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대종 테마파크 조성 난항 예고

시의회, 솔거미술관·경주화백컨벤션센터 등 향후 운영비 조정 촉구

이상욱 기자 / 2014년 10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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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시의회 문화행정위원회는 지난 13일 간담회를 개최하고 시가 추진하는 현안 사항에 대해 점검했다.
ⓒ (주)경주신문사


경주시가 추진 중인 ‘신라대종 테마파크 조성사업’이 경주시의회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사업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시는 한국의 대표적 종인 국보 제29호 성덕대왕 신종을 모델로 30억원(국비 12억5000만원, 도비 3억7500만원, 시비 13억7500만원)을 들여 구 시청부지에 종각과 공원 등을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올해 15억원으로 무게 18.9t의 신라대종을 제작하고, 내년에 추가로 15억원을 더 들여 구 시청부지 196㎡에 종각과 관광객 편의시설 등을 건립하겠다는 것.

시는 신라대종 테마파크를 조성하고 시민과 관광객들이 타종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6월 신라대종 제작·설치 계약에 이어 8월 주조감리·음향평가 및 다큐멘터리 영상제작 용역 계약을 마무리하고, 9월엔 신라대종 제작사업 착수보고회까지 가졌다.

그러나 신라대종 테마파크는 시가 명칭 선정과 장소 선정 등에 있어 혼선을 거듭하기도 했다.

최양식 시장의 대표적인 공약사업으로 지난 2011년 2월 시가 공식적으로 발표할 당시는 성덕대왕 테마공원으로 명칭했다.

2013년 초에는 통일신라대종으로, 같은 해 연말엔 에밀레종 테마파크 공원으로 변경했다가 올해 들어서는 신라대종 테마파크로 다시 명칭을 변경했다.

장소 또한 오락가락했다. 최초 노동고분군에 조성하겠다는 계획이 시내권으로 바뀌었다가 구 시청부지로 변경을 거듭했다.

이는 제6대 시의회에서 예산을 삭감하는 등 의원들의 반대와 문화재청의 문화재 현상변경허가 불허 등에 부딪혀 명칭과 장소 변경이 불가피했다는 것이 시의 해명이다.

또 제6대 시의회에서 거센 반발에 밀려 사업 추진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지만 시의원들의 임기 마지막해인 지난해 연말 종 제작 예산 15억원이 의회를 통과해 올해 다시 추진하고 있다는 것.

하지만 지난 7월 1일 출범한 제7대 시의회가 신라대종 테마파크 조성에 대해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서 논란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13일 열린 경주시의회 문화행정위원회 간담회에서 의원들은 종의 명칭과 종각설치 장소, 사업 타당성 등에 대해 따져 물었다.

박귀룡 의원은 신라대종의 명칭과 장소 결정에 대해 “종 이름은 누가 정했나. 그리고 종각을 구 시청부지에 건립하는 것은 누가 결정했나”고 질의한 뒤 “종 이름은 아주 중요한 만큼 전 국민 또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공모를 통해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내야 하는데 일방적으로 명칭을 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또 “종 이름과 종각 위치는 심도 있고 전문적인 다양한 의견을 청취해 결정해야 한다. 행정이 개인 것도 아닌데 객관적인 근거가 있어야 한다”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이상억 문화관광국장은 “종 이름이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 공모를 거칠 수 있다”고 말해 종의 명칭이 다시 변경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쳤다.

윤병길, 이철우, 한순희 의원은 “종각 위치부터 잘못 됐다. 이 자리에 들어오면 타종으로 인한 소음 때문에 민원이 발생해, 종을 한 번도 제대로 칠 수 없을 것이라고 장담한다”며 반대의사를 표시했다.

이에 대해 이상억 국장은 “종을 24시간 내내 치는게 아니라 민원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해 일정시간을 지정해 타종할 계획”이라고 답변했다.

이동은 의원은 “경주시노인종합복지관, 솔거미술관 등이 많은 예산을 들여 건립한 뒤 수익은 전혀 없고, 그 운영비로 경주시가 도산하는게 아닌가. 이는 신라대종 테마파크도 마찬가지다”고 지적했다.

김성수 의원은 “민선시장이 혼자서 다 결정짓나”면서 “이 사업에 대해 공청회나 토론회 등 주민들의 동의를 얻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이를 생략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또 “종을 설치하려면 종각이 있던 경주문화원이나 쪽샘지구에 설치하면 되고, 이 지역은 상업시설이 들어와야 한다”면서 “도심 지역에서는 벌써부터 종각설치에 대한 반대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시의회의 반대에 부딪히면서 신라대종 테마파크 조성사업 추진여부는 결국 오는 12월로 예정된 2015년 예산안 심사에서 종각설치 예산 통과여부에 따라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솔거미술관 운영비 부담 줄여야
경주 보문단지 엑스포공원 내 건립 중인 솔거미술관과 관련, 향후 운영비에 대한 논란도 일었다. 준공을 앞두고 박대성 화백의 작품 670점 기증에 대한 협약조차 이뤄지지 않아 지난 행정사무감사에서 지적을 받은데 이어 이날 간담회에서는 개관 이후 미술관 운영비 부담을 두고 공방이 벌어진 것.

시는 이날 솔거미술관 운영계획에 대한 보고에서 연간 운영비는 도비 5억원, 시비 5억원 등 총 10억원으로 밝혔다. 경상북도와 경주시가 각각 50%씩 부담해야 한다는 것.

이에 대해 의원들은 당초 솔거미술관 건립을 추진한 것은 경상북도로 시의 운영비 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성수 의원은 “애당초 경북도가 주도적으로 추진한 것인데 운영비의 50%인 5억원은 시로봐서 부담이 크다”면서 “운영인력도 현재는 관장, 학예사, 사무관리 각 1명씩 모두 3명이지만 더 증가할 가능성이 있고, 이에 따른 운영비 증가도 예상된다”며 운영비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경북도와 다시 협의할 것을 주문했다.

이에 대해 박차양 문화관광과장은 “지난 2011년 건립 전 시와 도, 엑스포와 운영비 부담을 절반씩 한다고 협의한 바 있다”면서 “현재 도에서는 운영비를 오히려 경주시에서 부담해야한다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어서 도의 부담을 늘이는 것을 어려운 실정이다”고 답변해 솔거미술관 운영비와 관련해 향후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솔거미술관은 경주 엑스포공원 내 1만4880㎡ 부지에 국·도비 30억원과 시비 20억원 등 총 50억원을 들여 건립된다.

연면적 1500㎡로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에 전시실과 수장고, 교육공간 등이 들어선다. 하지만 박대성 화백과의 작품기증 협약 지연 등으로 개관일은 당초 지난 9월이었다가 10월로 연장됐었다.

시는 이날 간담회에서 내년 3월에 개관할 예정으로 10월 박 화백과의 협약체결에 이어 11월 솔거미술관 운영에 관한 조례 제정 및 협약을 체결한다는 계획을 보고했지만 미술관 개관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3대문화권 사업 관리방안 마련 촉구
이날 간담회에서 신화랑풍류체험벨트 등 3대 문화권사업 중앙부처 평가시행과 관련한 지적도 나왔다. 특히 신라금속공예지국(금속공예테마파크) 조성은 현재 운영 중인 민속공예촌도 관리 소홀로 많은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어 부서 간 협의를 통해 활성화 방안을 충분히 검토 후 사업을 시행할 것을 촉구했다.

박귀룡 의원은 “신라금속공예지국이 하동의 민속공예촌과 연계하는 것으로 변경됐는데 현재 시의 관리부서가 2개”라며 “전시에 관해서는 경제진흥과가, 제품 제작 지원에 관해서는 기업지원과가 맡아 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이처럼 하나의 부서가 철저히 관리해도 어려움이 따르는데 2개부서가 관리하고 있는 것이 현 민속공예촌이 침체되는 근본적인 원인”이라며 시의 제대로 된 관리를 주문했다.

윤병길 의원은 “민속공예촌이 30여년 전 조성돼 운영하고 있지만 원래 목적대로 되지 않고 있다”면서 “행정에서 관리 매뉴얼을 제도적으로 만들어 새로운 시스템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차양 문화관광과장은 “향후 신라금속공예지국과 금속공예촌이 연계해 건립되면 운영부서를 정해 운영할 수 있도록 각 부서 간에 협의 조정을 거치고 있다”고 답변했다.
한편 3대 문화권사업은 당초 서라벌연희테마단지, 신화랑풍류체험벨트, 신라금속공예지구 조성 등 3개 사업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연말 감사원 감사 결과 서라벌연희테마단지는 신화랑 풍류체험벨트 조성사업 부지와 인근에 위치해 있고 실내 전시·공연시설 등의 기능이 유사하거나 중복된 사례로 지적돼 사업이 폐지됐었다.

신화랑풍류체험벨트는 석장동 30만㎡에 1천13억원을 들여 2010년부터 2016년까지 6년간 화랑마을을 조성하기로 했지만 문화체육관광부의 평가 조정결과 예산 1009억으로 4억원이 삭감됐고, 기간은 2018년으로 2년 연장됐다.

또 하동 271-1번지 일원에 7만4000㎡에 조성 중인 신라금속공예지국은 예산 315억원으로 10억원이 삭감됐으며 사업기간도 2019년으로 1년 연장됐다.

이외에도 이날 간담회에서는 경주화백컨벤션센터 운영과 관련해 식음료사업 등의 사업자 선정에 있어서 투명하고 공정성 있게 추진할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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