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경주지역에서 소나무 에이즈로 불리는 소나무 재선충병으로 9만2000여 그루의 소나무가 피해를 보았다. 2004년 양남면 수렴리에서 처음 발생한 소나무 재선충은 매년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재선충을 효과적으로 방제하지 못할 경우 경주의 소중한 자산인 소나무들이 사라질 수 있다고 전망한다. 이번 기획을 통해 소나무 재선충에 대한 개념과 실태, 방제책에 대해 알아본다.

또한 경주지역을 비롯해 경상북도, 일본의 재선충 피해는 어떠한 상황이며 소나무 재선충 방지책를 위해 어떤 대책을 수립하고 있는지에 대해 3회에 걸쳐 게재한다.



-재선충병 방재법과 국내, 해외의 사례
2004년 양남면 수렴리에서 발생한 소나무 재선충병은 매년 피해가 커지고 있다. 2012년 재선충병으로 소나무 9000여 본이 피해를 보았고 지난해는 9만2000여 본으로 증가한 실정이다.

경주시는 소나무 재선충병을 억제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사용해 방제를 펼치고 있다. 소나무 재선충병 방제에는 어떤 것이 있으며 경주시는 어떤 방법을 쓰고 있는지 알아보자.

소나무재선충병 방제에 쓰이는 방법은 다양하다. 그중에서 제일 많이 쓰이는 것은 벌채와 파쇄다. 벌채·파쇄는 피해 고사목을 전량 수집해 도로변 50cm 이내에서 파쇄 처리하는 방법이다. 소나무 재선충에 감염되어 죽은 나무를 베어서 톱밥 또는 칩 제조기를 이용해 1.5cm 이하의 크기로 분쇄해 나무 내부에 있는 매개충을 죽이는 방법으로 시기는 9월부터 다음해 4월까지 실시하고 있다. 이 방법으로 경주시는 많은 예산을 들여 소나무 재선충병을 방제하고 있다. 올해 110억 가까운 예산 중 90%를 이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벌채·소각은 소나무재선충에 감염돼 죽은 나무를 베어서 넓은 공터에 쌓은 다음 직경 2cm 이상 잔가지까지 모두 태우는 방법이다. 소각이 재선충병 방제에 확실한 효과가 있으나 산불 때문에 방제시기가 극히 제한적이고 임지에서 태울 경우 불이 연소할 때 생기는 열에 의한 피해 즉 열해목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벌채·훈증은 소나무재선충병에 의해 고사된 나무를 베어서 1m~2m 크기로 모아 나무 위에 훈증에 쓰이는 훈증제(메탐소디움)을 뿌리고 신속히 비닐 등을 씌워 밀봉하는 것이다. 매개충의 서식이 가능한 직경 2cm 이상의 잔가지까지 철저히 수거해 훈증해야 효과적이다. 훈증제는 사람과 가축 등에 해가 있을 수 있어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 소구역 모두베기는 피해고사목 30% 내외 집단적으로 발병하거나 반복적 발생지는 모두베기(수종갱신)를 한다.



나무주사는 송진유출이 적은 12월과 2월까지 나무줄기에 동력천공기를 이용해 직경 1cm 내외 깊이 8~10cm 정도의 구멍을 뚫고 약제 주입기를 이용해 주입 약제량 기준에 따라 약제를 주입하는 방법이다.

약제살포에는 항공방제와 지상방제가 있다. 항공방제 피해발생지 외곽 지역 등 확산우려 지역에 매개충의 확산경로를 차단할 목적으로 실시하는 방제 방법이다. 매개충 성충이 우화돼 탈출하는 5월부터 7월 사이 티아클로프리드 액사수화제를 공중에서 살포하는 방식으로 넓은 면적의 산림에 적용할 수 있다. 지상방제는 주택가나 양봉농가 및 고압선로 주변 등 항공방제가 어려운 지역에 실행하는 방식으로 고압 분무기와 초미립자 분무기, 연무/연막기, 광역살포기를 이용해 약제를 뿌리는 방식이다. 항공 방제의 경우 지상방제보다 효과가 더 뛰어나지만 민원으로 사용하기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경주시 산림과 관계자는 “약제 살포는 다른 방제 방법에 비해 효과가 탁월하다. 특히 항공 방제는 지상방제에 비해 효과도 뛰어나고 비용도 저렴하지만 양봉업자들의 민원으로 사용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면서 “소나무재선충병 방제를 위해 힘쓰고 있지만 주민 반대로 방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소나무재선충병 해외 사례, 일본, 재선충병 발병 110년

↑↑ 소나무재선충병 일본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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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1905년 처음으로 소나무재선충병이 발생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나가사키시 주변에서 가을에 말라죽은 다수의 소나무를 조사한 곤충학자의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소나무 피해는 그 발병의 경과와 시기, 유행형태 등이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소나무재선충병과 일치하는 것으로 기록돼 있다.

규슈에서는 후쿠오카현에서도 거의 같은 시기에 피해가 발생하였고 수년 후에는 가고시마현의 해안에서도 집단 고사피해가 보고됐다. 1914년 경에는 그 피해가 다른 지방에도 번지며 1920년대 후반까지 소나무재선충병은 규슈지방 등 남부 3개현으로 확산하기 이른다. 일본의 재선충병은 초기 남부 지방에 퍼졌지만 1940년 대 이후 급격히 급증하게 된다.

일본은 2차 세계대전으로 산림의 방치, 황폐화가 빠르게 진행됐다. 평소 산을 순찰하며 말라죽은 소나무를 제거했던 정부가 관리 소홀로 피해확산이 급격히 빨라졌다. 또한 전쟁으로 소나무가 원목의 대량 이동에 섞여 다른 지역으로 운송됐다. 소나무재선충병은 규슈지방에서 간사이 지방에 이르는 27개현으로 번져 그 피해량도 72만㎡에 달하게 된다. 피해가 증가하자 소나무재선충 방제 방법을 동원하게 된다. 그 방법은 피해목을 베고 껍질을 벗겨내 소각하는 방법이었다. 단순한 방법이었지만 효과가 좋아 1950년대 이후 피해는 줄어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1960년대 일본은 농산촌 인구 감소와 송림관리 부족 등으로 피해지역이 동북지방까지 확대되면서 최북단인 아오모리현까지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이처럼 소나무재선충병이 발생한 후 초기 방제에 어려움을 겪은 이유는 명확한 원인을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1905년 나가사키에서 첫 발생한 소나무재선충은 60여년 간 이 병의 진범을 알지 못한 채 피해고사목 처리에만 메달렸고 그 결과 재선충병이 전국으로 확산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에 당황한 일본 방제당국은 1968년 국가적 연구프로젝트를 구성해 방제 연구에 나섰고 1971년 이병의 진범으로 소나무재선충을 규명했다. 이후 1972년 매개충으로 솔수염하늘소가 확인되며 비로서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병의 감염메커니즘이 밝혀지게 된 것이다.



-소나무재선충이 국가적 재난이 되다, 포르투갈과 스페인
포르투갈은 소나무재선충이 첫 발병된 지 18년 만에 국토 대부분이 소나무재선충에 걸릴 정도로 극심하게 피해를 입은 나라 중 하나다. 소나무재선충이 포르투갈에 상륙한 것은 지난 1999년 경이다.

매개충이 중국에서 출발한 배에 실려 포르투갈에 상륙했을 것을 당국은 예상하고 있다. 포르투갈에 따르면 소나무재선충 등으로 지난 10년 간 42만 ha에 달하는 소나무 면적이 사라졌다고 한다. 소나무재선충이 포르투갈에 상륙한 후 짧은 기간에 소나무재선충이 번진 데에는 숲이 많은 국가의 특성 때문이다. 포르투갈은 영토의 1/3이 숲으로 둘러 쌓여 있다.

거기에 숲의 나무들이 소나무재선충에 취약한 메리타인 소나무가 대부분이라 피해가 컸다. 포르투갈은 감염된 나무 주변 3km 이내에 있는 소나무를 모두 베어내 파쇄하거나 소각하는 작업을 펼치고 있다. 포르투갈은 감염된 나무를 벤 곳에 유칼립투스 나무를 심어 산림을 지키고 있다.



스페인은 포르투갈과 국경을 마주한 나라다. 2008년 포르투갈 인근 야산에서 처음 소나무재선충이 발견된 이후 가까이는 국경 8km, 먼 곳은 40km 이상 떨어진 곳에서도 소나무재선충이 발견됐다.

정부 당국은 나무가 감염되면 주변 2km 주변 나무를 모두 제거하는 등 소나무재선충 방제에 힘을 쏟고 있다. 그 이유는 스페인의 지리적 위치 때문이다. 유럽은 국가 들이 육로로 연결돼 있어 소나무재선충매개충 이동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아직 포르투갈과 스페인을 제외하고 소나무재선충이 발생한 국가는 없다. 유럽연합 EU가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방제에 높은 관심을 두고 있는 이유다. 전 세계적으로 일본과 미국, 중국, 대만, 캐나다, 한국, 멕시코 등이 발견됐고 유럽은 포르투갈과 스페인이 유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