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 차 없는 거리, 차가 사라진 도로에는 거리공연과 새로운 관광객들이…

황남초 주차장은 NO! 상가대표·시민들 먼저 차 버려야, 첨성로·황리단길이 벤치마킹해야!

박근영 기자 / 2019년 06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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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인사동 찾을 때 습관처럼 하는 말이 있다. “거기 차 댈 데 없으니 대중교통으로 갑시다”
인사동에 차 댈 곳 없어진 것은 벌써 수 십 년째다. 인사동이라 이름지어진 영역 안에는 실제로 대부분 2~3층 건물이고 5층 이상이라도 처음부터 주차장 시설을 염두에 두고 지은 건물이 없어 주차공간이 없다. 공영주차장이라고 하는 것이 인사동 서편에 딱 한 곳 있지만 30대 정도가 한계다.

인사동 근처에 차 댈 만한 곳이 경운동 천도교중앙교당과 근처 대일빌딩, 낙원상가 1층 공영주차장 등이지만 이 역시 전부 합해야 100대 미만이다.

차를 가지고 나오면 적어도 인사동에서 20여 분은 족히 걸어야 하는 다른 공영주차장이나 대형 빌딩의 주차장을 사용해야 하는데 주차비가 공영주차장은 10분에 1500원, 일반 주차장은 10분에 2000원 내외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지하철이나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편하고 저렴하다.

주말이나 공휴일이 되면 인사동은 어김없이 인사동을 관통하는 길이 0.7㎞, 너비 12m 메인도로를 가차 없이 차단한다. 이 메인 도로를 막아버리면 이곳을 통과하지 않으면 이동이 불가능한 주변 샛길들은 자연스럽게 자체 정리된다.


‘인사동 차 없는 거리’는 자동차로 인해 그렇지 않아도 좁아터진 길이 아비규환이 되는 것을 참다못한 인사동 상가들의 자발적인 의지와 인사동을 안전한 전통거리로 만들겠다는 서울시와 경찰청의 협의가 결실을 맺은 결과다. 차 없는 거리에는 나이 많은 노인들과 철없는 아이들이 아무렇게나 뛰어다녀도 교통사고 날 염려가 없다. 차가 없어져 편해진 거리에는 차 대신 온갖 거리공연이 등장하고 숨어 있었던 노천 전시물도 등장했다. 이것이 또 다른 관광객유인의 이유가 되어 국내외 관광객들이 몰려들어 느긋하게 인사동의 풍취를 즐긴다. 마음의 여유가 지갑을 열게 하는 것은 정한 이치다. 차를 두고 왔으니 밥도 먹고 술도 마실 수 있다.

차 없는 거리는 1997년 4월 13일 일요일부터 지정되어 공휴일까지 확대되었으며 그 효과를 입증한 후 최근에는 ‘명동 차 없는 거리’, ‘대학로 차 없는 거리’로 이어지며 차 없는 거리들의 모범사례로 자리매김했다.

경주 첨성대 뒷길, 황리단길은 주말과 공휴일이면 노상 주차장을 방불케 한다. 이것은 상가들에게도 관광객들에게도 아주 나쁜 요인이다. 차없는 거리를 심각히 고민할 때다. 마침 이와 반대로 근처 황남초등학교를 주차장으로 운영하자는 의견들이 나오는 모양이다. 이것은 그야말로 조인 숨통에 떡을 우겨 넣는 악수다. 인사동이 차 없는 거리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주변에 주차시설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주차장은 교통체증과 상관없는 먼 곳에 대규모로 짓고 그 대신 대중교통으로 첨성로를 잇는 방법이 고려되어야 한다. 주말 첨성로와 황리단길에 갈 때는 응당 차 없이 가야한다는 생각들을 우선은 상가 대표들, 다음으로는 시민들 자신부터 인식할 때 첨성대 뒷길과 황리단길이 훨씬 활기차고 유익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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