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백컨벤션센터 운영방식두고 시-시의회 엇박자

시-뷰로 설립 박차 Vs 시의회-경주시 운영권 맡아선 안돼

서기대 기자 / 2013년 06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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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연말 개관 예정인 화백컨벤션센터 운영 방식을 두고 경주시와 시의회가 엇박자를 지속하고 있다. 직영 체제 운영으로 가닥을 잡은 경주시는 도시 통합 마케팅 및 마이스(MICE) 산업 관련 유치 및 마케팅 전담기구인 컨벤션뷰로(CVB) 설립을 조속히 마무리짓겠다는 입장인데 반해 시의회는 한수원의 기부채납에 따른 운영권을 경주시가 맡을 경우 누적 적자 지속에 따라 시 재정 건전성을 해칠 수 있다며 제동을 걸고 나섰다. 화백컨벤션센터 운영을 경주시가 단독으로 맡아선 안 된다는 게 시의회의 전반적인 기류다.

◆시, 컨벤션뷰로 설립작업 본격화
경주시는 개관 1년 6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화백컨벤션센터 운영 방식과 관련, 최근 직영 체제로 가닥을 잡고 이달 중으로 컨벤션뷰로 설립작업을 마무리짓는다는 복안이다. 경주시가 최근 작성한 ‘경주컨벤션뷰로 설립 계획’ 자료에 따르면 시는 화백컨벤션센터 운영을 위한 필수 조직인 ‘경주컨벤션뷰로’(가칭)를 비영리사단법인 형태로 설립하고 내달 1일 출범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이를 위해 이달 중순을 전후해 창립총회를 열고 오는 15~25일 사이 직원공모에 들어가 이달 중으로 설립허가 및 등기작업을 마무리짓는다는 방침이다.

컨벤션뷰로의 경우 출범 초기 관련 분야 전문가 등을 포함해 5명 정도를 선발한다는 게 경주시의 기본 입장이다. 시는 아울러 컨벤션뷰로 설립 이후 문화체육관광부에 경주를 국제회의도시로 지정받을 수 있도록 다각적인 노력을 함께 벌인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마이스산업 관련 행사 유치를 위한 전담 마케팅기구인 컨벤션뷰로는 국내의 경우 늦어도 컨벤션센터 개관 2년 전에 구성작업을 완료하고 있다. 경주의 경우 화백컨벤션센터 개관 1년 6개월여를 앞두고 관련 조직을 갖추지 못하면서 개관 초기 마케팅 분야 혼선에 따른 가동률 저조로 인한 수익성 악화 등의 차질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시가 최근들어 컨벤션뷰로 설립에 고삐를 당기고 있는 것도 CVB 설립 지연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시의회, 경주시와 상반된 입장 고수
이와 관련, 시는 시의회 동의를 구하기 위해 지난 4일 열린 ‘시의회 6월 전체의원 간담회’에서 컨벤션뷰로 설립계획을 설명했지만 이날 간담회에선 시 입장에 대해 상당수 의원들이 반발하는 모습을 보였다. 컨벤션뷰로 설립 자체를 부정하기 보단 한수원의 기부채납에 따라 경주시가 화백컨벤션센터 운영권을 떠안아야하는 것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쏟아냈다.

현재 국내에 설립돼 있는 컨벤션센터 가운데 흑자 경영 체제를 구축한 곳은 극히 드물다는 게 논리의 핵심 근거로, 이 때문에 운영권을 한수원이 맡든지 최소한 경주시와 한수원이 공동으로 운영해야한다는 게 전반적인 견해였다. 이 문제를 매듭짓지 않은 상태에서 컨벤션뷰로 설립을 논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뜻이다.권영길 시의회 부의장은 “국내의 여러 컨벤션센터 운영 사례를 볼 때 화백컨벤션센터 개관 이후 수익을 내기는 극히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컨벤션 운영권을 경주시가 맡을 경우 지속적인 적자 발생이 우려되는 만큼 운영권을 한수원에 넘겨야한다”고 밝혔다.

김일헌 의원도 “화백컨벤션센터의 경우 개관 이후 현재 누적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경주 예술의 전당’의 사례를 답습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고, 김동해 의원도 경주시가 화백컨벤션센터 운영 체제와 관련, 위탁인지 직영인지도 시의회에 알리지 않은 상태에서 뷰로 설립을 논하는 것이야말로 어폐가 있다는 입장을 표했다.

◆조직체 구성 및 지원 조례 제정 등 난항 전망
경주시와 시의회가 화백컨벤션센터 운영과 관련해 이 처럼 서로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는 등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센터 개관 후 정상적인 컨벤션 기능을 소화해낼지에 대한 비관적 시각도 확산되고 있다.

당장 화백컨벤션센터 운영 및 지원 근거가 될 조례 제정 및 뷰로 설립작업이 상당기간 지연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경주에 국제회의 중심의 컨벤션시설이 필요한지에 대한 회의적 반응도 조심스럽게 흘러나고 있다.

익명의 한 시의원은 “호텔 컨벤션시설 등을 비교적 잘 갖추고 있는 경주 특성을 감안할 때 국제회의 중심의 화백컨벤션센터를 추가로 조성하겠다는 당초 계획부터 잘못 됐다”면서 “누적적자에 따른 막대한 혈세 투입으로 인한 최대 피해자는 다름아닌 경주시민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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