조성사업을 3대문화권 문화생태관광기반 조성사업으로 묶고 기존보다 30억 원 감소한 120억 원을 반영하기로 했다. 장학기금 지원액도 30억 원 줄어든 20억 원으로 잡았다.

이에 반해 신규 사업으론 봉길리 이주민숙원사업에 20억 원을 책정했으며, 원전방폐장지역 지원사업 또한 30억 원 증액된 530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지역균형개발사업에도 10억 원 늘어난 260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경주시 관계자는 “협의안 의회 통과 시 장기간 답보상태를 보여온 양성자가속기사업은 물론 신화랑풍류체험벨트사업 등 국비 지원사업 추진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경주 발전을 위한 귀중한 재원으로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경주시·시의회, 주민 반대 여론 봉합 과제
다만 지역 사회 일각에선 이에 대한 반대 여론도 확산되고 있어 갈등 봉합을 위한 경주시와 시의회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주경실련 등 일부 시민단체는 이에 앞서 협의안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는 반대 입장을 밝힌 데 이어 방폐장 주변의 양북·양남·감포지역 주민들은 최양식 시장의 읍면별 현장 대화를 거부하고 있는 등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15일 시의회를 항의 방문한 양북면 이장단 한 관계자는 “방폐장 조성 지역에 지원금이 많이 가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이치”라면서 “당초 1000억 원 지원 약속은 온데간데없이 턱없이 부족한 지원금을 편성했다. 동경주지역 주민들과 힘을 합해 앞으로 항의 수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한편 경주시는 지난 2009년과 2011년 두 차례에 걸쳐 종합장사공원건립 및 주민협약사업, 소각장 주변지역기금, 장학기금 등 총 22개 사업을 추진하고 관련 재원으로 방폐장유치지역특별지원금 3000억 원 중 1500억 원을 선(先) 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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