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난, ‘예나 지금이나’ 풀어야 할 난제였다

자동차 대수 작았던 32년 전에도 주차난은 심각
주차공간 확보 등 노력에도 부족하긴 ‘마찬가지’
대형환승주차장 등 주차공간 확대 추진에 ‘기대’

이상욱 기자 / 2022년 05월 0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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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지 제16호 신문에서 ‘주차전쟁에 몸살 앓는 도로’라는 제목의 기사로 당시 경주시의 주차난 현실을 지적했다.

예나 지금이나 시내권과 관광지 등지에서의 주차난과 교통 혼잡은 풀어야 할 난제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늘어나는 자동차와 경주를 찾는 관광객이 크게 증가했지만 주차공간은 한계를 드러내고, 도로 확충 등 기반 시설 조성은 이를 따라가지 못했던 것.

지금부터 32년 전인 1990년 2월말 기준 경주시와 경주군의 등록 자동차 대수는 각각 9435대, 4234대로 모두 1만3669대였다.

2022년 3월말 기준으로는 모두 14만8488대로 32년 만에 등록 자동차 대수는 11배 가까이 늘어났다. 그러나 자동차 대수가 지금과 비교해 얼마 되지 않던 시절에도 경주시의 주차난은 심각했던 것으로 확인된다.

본지가 지난 1990년 3월 30일(제16호) 발행한 신문에는 ‘주차전쟁에 몸살 앓는 도로’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당시 경주시의 주차난 현실을 고발했다.

기사 본문에는 ‘매년 차량은 급증하지만 도로는 그대로다. 도로뿐 아니라 자동차가 주·정차할 수 있는 공간 역시 차량 증가 추세에 미치지 못한다. 앞으로도 차량은 계속 늘어날 추세이고 보면 이제 도로 및 주차난의 심각성이 경주에서도 남의 일 같지 않게 실생활에 불편을 끼칠 것이 자명하다’며 주차난을 예고했다.

이어 ‘매년 급증하는 자동차를 주·정차시킬 수 있는 공간은 얼마나 확보돼 있는가?’라고 질문을 던지며, 경주시 노상주차장의 주차 가용면적과 실태에 대해 분석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당시 경주시의 노상주차장 거리는 1984m로 주차대수가 410여대 정도다. 그리고 그해까지 노상주차장 길이를 1837m 정도 확장할 계획으로 340대의 주차공간을 추가 확보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등록된 자동차 대수에 비해 주차능력은 역부족이라고 지적했다. 또 노상주차장은 대부분 기존 도로 위에 선을 그어 간이주차장으로 사용하는 실정이어서 차량통행 불편과 보행자의 위험성 또한 크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상가 주변의 불법주차 문제 역시 심각성이 오래전부터 지적돼오고 있다고 했다.
당시에는 주차단속을 경찰서에서 실시했는데, 하루 단속되는 교통사범 250여건 중 90%가 주차위반이었다. 그 가운데 외부 차량이 3분의 1이고, 나머지 대부분이 경주시·군 등록 차량이었다고 한다. 단속에 걸린 운전자들은 주차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채 마구잡이식 단속을 펼치고 있다고 불만을 털어놓기도 했다.

또 보행자들의 불만도 높았던 것으로 전했다. 밀려드는 차량과 불법주차로 인해 도로 복판을 걷거나 주차 차량을 피해 이리저리 불편한 보행을 해야 하는 실정이었다는 것이다.

기사는 결국 한정된 도시 구조상 새로운 주차 공간을 설치하는 것은 어렵다는 결론에 도달했고, 운전자들의 차량 이용 자제 및 현명한 시민의식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행정당국의 운전자에 대한 의식 개혁 홍보와 시민 개개인의 양보, 주차질서 확립만이 주차난을 풀 수 있는 열쇠라고 강조하며 기사를 마무리했다.

↑↑ 제17호 신문에는 보문관광단지 내 주차 공간 부족 및 행락질서 문제 등을 보도했다.

-관광지 주차난 및 행락질서 문제 제기도
도심 지역 주차난 문제에 이어 1990년 4월 6일(제17호) 발행신문에는 ‘관광지 무색, 행락질서 엉망’, ‘주차시설 확보 등 근본대책 마련 필요’라는 제목과 부제의 기사도 실렸다.

벚꽃이 절정을 이루면서 주말 7000여대 이상의 차량과 5만명 이상의 관광객들이 보문관광단지로 몰려들어 교통난이 발생하자 주차장 확보가 시급하다는 내용이었다.

당시 기사를 통해 본 현상들은 이랬다.

1990년 4월초 벚꽃이 절정을 이루자 예년과는 달리 수많은 관광객들이 한꺼번에 경주를 찾은 것이다. 이에 행정당국과 보문단지 내 호텔 등은 뒤늦게 가용인력을 총동원해 차량 유도에 나섰지만, 근본적으로 부족한 주차시설 때문에 혼란의 해소에는 큰 도움을 주지 못했다고 전했다.

특히 차량들이 1시간 이상씩 정체되는가 하면, 차량 행렬에 떠밀려 아예 관광을 포기하고 돌아나가는 촌극을 빚기까지 했다는 것.

이 같은 기사에서 당시 교통난이 지금보다 더 심각했던 것으로 짐작된다.
또 야간에는 보문단지 일대 산책로 등지에 관광객들이 버린 쓰레기들이 널려 있고, 고성방가와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퇴폐행위 등도 발견돼 관광 질서의식의 부재를 지적하기도 했다.

↑↑ 제425호 신문에서 도심지역의 화랑로의 교통 혼잡 및 주차 문제에 대해 보도했다.

-다시 제기된 도심 내 주차난 문제
1999년 7월 22일자(제425호) 신문에도 경주 도심의 화랑로(경주역↔아래시장) 일대 주차난과 교통난에 대한 기사가 나온다.

당시 경주시가지 중심지역으로 차량 통행이 가장 많은 화랑로는 시민들의 무절제한 도로변 주차로 잦은 교통 혼잡이 발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일대 도로의 불법주차로 인해 각 구간마다 차가 밀리고, 갑자기 차선을 변경하는 탓에 사고위험도 높다는 것이다. 또 장날인 경우 인도를 통행하는 시민들의 불편 뿐만 아니라 노점상들이 주차한 차량까지 겹쳐 거대한 주차장으로 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경주시는 주차단속을 하고 있지만 인력부족으로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주차단속을 하고 나면 바로 그 자리에 다시 주차하는 등 시민들의 올바른 주차문화 정착이 시급하다고 꼬집었다.

-본지를 통해 본 경주시 등록차량 증가는?
본지 1990년 3월 30일자(제16호) 신문에는 그해 2월 28일 기준 경주시 등록차량이 관용 164대, 자가용 8093대, 영업용 1178대 등 총 9435대로 확인된다. 경주군에는 4234대로 경주시·군에 등록된 차량은 모두 1만3669대다.

경주군을 제외한 경주시의 경우 1984년 3279대, 1985년 3700대, 1986년 4291대, 1987년 5355대, 1988년 6816대, 1989년엔 9086대로 매년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1999년 7월 22일자(제425호) 신문에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경주시(시·군 통합 이후) 등록차량은 승용차 5만2384대, 승합차 4902대 등 총 ‘7만4424대’였다.

1990년 2월말 경주시·군의 등록차량대수 1만3669대 대비 약 5.4배 증가한 것이다.

2022년 3월말 기준으로는 관용 590대, 자가용 14만3309대, 영업용 4589대 등 총 ‘14만8488대’로 1990년 2월말 대비 약 11배 증가했다.

↑↑ 제1498호 신문에는 오는 2023년 완공예정인 황남동 대형환승주차장과 관련한 기사를 보도했다.

-눈에 띄는 주차 공간 확보 성과 계속돼야
이 수치대로라면 과거 경주지역 내 자동차대수가 현재보다 현저히 작았지만, 주차문제는 오히려 심각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는 부족한 주차 공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업들을 과거부터 추진해온 결과라는 분석이지만, 아직까지도 시민과 관광객들의 불편을 모두 해소하기엔 부족한 실정이다.

관광시즌 주말이면 주요 관광지의 도로는 주차장을 방불케하고, 특히 황리단길과 동부사적지 인근은 주차 공간 확대에도 불구하고 부족하긴 마찬가지.

이 같은 상황에서도 주차난 해결을 위한 사업이 추진 중이어서 시민과 관광객들의 불편해소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경주시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2021년까지 3년여 동안 주요 관광지와 도심 곳곳에 공영주차장 2760면을 확보했다.

2018년 하반기부터 2020년까지 신설된 주차장은 마을공용주차장 15개소 515면, 동천동 주차타워 242면, 문화재 주차장 2개소 403면 등 공영주차장 총 1160면이다.

또 지난해는 건천읍, 내남 부지리 천면, 서천둔치, 쪽샘지구 등 공영주차장 13개소에 주차면수 1600면을 조성해 운영 중 이다. 이에 따라 총 2760면의 주차 공간을 확보한 것이다.

이에 더해 오는 8월경이면 경주중심상가 주차타워 조성사업이 완료될 예정이다. 이곳은 지상 2층 높이에 3단 주차 방식으로 주차면수는 209면 규모다.

또 신경주역 공영주차장 450면과 마을공용주차장 10개소 220면 등 공영주차장 670면도 올해 완공될 예정이다.

특히 기대를 모으는 것은 2023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 중인 주차 공간 1100면 규모의 황남동 대형환승주차장이다. 주차장과 함께 BIS(버스정보시스템)단말기, 공공와이파이 등의 편의시설을 갖춘 버스승강장과 택시승강장도 들어선다.

이들 공영주차장이 완공되면 황리단길을 포함한 주변 관광지의 교통정체와 주차난이 크게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과거부터 이어져온 고질적인 주차난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여기서 멈춰서는 안 된다는 것이 중론이다.

본지 기사에서 알 수 있듯이 과거부터 지금까지 매년 자동차 수가 증가하고 있고, 이에 따른 주차난과 교통 혼잡은 앞으로도 끊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해 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가장 기초적인 시설인 주차장 확충은 더욱 필요하다는 것이다.

행정당국이 지역 내 자동차수와 관광객 추이 등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함께 적극적인 행정으로, 주차난과 교통 혼잡에 따른 시민과 관광객들의 불편을 해소해주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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