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발명가들 꿈 지켜주는 황병도 변리사-발명은 주변의 불편함 고치려는 자세에서 시작, 업무에서 경비 줄이는 것에 대한 관심이 중요

아이디어가 전쟁인 시대, 좋은 아이디어 상품 하나가 기회로 이어질 수 있다

박근영 기자 / 2019년 06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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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병도 변리사.

‘발명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새로 만들었다고 아무 것이나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마침 기자가 무언가 발명한 아이템이 있어 황병도 변리사에게 문의했을 때 받은 답변이다.

발명이 특허의 요건을 갖추기 위해서는 종전의 발명에 의해 쉽게 생각해 낼 수 없는 것이어야 한다. 종전의 발명에 의해 쉽게 생각해 낼 수 없는 발명으로 인정되려면, 종전의 발명에 비해 목적의 특이성, 구성의 곤란성, 효과의 현저성 등이 있어야 한다. 효과의 현저성이 인정되려면 종전의 발명에 비해 기능이 향상돼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생산원가를 줄이는 것도 효과의 현저성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쉽게 말해서 소주병을 이전에는 오프너로 열었는데 최근에는 돌려서 여는 구조로 바뀌었다. 이것은 예전에는 너무 비싼 방법이라 일반화 시키지 못했는데 기술의 발달로 저렴하게 만들 수 있어서 지금처럼 바뀐 것이다. 이렇게 불편을 해소하고 가격을 저렴하게 하는 것도 발명의 요건이란 것이다.

황 변리사는 1987년 변리사 시험에 합격하여 변리사로 활동을 시작했고, 1990년 자신의 이름으로 패트라특허법률사무소를 개설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 그는 경주 출신의 변리사 중에서 가장 오랜 기간, 가장 왕성하게 활동해 왔다. 지금까지 특허와 실용신안에 관한 등록만 무려 6700건, 디자인등록 6600건, 기타 이와 관련한 심판과 소송 수임을 1500건 이상 한 최고의 베테랑 변리사다.

황 변리사는 다양한 경주 사업가들의 발명과 특허소송 분쟁에 참여하며 특유의 치밀함으로 높은 승률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중에서도 정수기 부분 국내 수위를 다투는 청호나이스의 발명특허 소송을 맡아 상대인 K정수기 회사를 누르는 등 발군의 기량을 과시하기도 했다. 이처럼 황 변리사는 삭막한 도시환경에서 살아가는 경주 출향인들의 발명에 대한 꿈을 지켜주는 든든한 출향인사이기도 하다.

특히 최근에는 IT기술이 발달하면서 이와 관련한 특허와 관련 소송이 크게 늘었다. 1958년 생으로 이미 환갑을 넘긴 황 변리사이지만 젊은 시절부터 컴퓨터 프로그램과 인터넷을 능란하게 다루어 오던 그는 오히려 이 분야에서 젊은 변리사들도 따라오기 힘들만큼 전문성을 발휘하고 있기도 하다. 심지어 PC통신 시대부터 인터넷을 하고 자신의 사무실 업무를 컴퓨터로 전산화시켰는가 하면 직접 컴퓨터 게임을 만들기도 했다. 하루가 다르게 기술이 발전하는 IT업종에서조차 황 변리사는 부단하게 스스로를 업그레이드 시켜 발명의 세계 강자의 자리를 지켜온 장본인이다.

“발명을 하고자 한다면 자기 주변의 기기들에 충실해야 합니다. 생활하다 불편을 느끼면 이것을 어떻게 하면 편하게 할 수 있을까 궁리하는 자세가 발명의 시작이지요”

황 변리사는 생활에서 불편을 줄이거나 획기적으로 비용을 줄이는 아이디어가 생기면 망설이지 말고 변리사 사무실로 문의해 특허 가능성을 타진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아이디어가 전쟁인 시대, 좋은 아이디어 상품 하나가 뜻밖의 큰 기회로 이어질 수 있지만 자칫 시기를 놓치면 간발의 차이로 특허권을 잃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황 변리사는 또 남다른 향토사랑을 직접 실천해오고 있다. 경주중고 서울동창회 제24대 사무국장을 지냈고 이후 다년간 부회장을 역임하면서 동창회 활성화에 큰 공을 세우기도 했다. 특히 동창회 내 등산동호회 산악회장 등을 지내면서 산을 좋아하는 동문들과 함께 전국의 명산을 답사하며 이 동호회를 이끌기도 했다. 라이온스클럽 회장을 지내기도 한 황 변리사는 봉사와 희생의 미덕을 아는 따듯한 가슴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다방면에 전문가 이상의 조예가 있는 황 변리사는 특히 우리나라 대중 가요사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으며 서예에 대한 식견도 남다르다. 뿐만 아니라 직접 컴퓨터로 악보를 만들어 낼 만큼 음감도 특별하고 인터넷 카페가 유행하던 시절에는 회원 2500여명의 경주고, 경주여고 연합동아리에서 자신의 글쓰기 방을 운영하며 다양한 발명의 세계를 알려주었을 만큼 글쓰기 내공도 만만치 않다. 이런 특별한 능력들이 다방면의 지식을 요구하는 변리사 업무에 안성맞춤인 것은 자명한 일. 황 변리사가 누구보다 왕성하게 활동할 수 있는 실력의 저변에는 바로 이런 다양한 능력이 뒷받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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