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폐장 지원금 사용 주체간 득실 계산 속도

사용계획안 19일 시의회 통과

서기대 기자 / 2013년 03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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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9년과 2011년 두 차례에 걸쳐 총 1500억 원 반영이어 잔여분 사용방안과 관련, 1년여 넘게 지루한 공방을 벌여온 방폐장유치지역특별지원금 미사용분 1500억 원 사용 계획안이 시의회를 통과하자 직접적 이해 당사자인 경주시와 읍·면·동별 해당 지역구 시의원 간 득실(得失) 계산이 빨라지고 있다.

관련 지원금 1500억 원은 다음달 열릴 예정인 시의회 정례회에서 추경 반영이 확실시 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광역 및 기초단체장, 기초의원을 뽑는 지방선거를 1년여 앞둔 시점에서 표심 자극을 위한 선거용 카드가 아니냐는 비판도 일고 있다.

◆경주시 안도 분위기 역력
이번 협의안 시의회 통과이후 지원금 활용 주체 간 명암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경주시는 일단 안도하는 표정이 역력해 보인다. 이와 관련, 지역사회 안팎에선 명분과 실리를 동시에 챙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명분론에 입각해선 양성자가속기사업 등 국책사업 추진 명목으로 재원 320억 원을 배정, 시의회의 수긍을 얻은 이유가 꼽힌다.

실제로 종잣돈 사용 주장을 제외하곤 이번 협의안 처리에 앞선 ‘3월 시의원 전체 간담회’와 임시회 상임위와 본 회의 심사·의결과정에서 이에 대한 반발 기류는 전혀 나오지 않았다.

시는 아울러 도로 인프라 조성 등 주요 현안사업과 관련된 재원 200억 원을 추가로 확보해 실리도 함께 챙겼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지역민들에게 현안사업 추진에 따른 ‘일하는 경주시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는 논리에서다.

같은 맥락에서 도시개발 및 장학·농어업발전·체육진흥기금을 주된 골자로 하는 ‘희망경주를 위한 미래투자사업’ 추진을 위한 재원 170억 원을 투입할 수 있게 된 점도 이와 유사한 성격으로 비쳐진다.

본격적 임기 후반기에 접어든 최양식 시장 입장에선 주요 현안 및 도시발전 사업의 잇따른 추진에 따라 민심 확보 등 다방면에 걸쳐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도 이 때문에 나온다.

방폐장 지원금 사용 계획안 의회 통과 후 지역별 명암 교차

↑↑ 방폐장 주변 감포·양북·양남지역 주민 50여명은 지난 19일 시의회를 찾아 ‘방폐장 특별지원금 사용 계획안을 철회하라’며 시위를 벌였다.
ⓒ (주)경주신문사


◆동경주 제외 지역구 시의원들도 수혜
동경주(감포·양북·양남)를 제외한 20개 읍·면·동 지역구 의원들도 지역균형 개발사업비 배분 등에 따라 입지가 한층 공고해질 것으로 점쳐진다.

해당 지역구 의원 상당수가 이번 협의안 통과를 위해 찬성표를 던진 주된 이유로 분석된다. 시의회 안팎에선 지역균형개발 사업비로 책정된 260억 원 배분 방식으로 동경주 3개 읍·면을 제외한 나머지 20개 읍·면·동에 대해 읍단위 20억 원, 면 15억 원, 동지역 10억 원씩 나누기로 의원 간 모종의 합의를 끝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읍·면·동별로 적게는 10억 원에서 많게는 20억 원에 이르기까지 지역구 현안 사업에 투입할 수 있는 재원을 확보한 것이어서 정치적 논리로 볼 때 1년여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를 감안하면 일종의 수혜를 입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최대 피해자는 동경주 지역구 의원
이에 반해 이번 협의안 의회 통과에 따른 최대 피해자로 동경주 지역구 시의원을 지목하는 분위기가 일반적이다.

협의안 시의회 통과를 저지하기 위해 동료 의원 간 극한 대립각을 세우면서 의회기능을 마비시켰다는 책임을 떠안아야하는 동시에 ‘지원금 규모가 적다’며 반발하고 있는 지역구 주민들을 달래야하는 이 중의 숙제를 안고 있는 까닭에서다.

동경주 지역구 의원인 권영길, 엄순섭, 김일헌 의원은 지난 19일 본 회의 표결에 앞서 의원 사직서를 제출하는 카드를 빼들기도 했다.

한편 경주시의회는 지난 19일 제184회 임시회 2차 본회의를 열어 소관 상임위에서 통과한 방폐장유치 지역특별지원금 사용협의안을 표결 끝에 가결 처리했다. 무기명 투표를 통해 찬성 13표, 반대 3표로 통과시켰다.

권영길 부의장은 당시 신상발언을 통해 “이는 소수를 짓밟는 다수의 횡포”라면서 “돈도 필요없고, 한수원 본사와 방폐장을 모두 다른 곳으로 옮겨가라”며 극한 날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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