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경주지역 65세이상 노인인구 20.1% 돌파

이재욱 기자 / 2018년 07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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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인구가 2020년 65세이상 인구 비중이 20%를 넘는 초고령사회 진입이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5월 기준 경주시 인구 25만6915명 중 65세이상은 5만1672명으로 전체 20.1%를 차지해 경주도 이제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이에 따라 경주지역에서도 노인복지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요구되고 있는 가운데 지역 노인들의 삶의 일부인 경로당에 대한 제대로된 파악과 운영이 필요한 시점이 됐다.  본지는 지역 경로당의 현황과 운영실태, 타 지역 경로당 활용 사례를 취재보도해 지역 경로당의 활용방안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지역 경로당 613곳 경북최대

경주지역은 젊은세대 유입 단절, 출산율 저하, 전출인구 증가로 인해 65세 이상 중·장년층의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경주는 1957년 안강 춘화정 경로당을 시작으로 지난해 외칠1리, 감포4리 경로당이 추가되면서 등록경로당만 613곳이며 미등록 경로당을 포함하면 620곳이 넘는다.

이용인원도 경로당 한 곳당 최저 11명, 최대 129명, 전체 약 2만5700여 명이 경로당을 이용하고 있다.
지역인구의 10%에 가까운 인구가 경로당을 이용하고 있으며, 앞으로 고령인구 증가추세를 봤을 때 더많은 인구가 경로당을 이용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제 경로당의 문제는 지역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공통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다. 여가활동을 위한 프로그램의 부재, 관리부실로 인한 경로당 기능 상실, 경로당 간 빈익빈·부익부, 경로당 이용자들의 연령대 증가 현상 등이 그것이다.

#지역 경로당 프로그램
지역 경로당에는 여가활동을 위한 프로그램이 제대로 운영되는 곳이 거의 없다고 봐야 할 실정이다.
프로그램에 필요한 시설, 재원, 전문인력 등이 부족하고, 그나마 지원되고 있는 프로그램 대부분은 실행기관만 다를 뿐 비슷한 내용의 프로그램을 실시해 돌려막기식의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지역의 경우 경로당 프로그램이 복지기관, 보건소, 국민건강관리공단, 민간(자원봉사자, 재능기부) 등에서 실시하는 것으로 구분할 수 있다.

보건소에서 진행되는 경로당 프로그램 및 사업은 다음과 같다. 진드기 예방 관리 사업(연중 100회), 치매보듬마을 사업(연중 60회, 불국·보덕동), 우리마을 예쁜치매쉼터(연중 1500회, 30개소), 치매예방교육 및 선별검사(연중 100회), 방문건강관리사업(연중 60회), 건강새마을어울림건강교실(연중 8회, 7~9월), 한의약 노인건강관리교실(연중 8회, 7~9월), 고혈압·당뇨병 이동교육(연중 100회) 등 치매와 건강관리 위주의 프로그램으로 편성돼 있다. 복지기관에서 경로당에 제공되고 있는 프로그램은 웃음치료, 건강교실, 노래교실, 문화교양강좌 등이다.

이 경우 경로당 이용자들의 만족도가 꽤 높았지만 프로그램의 대부분은 직접적인 건강유지와 치료, 예방에 관련된 체험프로그램이다. 한정된 프로그램, 시설의 노후화, 협소한 공간, 설비와 비품 부족 등으로 강사들이 방문하는 프로그램시간에만 노인들이 즐기고 끝나는 것이 문제다. 또한 여가활동에 관한 것은 노인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기 어려워 레크리에이션 분야만 제공하고 있어 교육효과를 기대하기가 쉽지 않다. 여기에 재정지원 또한 충분하지 않아 양질의 프로그램개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로당 간의 빈익빈·부익부

빈익빈·부익부라는 말이 경로당에서 나오기 시작하게 된 것은 왜일까? 그것은 도심과 가깝고 이동이 편리한 곳에 위치한 경로당은 프로그램 지원이나 후원을 받기가 수월하고 도심과 멀고, 이동이 불편한 곳에 위치한 경로당은 지자체나 민간에서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을 구경도 못하는 상황에서 나온 말이다. 또한 경로당을 이용하는 인구가 많으면 많을수록 프로그램은 집중된다. 경로당 이용인구가 적은 곳은 지자체나 민간 자원봉사 대상에도 멀어져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때문에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로당은 대부분 화투, 장기, 바둑, TV시청, 담소 등을 나누기 위해 머무는 장소로만 이용되고 있다. 경로당이나 요양시설 등에 공연을 다니는 지역 한 자원봉사단체는 “너무 먼 곳은 찾아가기가 힘이 든다. 그리고 거리가 먼 곳에 있는 경로당들은 이용자들도 적어서 많은 악기를 들고 찾아다니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용자들의 연령대 증가
여가복지시설 이용자격은 노인복지회관 및 노인교실은 60세 이상, 경로당은 65세 이상이면 이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최근 고령인구 증가로 평균연령대가 높아지면서 65세 노인들은 젊은 세대에 속하게 됐다. 때문에 60대 노인들이 경로당의 잡일을 도맡아 하는 현상이 발생하면서 60대 이용자 수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현재 70~80대 주축을 이루거나 90대 노인들만 남아있는 상황이다. 흔히 말하는 ‘막내 생활’에 불만을 품는 사람이 늘면서 경로당을 이용하는 인구도 자연스레 줄게 된 것이다.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경로당
노인복지관계자에 따르면 지역 600여 개의 경로당 중 일부는 자리만 차지하고 경로당으로서의 기능을 하지 못하는 곳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관계자는 “지역 외진 곳에 위치한 경로당 운영실태 확인 차 몇 번을 방문했지만 매번 문이 닫혀있는 곳이 있다”며 “매번 문이 닫혀 있어 사실상 운영은 중지되었다고 판단되지만 등록경로당이기 때문에 점검과 실태조사차원에서 방문한다. 하지만 이곳에서 생활하는 어른신을 본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운영실태조사가 제대로 확인되지 않은 경로당이라도 등록경로당으로 분류돼 있으면 경로당 운영비는 지급된다.  이러한 현상으로 인해 미등록경로당 운영비 지원과 등록경로당의 기준을 완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경주시 복지지원과에 따르면 시설비를 제외하고 운영비, 양곡비, 냉방비, 동절기난방비, 특별연료비 형식으로 전체경로당 기준 1개 소당 연간 평균 350만원 가량의 운영비가 지급 되고 있다. 등록만 되어있고 운영을 안하는 경로당의 숫자는 정확히 파악조차 되지 않고 있다.


#말 많았던 운동기구

몇 년 전 경로당 이용자들의 건강증진을 위해 배치된 운동기구가 사용도 하지 않은 채 방치되고 있다는 언론보도의 지적이 있었다.  경주도 마찬가지였다. 경주신문이 2015년 ‘지역공동체사업-어르신은 지역사회의 힘’을 연재할 당시에도 대부분의 경로당에 있는 운동기구가 골칫거리였다.

경로당에 있는 운동기구 중에는 어르신들이 사용하기 어려워 방치되고 있다.  또 ‘누가 준 것인지도 모르는데 함부로 처리할 수 없다’, ‘저렇게 큰 물건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방법을 모른다’, ‘사용방법을 몰라서’등의 이유로 자리만 차지하고 있다.

경로당 외부에 설치된 운동기구 역시 사용하지 않고 방치되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경로당 이용자들은 운동기구가 필요는 하지만 사용하기 어려운 것 보다는 노인의 체력으로도 운동이 될 수 있는 운동기구를 원하고 있다.

#새로운 경로당 활용 방안 필요
경주지역은 경북도내에서 경로당이 가장 많은 지역이다. 600여 개의 경로당은 지역에 골고루 분포되어 있으며 경로당의 활용방안모색은 필요가 아닌 필수가 됐다. 경로당은 노인여가복지시설에 해당한다. 지역노인들이 자율적으로 친목도모·취미활동·공동작업장 운영 및 각종 정보교환과 기타 여가활동을 할 수 있는 장소다.

하지만 현재 경로당은 단순히 노인들이 모여서 시간을 보내는 친목도모의 기능만을 하고 있다. 인구절벽과 초고령사회로 인해 노인여가복지시설의 비중이 커져가고 있는 추세다. 특히 노인복지기관, 경로당, 노인교실 등의 여가복지시설 중, 가장 광범위하게 많이 분포되어 있고 노인밀집이 용이한 시설은 경로당이다.

노인복지관계자는 “무작정 경로당을 활용하기 위해 변화를 주기보다는 각 경로당의 특성을 파악해 거점, 공동작업장, 공유경제를 통한 수익창출이 가능한 경로당으로의 운영 등이 부작용이 적을 것”이라며 “경로당을 잘 활용해 자립형 경로당으로서 기능을 가지게 된다면 노인들이 원하는 교육프로그램, 체험프로그램 등을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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