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엑스포 ‘정조준’ 감시·감독 강화한다

시의회, 내년도 핵심사업 예산 전액 삭감
행정사무감사권 확보 내용의 조례도 개정

서기대 기자 / 2013년 12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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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회가 재단법인 문화엑스포에 대한 감시 및 감독권 강화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행정사무감사권 행사를 내용으로 하는 관련 조례 개정에 이어 내년도 주요 사업에 대한 시비 삭감은 이를 위한 신호탄 성격이 짙다. 시의회는 아울러 제191회 2차 정례회를 열어 화백컨벤션센터 법인설립 출연금 등 경주시가 편성한 내년도 관련 예산 전액을 삭감 처리하면서 향후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이대로 가다간 내년 연말 개관 예정인 화백컨벤션센터의 정상적 운영에 빨간불이 켜진 셈이다.

◆문화엑스포 행정사무감사위한 조례 개정
재단법인 문화엑스포에 대한 시의회의 이 같은 움직임은 행정사무감사권 확보를 골자로 하는 관련 조례 개정을 통해 수면 위에 올랐다. 시의회는 지난달 임시회를 열어 이런 내용을 담은 ‘경주시의회 행정사무감사 및 조사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 조례안’을 가결 처리했다.

이 조례는 지방자치법 시행령 42조에 근거해 행정사무 감사 또는 조사 대상 기관으로 지방공사 및 지방공단 이외에 출자법인 내지 출연법인 중 지방자치단체가 4분 1이상 출자하거나 출연한 법인을 포함한다는 게 뼈대를 이룬다.

문화엑스포는 경주시와 경북도가 동일한 비중으로 출연한 재단법인 성격을 띤다. 경주시 출연법인인 만큼 관련 조례 개정에 따라 행정사무감사 대상 기관에 자동적으로 포함된 셈이다.

시의회의 이번 조례 개정은 문화엑스포 시비 투입 부분에 대한 감시 및 감독권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로 이해된다. 경주세계문화엑스포 등 문화엑스포의 각종 행사 추진 과정에서 불거지고 있는 이른바 ‘경북도 들러리식’ 관행을 이번 기회에 바로 잡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문화엑스포 내년도 핵심 사업 예산도 전액 삭감
시의회의 이런 움직임은 내년도 경주시 세입·세출 예산안 심사 및 의결 과정에서도 어렵지 않게 엿볼 수 있었다.

시의회는 지난 10일 내년도 경주시 세입·세출 예산안에 대한 예결위 심사에서 경주세계문화엑스포 국제행사 기념공원조성사업비 중 시비 부담액 10억원 전액을 삭감 처리한 데 이어 지난 16일 제2차 본회의에서 이를 확정지었다.

오는 2015년 연말 준공 예정인 경주세계문화엑스포 국제행사 기념공원조성사업은 국·도비 및 시비 100억원을 투입해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추진 과정에서 거둔 주요 성과와 관련 자료를 한데 모은 전시 및 체험시설과 박물관, 공원 등을 조성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시는 이를 위해 당초 내년 1~3월 중에 실시 설계에 이어 7월께 시공사 선정 작업을 마무리 짓고 본격적인 공사에 돌입한다는 계획이었다. 이 사업에는 내년에만 국·도비와 시비를 합해 4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었지만 이번 시의회의 예산 삭감에 따라 사업 추진에 적잖은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판단된다.

경우에 따라 내년 추경 예산 반영 시 정상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는 한 가닥 희망은 남아있지만 추경 확보 실패 시 사업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마저 상존해 있는 셈이다.

◆화백컨벤션센터 운영 방식에 대한 불편한 심기도 드러내
이번 정례회에선 이와 함께 향후 경주시가 직영 방식으로 운영할 예정인 화백컨벤션센터에 대한 시의회의 불편한 심기도 함께 감지됐다. 내년도 세입·세출 예산안 심사 및 심의 과정에서 관련 예산 전액을 삭감한 이유에서다.

시의회는 이번 정례회에서 문화관광과가 편성한 화백컨벤션센터 운영비 2억원을 비롯해 화백컨벤션센터 법인설립 출연금 1억원, 화백컨벤션센터 법인설립 타당성 용역비 4000만원 등 내년도 관련 예산 3억4000만원 전액을 삭감 처리했다.

화백컨벤션센터 개관 후 직영 운영하겠다는 경주시 입장에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낸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시의원 상당수는 실제로 한수원에서 기부채납하는 화백컨벤션센터 운영권을 경주시가 단독으로 맡을 경우 개관 초기 막대한 운영 적자에 따라 재정건전성을 악화시킬수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시의회 측은 이를 타개할 수 있는 대안으로 경북도 내지 한수원의 공동 참여 방안을 찾아야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종근 시의회 예결위원장(나 선거구)은 “화백컨벤션센터 운영권을 경주시 홀로 맡아선 안 된다는 게 시의회의 전반적인 기류”라면서 “경북도 등 이해관계기관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경주시가 능동적으로 대응해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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