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가스 설치 서민은 ‘언감생심’

서라벌도시가스 비싼 공사비에 설치 포기 주민 늘어

이상욱 기자 / 2015년 01월 23일
공유 / URL복사
“서라벌도시가스가 배관 공사를 직영하면 충분히 공사비를 낮출 수 있을텐데 이마저 영세업체에 넘기면서 서민들의 부담만 늘고 있다.”

서라벌도시가스가 지난 연말 황남동 등 단독주택에 도시가스 설치를 위해 부지경계선까지 공사를 실시했지만, 주택까지 인입되는 가스배관과 내부공사비용이 최대 500여 만원에 달해 서민들은 엄두도 못 내고 있는 실정이다.

황남동 주민 김모씨(59)는 “시의 보조금을 받는다하더라도 공사비용이 너무 비싸 도시가스 공사 신청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황오동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주민 이모씨(54)는 “소방서 건너편 아파트 지역에는 설치비 부담이 없지만 도로 하나 건너 이곳 일대 단독주택에는 세대당 500만원이나 부담지우면 ‘설치하지 마라’는 소리나 마찬가지 아니냐”며 “가격이 2배 넘는 등유나 프로판가스를 쓸 수밖에 없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이모씨(68)는 “이곳 일대는 경주에서도 집세가 저렴해 여러 방을 세를 놓아 생활하고 있다”며 “설치비가 너무 비싸 전체 방에 모두 설치하지 못해 우선 큰채만 설치키로 했다”고 원망했다.

도시가스업계의 선두기업격인 서라벌도시가스가 오히려 도시가스 보급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이는 회사 측이 수익성을 따지다보니 비싼 설치비를 요구하는데다 세대수가 작아 경제성이 낮을 경우 제때 설치해주지 않기 때문에 서민들의 원성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18일 (사)한국도시가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경주지역 도시가스 보급률은 47%에 불과하다.

이는 같은 해 포항 66.9%, 구미 54.2% 등과 비교할 때 상당히 저조한 보급률이다. 특히 경주지역은 공동주택은 보급률이 90%에 이르지만 단독주택은 10%대로 공동주택과 단독주택 간의 보급률이 터무니없을 정도의 격차를 보이고 있다.

이는 회사 측이 가스소비량이 적은 곳에 대해서는 사용자에게 설치비용을 부담시키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서민들의 불평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동천동의 황모씨(56)는 지난해 12월 퇴근하고 집에 들어오니 가스냄새가 너무 심해 서라벌도시가스에 연락을 취했지만 이상한 변명만 늘어놓고 찾아오지도 않았다.

이에 황씨는 경주시에 이와 같이 신고하니 10분도 안돼 왔다면서 회사의 고압적인 자세에 혀를 내둘렀다. 경주시는 지난 2011년 3월 도시가스사업법이 개정되면서 조례를 제정하고 단독주택의 경우 45세대 미만이면 도시가스 배관 설치비용의 50%를 지원해 주고 있지만 이 또한 최대 100만원이어서 실효성에 의문을 더하고 있다.

한편 경주지역 도시가스 기본요금은 ㎥당 810원으로, 인근 포항과 구미, 안동 등 ㎥당 750원보다 60원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X
URL을 길게 누르면 복사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