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션·게스트하우스 늘고, 식료품 가게는 줄어

2016~2018 ‘100대 생활업종’ 분석결과 소비구조 변화 등이 지역 간판 풍경 바꿔

이상욱 기자 / 2019년 05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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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는 2016년 5월 국세청이 공개하는 사업자 현황을 분석해 최초 보도한 이후 2018년 말 기준 3년간 경주지역 사업자의 변화를 짚어봤다. 지난 호 14개 업태별 현황에 이어 이번 호에는 ‘100대 생활업종’에 대해 분석해 보도한다. -편집자주


관광트렌드와 소비구조 변화, 외국인 증가, 비교적 수월한 창업 업종의 희비교차 등을 원인으로 경주지역 간판 풍경이 바뀌고 있다. 국세청이 일상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된 품목을 취급하는 100개 업종을 조사한 ‘100대 생활업종’ 사업자 현황을 최근 3년간 분석한 결과다.

2016년 말 대비 2018년 말 기준으로 3년간 가장 많이 사업자수가 증가한 업종은 ‘펜션·게스트하우스’였다. 2016년 226명에서 2018년 372명으로 146명(39.2%) 증가했다.

커피음료점은 367명에서 504명으로 137명(27.2%), 전자상거래업인 통신판매업도 317명에서 449명으로 132명(29.4%) 증가해 세 자릿수 증가세를 보였다.

다음으로 한식전문점 57명, 교습소·공부방 49명, 미용실과 편의점 각각 44명, 패스트푸드점 38명, 기타외국식전문점 32명, 부동산중개업 10명 등의 순으로 3년간 사업자수 증가 상위 10위권에 올랐다.
2016년 지진 이후 꾸준한 관광객 증가, 가족단위 및 젊은 층 관광객이 늘면서 ‘펜션·게스트하우스’ 사업자가 가장 높은 증가세를 기록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들어 지역 곳곳에 커피음료점 간판이 부쩍 늘어난 것이 수치로도 확인됐다. 두 번째로 많은 증가세를 보인 것. 또 타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젊은 층 진입이 많은 통신판매업도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지역 내 외국인들이 증가함에 따라 ‘기타외국식전문점’ 사업자수도 73곳에서 105곳으로 3년간 32곳 늘어났다.

혼자서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편의점과 패스트푸드점도 사업자수 증가 상위 10위권에 올랐다.
반면 음주 회식문화가 줄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간이주점, 호프전문점, 담배가게 등의 사업자수는 감소했다.

3년간 가장 많이 감소한 사업자수의 업종은 ‘식료품가게’로 2016년 449명에서 2018년 395명으로 54명(13.7%) 줄었다. 고속도로 휴게소, 유원지 내 음식점, 건강원 등 ‘기타음식점’이 254명에서 210명으로 44명(21.0%) 감소해 뒤를 이었다.

다음으로 간이주점 209명에서 177명으로 32명(18.1%), 호프전문점 138명에서 107명으로 31명(29.0%), 담배가게 154명에서 128명으로 26명(20.3%) 감소했다. 이어 구내식당 16명, 노래방·휴대폰가게·스포츠용품점 각각 12명, 주유소 9명 등의 순으로 줄어 감소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지역 경제 관련 전문가는 “정보통신기술 발달과 관광패턴 변화 등에 따른 사회상의 변화 속에 새로운 소비 트렌드가 부상하면서 지역 상권이 계속 달라지고 있다”며 “이런 변화의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폭도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음식업과 주점업 등 희비 교차

3년간 지역 내 가장 많은 사업자들이 영업 중인 ‘음식업’은 업종별로 희비가 엇갈렸다. 이와 함께 경기불황과 음주문화 변화 등으로 인해 소주방 등 주점업은 감소세를 보였다.  한식·중식·일식전문점은 창업자수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식전문점 사업자는 지난해 말 3207명으로 3년 전보다 57명 증가했다.

중식전문점은 11명(2016년 말 153명→2018년 말 164명), 일식전문점은 9명(30명→39명) 증가했다. 분식점이 24명(329명→353명), 제과점도 11명(129명→140명) 증가하는 등 대부분의 음식업 사업자가 늘어났다.

반면 기타음식점과 구내식당 등 2개 업종 사업자는 3년 전에 비해 각각 44명(254명→210명), 16명(171명→155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내식당 감소는 지역 내 기업·기관들이 비용절감을 위해 기존 운영하던 식당을 폐쇄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주점업 중에서는 간이주점과 호프전문점이 각각 32명, 31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점업 감소 여파로 ‘노래방’ 사업자도 206명에서 194명으로 3년간 12명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정보기술 발달이 관련 업종 증감에 영향 미쳐
정보기술(IT)의 발달이 사업자수 증감에도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 쇼핑이 활성화하면서 통신판매업 사업자는 3년 새 29.4%나 늘어나 증가율 2위를 기록했다. 화장품가게, 신발가게, 문구점, 스포츠용품점, 건강보조식품가게 등 전통적인 오프라인 매장 사업자 수가 줄어든 것과는 반대다. 옷가게 사업자 역시 3년간 18명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는 가전제품 판매점과 가전제품 수리점 사업자의 변화에도 작용된 것으로 분석된다.

3년간 가전제품 판매점 사업자는 61명에서 56명으로 5명 감소한 반면, 가전제품 수리점은 35명에서 45명으로 10명 증가했다. 즉 인터넷 등 온라인상으로 가전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가전제품 판매점은 줄고, 고장 등 수리를 위한 A/S센터 등은 증가한 것이다.

-병·의원 진료과목별로 명암 엇갈려
3년 간 경주지역 병·의원도 진료 과목별로 명암이 엇갈렸다.  결혼·출산율이 떨어지면서 수년전부터 감소했던 산부인과는 5곳으로 3년 전 그대로였다. 안과의원(5명), 이비인후과의원(6명), 치과병원·의원(60명)도 그 수를 유지했다.

그러나 종합병원은 25곳으로 3년 전보다 3곳 줄었다. 일반외과의원(16곳)과 피부·비뇨기과의원(7곳)은 각각 1곳씩 감소했고, 특히 성형외과의원은 3년 전 3곳에서 영업을 하다 모두 간판을 내렸다.

반면 치열한 경쟁과 사회갈등 등으로 정신적인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사람이 늘면서 신경정신과의원은 3년 전 0곳에서 5곳으로 늘어났다. 내과·소아과의원은 52곳으로 4곳, 한방병원·한의원은 68곳으로 3곳이 개업했다.

한편 결혼·출산율 감소로 인해 산부인과가 5곳으로 명맥을 유지한 반면, 결혼상담소(3곳)는 2곳이 문을 닫았다. 예식장은 7곳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체 성격의 업종들 명암 갈려

서로 대체 성격을 지난 업종들끼리는 명암이 갈리기도 했다.  실내스크린골프 사업자가 3년간 5명 증가하는 동안 실외골프연습장은 3명이 간판을 내렸다. 이들 업종 사업자수는 2018년 말 기준 각각 27명, 20명이었다.

남성들의 방문이 늘면서 미용실은 525명으로 44명 증가했지만 이발소는 58명으로 1명 느는데 그쳤다. 사교육 시장인 교습소·공부방은 226명으로 49명 증가한 반면 교습학원(268명)은 5명 감소했다.
이외에도 자동차 증가세에 따라 자동차수리점이 279명으로 7명 증가했고, 주차장운영업은 20명으로 7명 감소했다.

반면 편의점(241명)과 슈퍼마켓(254명)은 각각 44명, 23명씩 늘어 함께 증가세를 보였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지역 내에서 눈에 띄게 달라지는 간판, 부쩍 늘어나는 업종 등을 보면 대부분 창업이 수월한 업종”이라며 “경기불황 속에 사업자수의 변화추이를 정밀하게 분석하고 신중한 창업이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경주지역 최대 사업자는 ‘한식전문점’
경주지역 100대 생활업종 사업자는 2018년 말 기준 1만3707명으로 3년 전 1만3073명에 비해 634명(4.6%) 증가했다.

100대 업종 가운데 사업자가 가장 많은 업종은 단연 ‘한식전문점’으로 3264명이었다. 이어 옷가게 527명, 미용실 525명, 커피음료점 504명, 통신판매업 449명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식료품가게 395명, 부동산중개업 386명, 펜션·게스트하우스 372명, 분식점 353명, 패스트푸드점 282명 등의 순으로 상위 10위권에 올랐다.

3년 전과 비교하면 한식전문점, 옷가게, 미용실 사업자수는 부동의 1~3위를 지켰다. 교습학원과 자동차수리점은 10위권 밖으로 밀려난 반면, 펜션·게스트하우스는 15위에서 8위로 7계단 상승했다. 패스트푸드점도 2계단 상승해 상위 10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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