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은 지역사회의 힘'-[11]천북면 동산2리 경로당

운동기구 하나 없지만 건강한 경로당! 90·100세도 거뜬해!

경주신문 기자 / 2015년 09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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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이에 비해 너무 정정하신 동산리 어르신들,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운동기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 (주)경주신문사


#천북면 동산리는?
경주풍물지리지에 따르면 동산리는 본래 경주군 천북면의 지역으로, 동산 밑이 되므로 동산, 동산동이라 불렀다. 1914년 행정구역 통·폐합에 의해 덮밑, 중마을, 새터를 병합해 동산리로 했다. 주 농작물은 벼와 부추가 있다.

통·폐합 이전의 ‘동산’은 최신익이라는 선비가 마을을 개척했다는데, 당시 마을 가운데로 개울물이 흘러 늪을 이루고 있었다. 약 280년 전 유한야란 이가 늪 아래쪽에 다시 마을을 개척해 ‘들마을’이라 부르다가, 1914년경부터 ‘동산’, ‘동산동’이라 부르게 됐다고 한다.

동산마을은 매년 음력 정월 대보름이 되면 동제를 지낸다. 당목은 동산마을 위쪽에 있는 수령 400년의 느티나무이다. 예부터 제물은 마을유지비로 마련해 제관은 이장·새마을지도자가 된다. 이 동제는 동산 1리, 2리 주민 모두가 함께 지낸다.

‘새터’는 조선 중기에 대홍수로 말미암아 마을이 폐허가 됐는데, 조선 현종 때 김씨 성을 가진 이가 새로 마을을 개척해 ‘새터’ 또는 ‘신기’, ‘새각단’이라 하였다한다. 이 마을은 매년 음력 정월 보름날이 되면 동제를 지내는데 마찬가지로 동산1리, 2리가 함께 지낸다. 마지막으로 ‘중마을’은 동산에서 조금 떨어져 새로 생긴 마을이다.

↑↑ <나무사진 좌> 동제를 지내는 당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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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이 80대 이상인 건강 경로당
“오늘 신문사에서 기자님들 온다고 다들 옷 갈아입고 모였습니다. 하하하”

지난 11일 방문한 동산2리경로당은 할머니들의 웃음으로 가득찼다. 정정해 보이는 할머니들. 풍성한 검은 머리와 힘 있는 웃음소리로 나이를 가늠해봤지만 놀라운 반전이 있었다. 대부분 80이 넘으신 고령이었던 것. 그야말로 건강경로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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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산2리경로당 손태순(75·인물사진) 회장은 “보건소에서도 건강프로그램을 많이 나와 주고, 간호과 대학생들이 실습으로 마을을 찾아 건강을 살펴줘서 건강하다”며 “식사를 제때 하는 것이 건강의 비결이다”고 했다.

경로당에서 가장 나이가 많으신 분은 ‘금산댁’이라 불리는 김정님(94) 할머니로 슬하에 6형제를 둔 경로당에서 유명한 ‘다산의 상징’ 이라고 한다. 동산2리 경로당은 난방비지원을 제외한 나머지 운영비는 경로당을 이용하는 회원들이 조금씩 모으거나, 할머니들의 자식들이 찾아와 조금씩 후원한 후원비로 운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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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화(74·인물사진) 총무는 “경로당을 운영하는 최소의 비용은 비축이 되어 있고, 무엇보다 우리 경로당은 단합이 잘되기 때문에 경로당 운영에 크게 어려운 점은 없다”고 했다.

동산2리경로당은 규모에 비해 할머니들이 많이 계신다. 평균적으로 모이는 인원만 30~40여 명, 많게는 50~60여 명까지도 모인다고 했다. 인원이 많아서 경로당을 청소하는 일은 비교적 쉽다고 했다.

손 회장은 “처음엔 경로당을 청소하는 사람에게 월급을 줬는데, 그러다보니 서로 청소를 하려해서 분란이 있었다. 그 뒤로는 청소를 닥치는 대로 하고 있다. 인원이 많다보니 한 사람이 한 번씩만 움직여도 금방 된다”고 했다.

↑↑ 웃음이 끊이질 않는 동산리 할머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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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점?
동산리 경로당은 그 흔한 운동기구가 하나도 없었다. 손 회장은 “예전에 모 시의원이 건강기구를 준다고 했지만 아직 깜깜무소식이다(웃음)”라며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운동기구정도는 경로당에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날 경로당을 방문한 서기태 천북면장은 “어르신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 지원을 할 수 있는 부분은 적극지원 하겠다”고 했다. 경로당의 또 다른 불편사항은 바로 화장실. 모이는 인원은 많은데 화장실은 하나뿐이어서 사용에 많은 불편이 생긴다는 점이다.

↑↑ <인물사진 오른쪽 > 최고령이신 ‘금산댁’ 김정님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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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총무는 “아무리 적게 모여도 30여 명은 모이는 경로당인데 화장실이 하나뿐이라 화장실 한 번 이용하려면 세월아 네월아다”라며 “화장실을 하나 더 늘려서 모두가 편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되면 좋겠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할머니들의 불편사항은 바로 자동차였다. 동산리를 통해 다니는 차량들이 많고, 천북공단에서 넘어오는 대형트럭들이 많다보니 걸음이 느린 할머니들은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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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이재욱 기자
진행=이성주 편집국장·이만재 북부지사장
엄태권 대리 / 이원조 전문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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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기금으로 진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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