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라벌대 운운하는 사람은 경주를 망치는 사람”

정수성 국회의원 신년 인사말 논란

서기대 기자 / 2014년 01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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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성 국회의원이 지난 3일 경주상의 주최 ‘2014년 신년 인사회’에서 밝힌 인사말 수위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행사 성격상 덕담 등 새해 인사를 주로 하지 않겠냐는 당초 예상과 달리 발언 내용의 대부분을 의정활동 성과를 설명하는데 할애한 탓이다.

여느 신년 인사회에서 볼 수 있는 통상적인 신년 메시지라기 보단 의정 활동 성과 보고회장을 방불케 했다는 뜻이다. 신라왕궁복원사업비 등 국비확보를 위한 정 의원의 의정 활동상엔 수긍이 가지만 한편으로는 지나치게 시간을 많이 할애해 이를 설명한 것 아니었냐는 게 참석자들의 일반적인 반응이었다.

지난 연말 지역사회를 뜨겁게 달군 한수원 본사 경주 완전 이전 시기 연기 결정과 관련된 입장 표명에 대한 시민들의 반감도 좀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정 의원은 이날 인사말에서 한수원 본사 경주 이전 시기 연기 사유와 관련, 가장 현명한 결정이었다고 전제한 후 ‘이 시간 이후로 서라벌대학 운운하는 사람은 경주를 망치는 사람’이라는 식의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정 의원은 심지어 이 자리에서 6·4지방선거에서 이를 이슈화한다면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는 발언까지 했다.

지난해 연말 한수원 본사 이전 시기 연기를 내용으로 하는 정 의원, 최양식 시장, 정석호 시의회 의장, 조석 한수원 사장 간 4자 회담 합의사항에 대한 지역 사회의 일부 반대 여론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직접적으로 드러낸 것이란 반응이 나온다. 정 의원의 이번 발언은 향후 지역 사회 안팎에 적잖은 파장을 던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신년 인사회 참석자 중에선 대략 5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6·4지방선거에 예비후보자로 자타천 거론되고 있는 현 시장 및 시·도의원 등 출마예상자들이 대거 자리한 것을 감안할 때 4자회담 합의 내용에 대해 더 이상 왈가불가하는 지선(地選) 예비후보자가 있다면 이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경고성 발언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인사말에 걸린 전체 소요 시간도 도마에 올랐다. 실제로 정 의원의 발언에만 30분 이상 걸리면서 참석자 중에선 이렇게 긴 신년 인사말은 처음이라는 볼멘소리마저 군데군데서 터져 나왔다. 이날 신년 인사회는 이 때문에 오전 11시에 시작해 당초 예상시간을 훌쩍 넘긴 낮 12시 40분부터 오찬에 들어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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