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황성동 고기집 ‘만석정’ 허동욱 사장-“한우 최대 생산지 경주다운 고기집을 만들었습니다”

딱밤은 고객 소통 도구일 뿐, 좋은 고기 드리는 게 의무이자 목표

박근영 기자 / 2019년 06월 0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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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 고기집으로 소문난 황성동 만석정 입구 전경.

경주에선 어지간하면 돼지고기 먹을 돈으로 소고기 사먹는다는 말을 하곤 한다. 우리나라 제일의 한우 생산지로서 질 좋은 소고기가 많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유통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상 마땅한 고기집 찾기는 생각보다 쉽지 않다. 고기가 맛있는가 싶으면 가격이 부담되고 가격이 괜찮다 싶으면 맛이 떨어지거나 수입산 고기를 쓰는 경우가 잦기 때문이다.

이럴 때 자신 있게 추천할 만한 집이 황성동 만석정. 한눈에 딱 봐도 우람한 체격에 자잘한 잔재주라고는 하나도 피우지 못할 것 같은 우직한 모습의 허동욱 사장이 5년째 운영해온 한우 전문 고기집이다.

허동욱 사장이 만석정을 시작한 것은 좀 더 고급스러운 고기집을 경영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왜냐하면 허 사장은 이미 18년 전인 2001년부터 동생과 함께 경주에서도 유명한 프랜차이즈 고기집 ‘OK목장’을 운영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동생이 먼저 시작한 OK목장은 저렴한 가격에 고기맛도 좋은 곳으로 인정받았고 경상도 일원에 80개 가까운 프랜차이즈를 낼 만큼 성공적이었습니다. 그러나 한우 본고장 경주에서 제대로 된 한우를 가지고 성공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각오로 보문 쪽에서 고기집을 차려 운영하다 지금의 장소로 옮겨온 것이라고.

“물론 고객분들 중에 비용 부담 없이 고기를 즐기고 싶어 하는 분들을 무시할 수 없어 양질의 국내산 육우를 중심으로 한 메뉴도 준비해 두었습니다”

굳이 한우만 쓴다고 과장하거나 거짓말 하지 않은 허 사장이지만 비육우를 쓰면서도 고기맛에 대한 자부심은 숨기지 않는다.

“모 외식잡지사에서 고기감별에 자신 있다는 분들을 모셔 놓고 한우와 육우를 함께 썰어서 맛보게 해드렸습니다. 자신만만해 하시던 분들이 구분을 못 하시고는 깜짝 놀라셨어요”

잘 고른 육우는 한우 못지않다는 예이겠지만 비육우를 고를 때도 그만큼 세심한 신경을 쓴다는 의미일 것이다. 허동욱 사장은 7남매 중 여섯 번째로 위로 다섯 분의 누나가 있고 아래로 지금도 OK목장을 경영하는 남동생이 있다. 그런데 가족 모두가 만만치 않은 손맛을 과시하며 모두 음식점을 경영하고 있는 중으로, 둘째 누나는 이 코너에서 소개한 ‘산 너머 남촌’ 허정옥 사장이라고.

오누이들이 제각각 만만치 않은 손맛을 가진 것은 음식 솜씨 좋기로 소문났던 어머니의 유전자를 이어받은 덕분이라 하면서도 허 사장은 ‘그렇지만 만석정의 음식맛은 부인 장연경 씨의 손에서 결정난다’며 너스레다. 무엇을 하건 시원시원하고 손 큰 부인 장연경 씨가 만석정의 비법 양념부터 맛깔스런 밑반찬에 이르기까지 모든 음식을 진두지휘하는 실질적인 사령탑이라고.

만석정은 소비자의 수준이 만만치 않은 황성동에서 당당히 자리 잡은 고기집인 만큼 고기맛과 가성비를 두루 갖춘 것은 물론 다양한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 세분화된 좌석구조도 가지고 있다. 전체적으로 160석이나 되는 넓은 공간에 70석의 의자용 식탁과 90석의 방석용 식탁을 보유하고 있으며 8명, 12명, 30명, 50명씩 따로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어 어떤 형태의 고객들이라도 자유롭게 맞을 준비가 되어 있다.

↑↑ 발골 작업 중인 황성동 만석정 허동욱 사장.

-기운 주는 딱밤 달인, 딱밤 격파왕으로 유명세 얻은 허동욱 사장의 인기

이런 만반의 준비가 갖춰진 만석정에 또 하나의 명물 아이템이 있으니 그것이 바로 허동욱 사장 자신. ‘기운 주는 딱밤 달인’ ‘딱밤 격파왕’ 등으로 불리는 허동욱 씨는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경주의 소문난 스타다. 180cm 넘는 키에 근육질 체격만 봐도 장사임이 한 눈에 파악되는데 그의 딱밤은 일반의 상상을 초월하는 무시무시한 괴력이다. 손가락 딱밤으로 호두와 감, 사과, 감자, 양파는 물론 수박까지 쪼개고 플라스틱 라이터와 볼펜까지 박살낼 지경. 이로 인해 강호동이 진행한 ‘스타킹’과 김구라 등이 진행하는 ‘한국판 TV 갓 탈렌트’, ‘TV특종 세상에 이런 일이’, ‘킹왕짱’ 등에 출연하며 톡톡한 인기를 누리기도 했다. 심지어 그의 딱밤에 맞은 연예인이 강호동과 김구라, 하하, 이수근, 장진 감독, 노홍철, 데프콘, 쌍칼 박준규 등 별별 사람이 다 있다고. 실제로 유튜브에서 검색하면 허동욱 사장이 출연한 TV프로그램들이 아직도 방송을 타고 있다.

이런 유명세 때문에 요즘도 하루 20~30명의 고객들이 일부러 허 사장의 딱밤을 맞으러 찾아온다고. 그의 딱밤에 좋은 기운이 흘러 한 번 맞으면 기운이 살아나고 만사형통한다고 소문난 때문이다. 

“딱밤은 고객들과 흥겹게 소통하는 작은 도구일 뿐, 결국 고객들께 좋은 고기를 대접해드리는 것이 제 본연의 의무이자 목표겠지요”

오늘도 고객들 숯불에 올릴 고기를 정성스럽게 손질하는데 여념이 없는 허 사장의 사람 좋은 웃음과 튼실해 보이는 어깨가 듬직하다. 허동욱 사장의 바람대로 황성동 만석정이 한우 최대 생산지 경주의 자존심을 세울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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