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최대 한우 생산지에서 밀려난 경주

매년 농가와 사육두수 감소, 농가 대형화로 경쟁력 높여야

이필혁 기자 / 2020년 06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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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도내 최대 한우 생산지 지위를 지키던 경주가 1위 자리를 상주에게 내줬고 격차도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경주시에 따르면 최근 5년간 한우 농가 수와 사육두수 모두 감소했다.

경주지역 농가 수는 지난 2015년 3895호에서 2016년 3688호로 줄었으며 2017년 3571호, 2018년 3345호, 2019년 3172호 등으로 매년 감소했다. 사육두수 역시 마찬가지다. 경주지역 한우 사육두수는 2015년 6만8487두, 2016년 6만5679두로 도내에서 가장 많은 두수를 기록했다. 하지만 2017년 6만4533두로 상주시(2017년 6만4774두)에 추월당한 후 2018년 6만4277두, 2019년 6만3844두로 매년 감소하고 있다.

반면 도내 한우 생산 1위를 차지한 상주시는 농가수가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사육두수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상주시에 따르면 2015년 한우 사육 농가는 2059호에서 2016년 1999호, 2017년 1957호, 2018년 1916호, 2019년 1881호로 매년 감소했다. 하지만 사육두수는 2015년 6만3102두에서 2016년 6만3691두로 증가했으며 2017년에는 6만4774두로 경주를 능가했다. 이후 2018년 6만8133두로 증가했고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7만여 두(7만632두)를 넘어섰다. 경주와 상주 모두 농가수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상주의 사육두수 증가는 전업농 증가와 대형화 덕분이다. 상주의 농가 당 사육두수는 지난해 기준 평균 37두로 경주 20두보다 85%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주시 축산과에 따르면 “상주는 전업농 중심으로 농가가 재편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경주는 아직 부업농이 많이 남아있는 상황이다”면서 “사육기반 관점에서는 번식농가인 부업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주는 도시화 진행으로 신규 축사 건립이 어려운 측면이 있어 전업농, 대형화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고 말했다.

-경북 한우 산업, 대형화와 브랜드 가치 높여야
 최근 한국은행 포항본부가 발표한 ‘경북지역 한우산업의 현황과 과제’에서 지역 한우 산업의 성장을 위한 전제 조건이 포함돼 관심이 쏠린다.

한국은행 포항본부는 향후 수입 소고기의 관세양허가 기한이 도래하더라도 생존에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수 있는 정책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보고서를 작성했다.

포항본부에 따르면 경상북도는 우리나라 한우 사육의 10대 주산지 중 4개 지역을 보유한 국내 최대 한우 생산지역이라고 밝혔다. 경북도는 2018년 기준 전국 축산농가의 약 17%(축산농가수 기준)를 보유하고 있는 국내 최대 축산생산 지역이라 밝히며 한우 사육두수 기준 전국 시군별 10대 주산지 가운데 4개 지역(상주 2위, 경주 3위, 안동 6위, 영주 10위)을 보유하고 있는 등 한우 산업의 대표 지역이라 강조했다.

반면 중·소형 규모의 농가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규모의 경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포항본부에 따르면 경북도내 한우 농가는 대부분 50마리 미만의 소·중형규모로서 100마리 이상 사육 비중은 8.2%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경기 10.4%, 제주 14.6%, 전북 11%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모의 경제를 기대하기 어려운 형국이라는 것.

포항본부는 “한우산업의 경우 사육두수가 많을수록 부가가치가 높다”면서 “경북 한우산업도 대규모, 대형화 등을 통한 원가절감이 과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00년 이후 전국적으로 축산 농가는 줄어들고 있지만 경북도의 감소 폭은 상대적으로 작았다. 이는 다른 지역들이 축산농가 통합 등 규모의 경제를 시도해 왔던 것과 달리 영세성을 계소 고수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경북도 한우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브랜드를 통합해 가치를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경북도가 보유한 한우 브랜드 수는 2019년 기준 15개로 경남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은 상황이다. 전국에서 지역마다 다양한 한우브랜드가 경쟁을 펼치자 통합브랜드 추진이 활발해졌다. 경기도의 경우 2012년 이후 브랜드수가 30개에서 14개로 16개가 감소했다. 전라남도 역시 브랜드 수가 2012년 22개에서 2019년 7개로 15개가 줄어들었다. 이 기간 전국 한우 브랜드 수는 152개에서 118개로 감소하며 통합브랜드 추진이 진행되고 있다.

포항본부는 “도내 한우의 전국적인 판매촉진과 축산 제1지역으로서의 위상을 유지, 강화하기 위해서는 시군별로 흩어진 브랜드를 통합해 경북 대표브랜드로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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