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장 동반 동유럽행 ‘적절성 논란’

월성1호기 계속운전 반대 속 동반출국 비판
3일간 공식일정 없어 외유성 해외출장 지적

이상욱 기자 / 2015년 03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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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성1호기 계속운전 허가 후 지역주민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최양식 시장과 권영길 시의회 의장이 동유럽으로 나란히 출국해 적절성 논란이 일고 있다.

경주시와 시의회에 따르면 최 시장과 권 의장, 한순희 경주시의회 문화행정위원장, 수행공무원 등 11명은 9일 출국해 19일까지 러시아 벨리키 노브고르드, 슬로바키아 니트라시 등 동유럽을 방문 중이다.

동유럽과의 문화교류 확대를 위해 출국한 방문단은 벨리키 노브고로드시와 우호도시 양해각서를 체결한다.

또 자매도시인 슬로바키아 니트라시에서는 제7회 세계물포럼, 경주실크로드대축전 등 국제행사 초청 등 양 도시 간 교류협력을 위한 의견교환을 할 계획이다.

그러나 주민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월성1호기 계속운전을 조기에 수용한 최 시장과 시민 대의기관으로서 아무런 입장조차 세우지 못하고 있는 시의회 의장이 동시에 해외출장을 떠난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동경주대책위원회 등 4개 단체는 월성1호기 계속운전 반대입장을 고수하며 지난 6일부터 월성원전 남문과 북문에서 릴레이 천막농성을 시작하는 등 장기집회에 돌입한 상태다. 이를 어느 정도 의식한 듯 최 시장은 12일 귀국하는 것으로 일정을 변경했다.

시 관계자는 “오래전부터 이들 해외도시와 일정을 협의한 상태여서 월성1호기 계속운전 승인에도 방문 일자를 변경하기 어려웠다”며 “최 시장은 당초 19일까지 자매도시인 슬로바키아 니트라시를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지역 현안문제 등으로 중도에 귀국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권 의장 등 나머지 일행은 19일까지 일정을 모두 소화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권영길 의장의 이번 해외출장에 대해 적절성 논란은 더해지고 있다.

월성1호기 계속운전에 대한 시의회의 명확한 입장을 정하지 못하면서 향후계획도 수립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동경주지역 단체 관계자는 “권영길 의장이 의장이기 이전에 양남·양북·감포 등 3개 읍·면을 지역구로 하는 시의원이고, 한순희 위원장도 국책사업 및 원전특위 위원”이라며 “의회의 명확한 방침도 결정하지 못한 채 주민들이 릴레이 시위를 하고 있는 시기에 열흘간 자리를 비우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비판과는 별개로 이번 해외출장이 외유성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일정표에 따르면 일행은 벨리키 노브고로드시와 우호도시 양해각서 체결 이후인 12일부터 18일까지 7일간 비엔나의 슈피텔라오 소각장, 니트라시청, 슬로바키아 농업대학, 니트라시 선진농업 시찰, 프라하 등을 방문한 뒤 19일 귀국한다. 그러나 이 기간 중 사흘 동안은 공식 일정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12일과 13일 상트페테르부르크 체 제, 17일엔 니트라시에서 프라하로 이동해 중식, 호텔투숙 및 휴식 외에는 별다른 일정이 없어 혈세 낭비 논란도 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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