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우철 동작경찰서장, 범죄-수사보다 예방 우선, 문화 경찰의 모범 !!

강연으로 범죄예방
7번 도로 교통사고 사망 줄인 게 경주에서 가장 큰 보람
경주경찰들 모두 고마워

박근영 기자 / 2020년 07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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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작구 경찰서장 양우철 총경.

대학생활이나 직장생활로 한 번 고향 떠나면 대부분 난 곳에서 살고 고향으로 돌아가기 힘든 것이 일반적인 세태다. 그만큼 자기 생활터전이 단단해져서 옮겨 살기 힘들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일반성을 깨고 무려 세 번이나 고향에서 근무한 경주 고위직 경찰간부가 있으니 그가 바로 서울 동작구 경찰서장 양우철 총경이다.

“경찰대 졸업한 1988년, 첫 근무지가 경주였지요. 전투경찰대 작전관으로 부임해 2년 간 근무했고 2007년에 다시 경주교통정보과장으로 발령 받아 2년 근무했습니다. 가장 최근 경주 근무는 경주경찰서장으로 지난 2016년 12월부터 2년 동안이었습니다”

양우철 서장은 다른 경주출신 경주경찰서장과 달리 미리 2번이나 경주 근무 경험이 있어 경주경찰서 지역 경찰들과 친숙한 상태에서 경찰서장 임무를 수행할 수 있었다고 술회한다.

“고향 시민들을 위해 어떻게 하면 제 역할을 좀 더 충실히 할 수 있을까 궁리하다 딱딱하고 살벌하게 보이는 경찰업무를 친근하고 따듯하게 주민들과 공유해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학교와 노인대학 등을 다니며 강연활동을 하게 됐습니다”

이를테면 학교에서는 ‘학교폭력’의 사례를 들어 어떤 것이 학교폭력에 해당하고 어떤 벌을 받고 있으며 학교 폭력으로 벌 받는 학생들이 얼마나 후회하고 있는지, 폭력의 해로움과 후유증이 얼마나 큰지 등의 이야기를 학생들에게 들려줌으로써 학생들을 바른 길로 이끌었고 노인대학에서는 노인들을 상대로 한 교묘한 보이스 피싱을 사례별로 알려드림으로써 보이스 피싱 피해를 사전에 줄일 수 있었다는 것이다.

“경찰업무의 상당부분이 사건 사고 후 수사에 집중되어 있지만 현대적 의미의 경찰상은 사건을 미리 예방하는 것에 점차 무게를 더해가고 있습니다. 제 강연이 그런 의미에서 매우 적절하고 효과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양우철 서장의 임무에 대한 이런 마음가짐은 경주경찰서 부임 전까지 사고 다발지였던 7번 국도의 교통사고를 현격히 줄인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양서장이 부임하기 전에는 연평균 200명 가깝던 사망사고가 부임 후 56명으로 줄어들었는데 이것이 경주 경찰서장 근무에서 가장 보람 있는 일이었다고 회고한다.

“지금도 마찬가지인 듯합니다만, 제가 경주에서 근무할 당시에도 한수원과 원전 관련 갈등, 기타 노사관계의 악화로 인한 갈등이 자주 있었습니다. 이로 인한 충돌을 효과적으로 방지하고 안전하게 행사를 끝낼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했습니다”

양우철 서장은 이런 현장 관리를 비롯, 전반적으로 대과없이 경주경찰서장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전방위에서 면밀히 임무를 수행하고 마음으로 협조해준 경주경찰서 관내 경찰들에게 고마움과 안부를 전했다.

“동작경찰서는 위치상 서울의 심장 같은 곳입니다. 특히 이곳에 부임하면서 ‘국가의 정신’과 ‘충성’에 대한 의미를 자주 되새기곤 합니다”

양우철 서장은 동작구에 ‘국립현충원’이 있고 이곳에서 국가적 추모행사가 자주 열리고 여야 정당을 비롯한 정당행사들도 수시로 열려 이에 대한 경호 및 안전관리가 중요한 임무 중 하나라고 소개하며 국립현충원을 방문할 때마다 국가에 대한 경건한 마음들이 강화된다고 고백한다. 마침 동작구 관내에 우리나라 경찰시험을 대비한 주요 학원들이 밀집해 있어서 경찰의 현재와 과거와 미래가 모두 공존하는 곳이 동작구라 소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뜻밖의 운명론을 불쏙 꺼낸다.

“노량진동에 ‘사육신묘’가 있습니다. 사육신(死六臣)의 처형 후 그 시신을 수습한 분이 생육신(生六臣) 중 한 분인 김시습 선생이고 이 김시습 선생이 시신 수습 후 은거한 곳이 경주 ‘금오산’이잖아요? 여기서 쓴 한문소설이 ‘금오신화’고요!”

다시 말해 자신이 경주경찰서에서 동작경찰서로 온 당위성이 역사 속에 내재해 있다는 주장이다. 굳이 그 말을 인용하지 않아도 동작경찰서에는 ‘경주출신 서장’의 은근한 경주 자부심이 녹아 있었다. 특히 경찰서 본관 옥상으로 통하는 계단 끝에 성덕대왕신종에서 탁본한 ‘비천상’이 걸려 있어 단연 눈길을 끈다. 경주경찰서장 재임 중에 지인으로부터 선물 받은 것인데 사적으로 가지고 있기보다 동작서에 걸어두고 작게나마 경주를 알리는 것이 더 나을 것 같아 이곳에 전시해 두고 있다는 것.

집무실에는 역시 경주출신인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 장관이 써준 ‘무장무애(無障無礙)’라는 족자가 걸려 있다. 정종섭 장관시절 경찰쪽 치안 비서관으로 장관실에서 근무한 인연의 산물이다. 자신을 찾는 민원인들에게 줄 선물로는 ‘신라인의 미소’가 찍힌 간편 휴대용 시장바구니를 준비해 두고 있었다. 이런 경주사람다운 이면에는 동작서에서 실행한 문화내치의 면면들 또한 무시할 수 없다.


-‘국가정신’ 생각하는 동작서 생활, 열악한 업무환경 문화로 개선, ‘미스트롯 가수 김소유’ 동작구 홍보대사로 추천도 !

“동작서는 다른 관서에 비해 근무여건이 다소 열악한 편입니다. 부지도 좁고 사무공간도 낡고 좁아 근무환경이 처지는 편이지요”

그런 환경을 ‘문화’로 극복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 판단한 양우철 서장은 가장 먼저 본관 옥상에 휴게실을 설치하고 옥상으로 통하는 계단에 경찰관들이 직접 찍은 사진을 비롯 관내 사진가, 서예가 및 예술관련 인물들이 기증한 작품들을 설치해 단순한 계단을 문화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 이밖에도 늘 비 맞으며 근무하는 의경들을 위해 부스를 만들고 여러 가지 시설을 개선하는 등 내치행정을 편 결과 지난 해 31개 서울 관내 경찰서 중 근무만족도 5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마침 함께 오른 옥상 휴게실에서 양우철 서장이 한참 공사 중인 넓은 부지를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저곳이 바로 노량진 수산시장이었습니다. 제가 동작서에 부임했을 때 한창 노량진 수산 시장이 새로 건설되는 신축건물로 옮기는 와중이어서 여러 가지 갈등상황들이 심각하게 대두되어 있었습니다. 서장 부임하고 난 후 이런 갈등들을 잘 관리해서 무사히 이전하도록 도운 것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동작구에는 특히 3개 종합대학과 이 대학에 등록한 외국인 학생 및 외국인 근로자들이 많아 이들이 안정감을 가지고 체류할 수 있도록 각별한 정책을 쓰고 있다. 이것은 경주 경찰서장 재직시의 업무와도 연장되는 것으로 양서장은 외국인으로 구성된 자율방범대를 확대개편하고 지원하여 구내 체류 중인 외국인들에게 소속감과 자존감을 높여주는데 역점을 둔다고 소개한다.

“쉽게 생각해보면 시민이 경찰이고 경찰이 시민입니다. 외국인도 마찬가지고요. 수사가 당연히 중요하지만 그 이전에 예방하는 것이 더 필요합니다. 진정한 경찰상은 범죄에 대해서 엄정할 뿐 시민들에게는 친밀하게 다가가는 것이라 믿습니다”

내남면 출신인 양우철 서장은 경주고등학교 2학년 때 학교로 찾아온 경찰대학교 진학 선배들을 보면서 ‘나라를 위해 봉사하고 싶다’고 다짐, 그때부터 흔들림 없이 경찰대학교 진학을 위해 공부했고 마침내 목표를 성취, 지금까지 33년의 경찰생활을 수행중이다. 양우철 서장이 특히 인상적인 것은 바쁜 와중에 일상적인 공직자들이라면 오히려 멀리하는 경주 관련 향우회와 동창회 등에도 자주 참여하며 함께 봉사하는 친근한 향우로도 잘 알려져 있다는 점이다. 이 역시 경주에서 태어난 경주인으로서의 의무를 다하고 싶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일!!

문화를 사랑하고 출향인사들 모임에 적극적이다보니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하나 만들어졌다. 미스트롯으로 유명해진 가수 김소유 씨의 펜클럽 회장이 경주출신 손원호 세무사로 양우철 서장의 경주고 한 해 후배다. 손원호 씨가 양우철 서장에게 김소유 씨가 동작구에 사는데 동작구 홍보대사를 하면 어떻겠느냐고 제안, 이를 들은 양서장이 이창우 동작구청장에게 다시 제안해 김소유 씨가 지난 7월 9일 진짜 동작구 홍보대사로 위촉되었던 것.

“세대가 젊어질수록 향우회나 동창회 후배들이 줄어들어서 안타깝습니다. 후배들의 고향에 대한 애정과 선배들의 후배사랑이 더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또 출향인들이 막연하게 고향에 대한 마음만 키울 것이 아니라 비록 작아도 구체적으로 고향을 도울 수 있는 일들을 해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물론 저도 기꺼이 참여하겠습니다”

경주출신이어서 다른 지역 출신들에게 비해 문화적 혜택을 고루 누렸다며 경주에 대한 태생적 고마움을 강조하는 양우철 서장. 상명하복과 계급이 절대적인 위력을 발휘하는 경찰계에서 범죄에 엄정한 반면 미래 지향적으로 진일보한 문화경찰의 모범으로 보여 든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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