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마와 사퇴, 김일윤 전 의원의 속내는?

“신재생 에너지 타운 정치권 협력해 받아내야”

박근영 기자 / 2020년 04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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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일윤 전 의원.

4.15 총선이 끝나면서 당선자를 제외한 대부분 출마 후보들이 낙선 사례 후 일상으로 돌아간 반면 오히려 선거전보다 더 분주히 움직이는 후보가 있다. 예비후보 등록 마감을 불과 며칠 앞두고 갑작스럽게 출마를 결정, 결국 본선거 후보까지 나선 김일윤 전 국회의원이다. 그러나 김 전의원은 본선거 운동기간 불과 5일 만인 지난 4월 19일 후보에서 사퇴해 또 한 번 파문을 일으켰다. 무엇이 팔순의 그에게 출마를 종용하고 도중에 사퇴하게 했는지, 지금의 관심사는 어떤 것이고 경주에 어떤 영향을 주는 것인지에 대해 김일윤 전의원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4.15 총선에 갑작스럽게 출마한 이유가 무엇입니까?
19대 대선 중 문재인 후보가 경주를 방문해 탈원전 하겠다고 말하는 것을 보고 경주와 경북은 탈원전은 안 되고, 원자력과 신재생에너지가 함께 가야 한다는 것을 설명한 후 ‘경주를 첨단 신재생에너지타운으로 육성하고, 벤처기업과 원자력연구기관을 유치하겠다’는 대선공약을 받아냈습니다. 그러나 2019년 9월 25일까지 전국 시를 대상으로 신청을 받는 과정에서 경북도의 우매한 선택으로 3선 강석호 의원이 주도하는 영주로 신청되었고 결과는 전라도 2개 도시로 선정 이미 2조5000여억원의 예산이 집행됐습니다. 정부가 요구하는 신청도시조건에 100% 해당하고 특히 현 대통령의 대선공약까지 받아둔 경주는 국회의원과 시장의 반대로 신청조차 못 했으니 원통하기 이를 데 없는 사건이지요. 제가 출마한 이유는 정부가 2020년 7월까지 도시 하나를 더 지정하겠다고 작년에 발표했기 때문이고 이것을 놓치면 안 된다는 절박감 때문이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무모한 도전이라 평하는 분위기였는데요.
저도 알고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노욕’이라는 말이 저를 괴롭혔습니다. 제 바람과 상관없이 그런 평을 들었지만 감수할 수 있었습니다. ‘신재생 에너지 경주유치위원회’는 경주가 에너지산업 융복합단지로 지정받기 위해서는 현 대통령에게 후보 당시 공약 받았던 당사자인 제가 국회에 가서 대통령을 압박해야 한다며 끈질기게 출마를 요구했습니다. 고민을 거듭하다 한 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 후보 등록하고 국회의원선거에 뛰어들었습니다.

#돌연 후보에서 물러나셨는데요.
지켜보셨다시피 선거전이 본격화되면서 후보자들 간 상호 비방과 과열선거 분위기가 짙어졌습니다.
또 냉정히 판단해 보았을 때 제가 당선될 수 있는 가능성이 낮았습니다. 이러다가는 자칫 과열한 선거전 속에서 서로 불편한 관계만 만들 것 같았고 혼탁해지는 선거전 속에서 어쨋거나 당선될 주자와 불필요한 감정싸움에 빠질 것 같았습니다.

다행히 제가 이끄는 ‘경주소멸위기대책위원회’에서 출마한 모든 후보에게 서면으로 신재생 에너지 관련 질의를 했었고, 한 결 같이 당선되면 문재인 대통령 대선공약 실천을 촉구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답이 도착됐습니다. 그래서 추후 당선자와 이 노력을 함께 해야 된다고 판단, 후보에서 사퇴했습니다.

#공약에서 경주를 소멸도시라 지칭하고 이에 대한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하셨던데요?
그렇습니다. 경주는 한때 인구가 30만 명이 넘었는데 이제 25만 명대로 줄었고 지금도 계속 줄고 있습니다. 고용정보원이 빅 데이터 상 결과를 발표했고, 각종 방송·언론에서도 경주가 소멸위험도시라는 내용이 보도됐는데 경주시 정치상황은 ‘소멸도시’라는 말을 감추거나 자꾸 덮으려고 합니다. 그렇게 회피하기보다 시장과 국회의원이 적극 나서 인구증가를 위해 과감한 정책을 펴야 합니다. 신재생 에너지 타운 유치 같은 것이야말로 경주가 혼신을 다 해 이루어내야 할 사업이고 일자리 창출, 인구증가에 결정적인 대비책이 될 수 있지요.

#당선한 김석기 국회의원에게 하고 싶은 말은 무엇입니까?
우선 유례가 드물 정도로 많은 분들이 출마 했음에도 큰 득표 차로 재선에 성공한 것을 축하드립니다. 4년 전 김석기 의원이 당선되었을 때도 언론사에서 저에게 인터뷰를 요청해 큰 기대를 가지고 당시 지역 숙원 사업에 대해 조언을 많이 했습니다. 그러나 임기 4년을 보낸 지금 아쉬움이 많습니다. 이번 선거 결과를 본인이 잘해서 받은 표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특히 공천과정에서의 여러 가지 잡음들은 심사숙고 되돌아보고 부족했던 점을 재선 활동 과정에서 말끔히 떨쳐 내시기를 바랍니다.

정책적 부분에서 신라왕경특별법을 제대로 개정해 주십사고 부탁드립니다. 이 법은 2016년 7월 17일 제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부탁하여 9월 7일 대통령이 경주에 와서 왕경복원을 지시한 후 김석기 의원에게 특별법을 만들도록 주문했던 것입니다. 특별법입법추진을 해오다가 임기 마지막해인 2019년에 지나치게 서두르면서 원안을 대폭 수정해 통과시키는 바람에 왕경복원사업을 더 어렵게 만들었다고 비판 받고 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약속한 대로 2026년까지 왕경복원이 완성될 수 있도록 혼신을 다하시고 특별법을 수정한 후 다시 추진해 주시기 바랍니다.

#5선 의원을 지낸 정치원로로서 앞으로 경주 고향을 위해 할 역할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저는 일을 보고 못 참는 버릇이 있습니다. 지난 10여 년 동안 해왔듯이 세계수도문화연구회 이사장으로 천년고도 경주를 실크로드의 출발이자 종착지라는 점을 널리 알리기 위해 연구하고 국제적인 포럼활동을 지속, 경주를 명실공히 국제 관광도시로 발전시키고 싶습니다.

아울러 경주소멸위기 대책위원회 활동을 지속해 나가려 합니다. 그 일환으로 작년에 신청조차 못한 신재생 에너지 복합 타운도시 지정에 대해, 다시 혼신을 다할 계획입니다. 정부에서 6월 말까지 신청 받고 7월말까지 도시하나를 더 결정 하겠다고 했으니 아주 시급한 일정입니다. 저와 함께 활동하는 경주 추진위원회 30여명은 5월 1일 안동도청을 방문, 이철우 지사를 만나 이 문제를 다시 논의할 예정입니다. 이번에는 김석기 국회의원과 주낙영 경주시장이 함께 협조하여 ‘에너지산업융복합단지’ 지정을 받아내야 합니다.

#출마 당시 경주대 교수협의회와 시민단체 등에서 반대 성명을 내기도 했는데요. 경주대 발전에 대해 복안이 있으신지요?
많은 분들이 저의 대학운영에 대해 오해하고 계십니다. 법원에서도 저의 손을 들어 학교를 저에게 돌려주어야 한다고 판결했지만 재심이 진행되고 있지요.

경주대뿐만 아니라 지방 대학이 어려운 것은 자연인구의 감소로 학생수가 현격히 줄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학생들의 수도권 집중현상이 가중되었고요. 경주대를 제대로 살리기 위해서는 아프지만 구조조종을 단행, 아직까지 지원이 많은 학과들로 집중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교수협의회나 시민단체들은 이런 현실을 도외시 하고 시립대학교로 추진한다거나 전체 학과를 다 살릴 수 있는 것처럼 말씀하시는데 그것은 교수님들의 바람일 뿐, 그렇게 하는 것은 그렇지 않아도 모자라는 경주시 재원을 축내는 일이고 오히려 학교를 빨리 없애는 결과로 치달을 것입니다.

저는 이제 사심이 없습니다. 제가 대학설립 때 단 한 분의 교수님께도 다른 대학에서 횡행하던 대학발전기금이니 뭐니 해서 돈 받은 적 없을 만큼 공정하게 훌륭한 교수님들을 모셔 왔습니다. 그런 마음이 지금도 여전함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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