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원전 맥스터 증설 의견수렴결과 24일 발표

재검토위, 조만간 권고안 작성해 산업부 제출 예상

이상욱 기자 / 2020년 07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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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성원전 맥스터 증설 여부를 사실상 결정하는 주민의견 수렴 결과가 24일 발표된다. 사진은 원전 내 맥스터 전경.

월성원전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시설(맥스터) 증설여부를 사실상 결정하는 시민참여단 의견수렴 결과가 24일 발표된다.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재검토위)는 지역 의견수렴을 주관한 지역실행기구와 공동으로 24일 오전 10시 감포읍복지회관에서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재검토위는 지난 22일 제31차 회의를 열고 월성원전 지역 상황 등을 감안해 조사결과를 신속하게 발표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재검토위는 의견수렴 결과 발표 후 월성원전 맥스터 증설 관련 정부 권고안을 작성할 계획이다.
작성한 권고안은 정부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에 제출하게 된다.
산업부는 재검토위의 권고안을 바탕으로 맥스터 증설여부에 관한 정책을 최종 결정한다.

맥스터 증설이 확정된다면 한국수력원자력은 이에 대한 공작물 축조신고를 경주시에 하게 되며, 신고가 수리되면 행정절차는 마무리된다.

재검토위가 지난 2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조만간 맥스터 증설여부 권고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고, 경주시에 주민의견수렴 결과를 서둘러 제출해달라고 요청한 점 등을 비춰보면 정부 권고안 제출은 이달 내 이뤄질 전망이다.

경주시는 지난 21일 월성원전 지역실행기구로부터 시민참여단 의견 수렴 결과를 확인하지 않고 밀봉된 채 재검토위에 제출했다. 앞서 20일엔 지역실행기구도 결과 확인 없이 경주시에 전달했었다.
재검토위와 지역실행기구는 지난 18일, 19일 지역주민을 대표해 선정된 150명의 시민참여단을 대상으로 실시간 원격 화상회의 방식의 종합토론회를 열고 맥스터 증설 관련 설문조사를 완료했다.
이들 시민참여단은 지역 주민 중 무작위로 3000명을 선정한 뒤 참여의사를 밝힌 주민 가운데 지역·성병, 연령 등을 고려해 최종 150명을 선정했다.

시민참여단은 지난달 27일부터 오리엔테이션과 3주간 숙의학습 과정을 거쳤다.
제출된 시민참여단 의견수렴 결과에는 세 차례에 걸쳐 진행된 설문조사 결과가 담겨 있다.
이들이 숙의과정 전, 중간 토론회 진행 후 최종 토론 진행 후 등 세 차례 실시한 설문조사의 결과다.
이에 따라 맥스터 증설 찬성, 반대 비율이 결정된 설문조사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시민참여단의 결과만으로 맥스터 증설 여부를 곧바로 결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재검토위 권고안 작성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맥스터 증설 반대 의견이 많으면 정부와 한수원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월성원전 맥스터는 지난 1분기 기준 포화율은 97.6%에 이른다. 한국방사성폐기물학회가 내놓은 연구결과에 따르면 맥스터는 2022년 3월 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수원은 맥스터 증설 작업에 19개월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며 8월에는 착공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공론화 끝났지만 갈등의 불씨는 여전
월성원전 맥스터 증설 여부를 결정짓기 위한 시민 공론화 절차가 마무리되고, 그 결과도 곧 나올 예정이지만 이를 둘러싼 갈등은 여전히 남아있다.
경주지역 시민단체와 탈핵단체 등이 공론화 과정을 두고 공정성이 결여됐다며 반발하고 있어서다.
월성원전 핵쓰레기장 추가건설 반대 경주시민대책위를 비롯한 탈핵단체는 지난 18일 경주역 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졸속 공론화를 강력히 비판했다.

이들 단체는 시민참여단 대상 종합토론회가 화상회의 방식으로 진행한데 대해 “사용후핵연료 문제는 복잡한 사안인데도 각각의 집에서 온라인을 통한 토론회로 의견을 수렴한 것 자체가 무리가 있다”면서 “질의응답 시간이 짧아 분임조 가운데 질문을 아예 하지 못한 조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산업부와 재검토위, 지역실행기구가 추진한 공론화는 졸속 공론화로 향후 반대 활동을 이어나갈 것을 천명했다.

재검토위와 지역실행기구가 반대단체와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화상회의로 진행된 종합토론회로, 겉으로는 충돌 없이 공론화가 끝났지만 여전히 갈등의 불씨를 남겨두고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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