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0대 경주 떠나는 주된 이유는 ‘직업’ 때문

경주시 정주인구 증가 방안 모색-[4]전입·전출 인구현황

이상욱 기자 / 2016년 02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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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경주신문사

경주시 인구가 매년 감소하면서 지난해 11월 말 26만명 선이 붕괴됐다. 열악한 교육환경, 양질의 일자리와 의료시설 부족 등 다양한 원인으로 인구감소가 지속돼 온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에 따라 본지는 이번호부터 지난해 경주시의 ‘정주인구 증가를 위한 발전전략 용역’ 결과를 토대로 현 경주시 인구현황과 문제점, 향후 인구증가를 위한 방안 등에 대해 몇 차례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주

경주에서 타 시·도로 거주지를 옮긴 사람들의 주된 이유가 ‘직업’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2014년 2년 사이 경주서 타 시·도로 거주지를 옮긴 지역민들이 전입신고서상에 체크하도록 돼있는 전입 사유 7개 항목 중 ‘직업’을 가장 많이 선택한 것.

고향을 등지고 전국 각지로 거주지를 옮긴 대다수의 시민들은 결국 취업, 사업, 직장이전 등 일자리를 찾아 경주를 떠난 것이다. 이에 따라 지역 내 인구를 머무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 등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행정자치부와 통계청이 전입·전출자의 ‘전입신고서’를 기초로 조사한 인구이동통계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출 사유로는 직업이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가족, 주택, 교육 등의 순이었다.

전입신고서는 1개 세대에 속하는 가족 또는 일부가 새 거주지로 옮길 때, 전입한 시·군·구 및 읍·면·동에 의무적으로 알려 주민등록을 정정하기 위해 제출하는 서류다.

서류에는 전입하는 이유를 기재하도록 하는 ‘전입사유’란이 있는데 △직업(취업, 사업, 직장이전 등) △가족(가족과 함께 거주, 결혼, 분가 등) △주택(주택구입, 계약만료, 전세, 재개발 등) △교육(진학, 학업, 자녀교육 등) △주거환경(교통, 문화·편의시설 등) △자연환경(건강, 공해, 전원생활 등) △그 밖에 사유 등 7개 항목을 나열했다.

이 중 주거지를 옮기는 주된 이유 하나를 선택하도록 하고 있다. 주거지 이동 당사자가 직접 신고하는 내용이기 때문에 전입하게 된 사유가 가장 정확히 기재된 서류이기도 하다.

-2013~2014년 전출인구 ‘직업’ 이유로 가장 많이 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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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3년, 2014년 경주시에서 타 시도·시군구(경주지역 내 이동인구 포함)로 ‘전출’한 인구는 각각 3만1816명, 3만1484명 등 총 6만3300명이었다.

이 중 경주를 비롯한 경북도를 벗어나 타 시·도로 떠난 인구는 각각 1만1524명, 1만2877명으로 2년간 총 2만4401명이었다.

이들이 경주를 떠난 이유 가운데 ‘직업’을 선택한 사람들이 8796명(36%)으로 집계돼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

이어 ‘가족’이 6772명(27.8%)으로 떨어져있던 가족과 합치거나 결혼, 분가 등을 전출 이유로 밝혔다.

주택 구입이나 전세, 기존에 살고 있던 집의 계약만료 등 ‘주택’을 이유로 떠난 인구는 5234명(21.4%)에 달했다.

의외로 진학이나 학업, 자녀교육 등의 이유로 이사를 가는 인구는 생각만큼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을 사유로 밝힌 시민들은 1821명으로 7.5%의 비율을 차지해 직업, 가족, 주택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외에도 기타 1152명(4.7%), 주거환경 397명(1.6%), 자연환경 229명(0.9%) 순으로 집계됐다.

한편 같은 기간 경주지역과 경북도내 이동 인구를 포함해 타 시도·시군구로 떠난 인구 6만3300명을 대상으로 한 전출 사유 조사에서는 ‘주택’이 2만4146명(38.1%)으로 가장 많아 타 시·도로 옮긴 사유와는 차이를 보였다.

이어 ‘가족’ 1만5570명(24.6%), ‘직업’ 1만5334명(24.4%), ‘교육’ 3546명(5.6%) 등의 순이었다. 이는 최근 지역 내 완공된 아파트로 입주하는 등 경주지역 내에서 이사를 하는 세대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입인구는?
2013년과 2014년 경주로 전입해 온 인구는 각각 3만1183명, 2만9990명으로 총 6만1173명이었다. 같은 기간 전출 인구가 6만3300명인 것을 감안하면 2년 사이 2127명의 인구가 감소한 셈이다.

총 전입인구 가운데 경주와 경북도내 이동 인구를 제외한 타 시·도에서의 ‘전입’은 각각 1만1371명, 1만2002명으로 총 2만3373명이 경주로 옮겨왔다.

이들의 전입사유로는 전출과 마찬가지로 직업(9006명)이 가장 많았으며, 가족(7076명), 주택(4194명), 교육(1104명), 기타(956명) 순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자연환경(716명)과 주거환경(321명)은 전출사유와 반대 양상이었다.

-2014년 전출 인구 ‘2~30대’가 가장 많아
행정자치부 ‘국내인구이동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 2014년 한 해 동안 경주지역 타 시·도 전출 인구 중에서는 2~30대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 총 전출 3만1484명 중 경주 지역 내 이동 인구 1만4169명을 제외한 1만7315명이 경주를 벗어난 타지로 주소지를 옮겼다.

그 중 20대가 4431명(25.6%), 30대 3700명(21.4%)으로 전체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이어 40대 2590명(15%), 50대 2028명(11.7%), 10대 1440명(8.3%), 9세 이하 1348명(7.8%), 60대 929명(5.4%), 70대 524명(3%), 80대 이상 325명(1.9%) 순이었다.

이처럼 타 시·도로 떠나는 2~30대가 가장 많고, 전입신고서상 전출 이유로 ‘직업’을 선택한 비율이 높다는 것은 결국 2~30대가 더 나은 직장을 찾아 경주를 떠났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지난 1월 현재 경주시 기업체가 소기업 1617개, 중기업 127개, 대기업 16개로, 소기업의 비율이 높은 것과 무관치 않다는 평가다.

특히 지역 내 1760개 업체 중 자동차 부품 428개, 기계 금속 652개, 비금속 광물 130개 등 총 1210개로 제조업에 치중된 것도 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에 따라 2~30대가 경주에 머무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우수 기업유치 및 양질의 일자리 확대가 시급해 보인다.

-가장 많이 이사를 간 곳은 ‘울산’
지난 2014년 한 해 동안 경주를 떠난 인구 중 ‘울산’으로 이사한 인구가 가장 많았다. 이어 포항, 대구, 부산 순이었다.

행자부 ‘국내인구이동통계연보’에 따르면 울산으로 거주지를 옮긴 인구는 3266명(18.9%)으로 가장 많았다.

경주를 제외한 경북도내 전출인구는 총 4438명으로, 이 중 포항으로 떠난 인구가 2579명(14.9%)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대구 1946명(11.2%), 부산은 1683명(9.7%)이었다.

이는 경주에 비해 일자리와 교육인프라가 더 나은 인접한 도시로 거주지를 옮긴 것. 이외에도 서울 1665명(9.6%), 경기도 1410(8.1%)명, 경상남도 1070명(6.2%) 등의 순이었다.

또 인접 도시 가운데 울산은 30대 인구가 785명으로 20대 645명보다 많았고, 포항은 30대 613명, 40대 488명으로 20대 425명보다 전출인구가 더 높게 나타났다. 전체 전출 인구 분석에서는 20대가 가장 많았던 반면 울산과 포항은 역전된 것.

이는 10대 인구가 울산 245명, 포항 272명으로 대구(134명), 부산(137명)보다 많은 것을 감안할 때 일자리와 교육이사 등이 함께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전입 인구수가 가장 많은 도시도 울산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4년 경주지역 전입신고 수는 총 2만9990명으로 지역 내 이동 인구 1만4169명을 제하면 타지에서 1만5821명이 경주로 주거지를 옮겨왔다.

그 가운데 울산에서 경주로 전입한 인구가 3139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포항 3024명, 대구 1797명, 부산 1686명, 서울 1313명 등의 순으로 전입해왔다.

-나 홀로 이사 가장 많아
경주에서 타지로 나가거나 타지에서 경주로 들어온 인구의 대부분이 ‘나홀로 이주’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연보에 따르면 2014년 경주에서 전국으로 전출한 건수는 2만1135건.

이 가운데 1인 전출은 1만5750건으로, 전체 74.5%가 직업, 가족, 주택, 교육 등을 이유로 혼자서 경주를 떠났다.

2인 규모는 2364명(11.2%), 3인 1508명(7.1%), 4인 1175명(5.6%), 5인 265명(1.35)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전입은 2만5건으로, 그 중 1인 전입이 1만4704건(73.5%)로 가장 많았으며, 2인 2433건(12.2%), 3인 1470건(7.3%), 4인 1071건(5.4%), 5인 256건(1.3%) 등의 순이었다.

이처럼 혼자서 전입·전출하는 인구가 많은 것으로 확인돼 향후 이들을 위한 일자리 창출뿐만 아니라 주거환경 개선 등에 대한 민·관차원의 지원과 노력이 절실해 보인다.

경주의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경주를 떠나는 청년층 등을 잡아두기 위해서는 기업 유치를 통한 일자리 마련이 급선무다”며 “경주시 등은 한수원 본사 이전에 따른 관련기관·기업 유치, 대기업 유치, 기업 지원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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