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화여중’ 2년 연속 탄소중립 시범학교 선정

학생들에 자연의 소중함 일깨워

엄태권 기자 / 2022년 05월 12일
공유 / URL복사
↑↑ 조규화 교사와 학생들.

2021년 교육부, 환경부,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 산림청, 기상청 등 6개 정부부처는 학생들에게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고 탄소중립 실천역량을 함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학교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관계부처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에 따라 전국 초·중·고등학교에서 신청을 받아 ‘탄소중립 중점학교와 시범학교’를 선정해 다양한 지원과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경주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근화여자중학교가 ‘탄소중립 시범학교’로 선정돼 학생들에게 자연의 소중함, 탄소중립 실천을 위한 방법들을 가르치고 있다.

근화여중의 조규하 교사는 2년째 탄소중립 시범학교 프로그램을 맡아 공모 신청부터 교육까지 담당하고 있다.

조규하 교사는 어린 시절부터 자연을 좋아했고 최근에는 기후변화와 환경, 자연에 대한 것을 학생들에게 알려주고자 ‘탄소중립 시범학교’ 공모에 신청하게 됐다고 전했다.

특히 학교의 지원도 한몫을 했는데 평소 환경에 관심이 많은 김정은 교장이 탄소중립 시범학교 공모에 전폭적인 지지를 하기도 했으며, 수업 중 학생들을 만나러 방문하기도 한다.

조규하 교사는 지금 진로활동 교육과 방과 후 활동을 통해 학생들에게 자연에 대해 가르치고 자연과 함께하는 방법 등을 공유하고 있다.

이번호에서는 근화여중 조규하 교사와 진로활동 반에서 자연을 배우고 있는 1학년 학생들을 만나 그들이 생각하고 있는 자연과 자연을 보호하는 방법 등에 이야기를 들어봤다.

↑↑ 상추 수확 체험을 하는 학생들.

■환경보호의 첫걸음, ‘자연과 친해지기’
조규하 교사는 진로활동반 학생들과 방과 후 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자연과 친숙해질 수 있는 방법을 가르치고 있다.

중학교 1학년, 아직은 어린 학생들에게 당장 종이컵, 물티슈 등 생활에 널리 쓰이는 편리한 일회용품들 사용을 하지 말라고 하기에는 쉽게 이해시키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는 일회용품을 줄이는 활동에 앞서 자연을 알고 자연과 어울릴 수 있는 활동들을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는 방울토마토, 올해에는 상추가꾸기와 맥문동 등 학교 내에서 숲과 텃밭 가꾸기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자연이 무엇인지, 자연이 우리에게 무엇을 주는지 등 자연에 대해 알고 친해져야 그들을 왜 보호해야하는지 이유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올해는 5번째 수업이라 아직까지 알려줘야 할 것들이 많지만 지난해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은 자연보호 실천을 조금씩 알아가고 실행하는 걸 볼 수 있었습니다. 이 수업이 당장 진로와 직접 연관되지 않는다고 볼 수 있지만 자연과 함께 할 수 있는 숲 해설사, 국립공원 근무자 등 직업도 소개하는 동시에 자연의 소중함과 자연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 갈 수 있는 괜찮은 수업이라 생각합니다”

특히 국립공원에서 숲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들이 잘 준비돼 있어 많은 도움이 된다고도 전했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등 기관에서 다양한 환경에 관한 교육자료를 제공하고 근무자들이 직접 방문해 학생들에게 환경의 중요성, 자연생태계에 대해 가르쳐 주기 때문이다.

또한 단순히 눈으로만 보는 실내 수업뿐만 아니라 현장에 나가 직접 보고 만지는 교육도 함께 진행돼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전했다.

“자연보호도 자연에 대한 관심이 있어야 가능하죠. 요즘 학생들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많은 정보를 취득하기에 왜 보호해야하는 지에 대해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 조규하 교사가 현장 수업에서 맥문동에 대해 학생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학생들에게는 새로운 경험

조규하 교사는 이러한 활동들이 지금의 학생들에게는 새로운 경험이라고 전했다.
과거 흙과 가까이 지냈던 세대와는 달리 포장된 길과 건물로 빼곡히 둘러싸인 곳에서 학생들이 자라나고, 많은 학업으로 인해 자연과 함께 할 시간이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학생들이 텃밭에서 키운 방울토마토는 물론, 오늘 직접 학생들이 수확한 상추를 집으로 가져가도록 했습니다. 처음 해보는 채소 수확에 재미와 보람을 동시에 느끼는 거죠”

조규하 교사의 말대로 학생들은 상당한 흥미를 느끼는 동시에 교육적인 목표도 조금씩 이루고 있다.
텃밭 현장 수업에서 만난 1학년 4반의 신가연·김리현 학생은 생각보다 재미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학교 안내장을 보고 수업에 신청했는데 처음에는 재미있을 거라고 크게 기대는 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식물에 이름표를 붙이고 식물을 키우는 활동과 국립공원사무소에서 직접 설명해 주는 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니 처음과는 다르게 나름 재미가 있었고 환경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됐어요”

1학년 3반에 재학 중인 서빈 학생은 환경문제에 대해 생각하는 동시에 친구들과 함께 활동할 수 있어 즐겁다는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평소에 생각하지 못했던 자연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고, 환경문제에 대해서도 생각을 하게 된 수업이었어요. 무엇보다 자연과 숲에 대해 배워가는 수업을 친구들과 함께 할 수 있어 더욱 재미있어요”

특히 학생들은 환경부에서 제공하는 ‘기후행동 1.5℃’ 애플리케이션으로 직접 탄소중립 실현 과제들을 스스로 확인하며 실천하고 있기도 하다.

조규하 교사는 수업 때 마다 잠깐의 시간을 내어 실천 방법들에 대해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실천에 따른 포인트를 확인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가장 쉽고 재밌게 접근하기 위해 만들어진 ‘기후행동’ 앱은 상당히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앱은 학생들이 잘 다루고 흥미도 가지고 있기에 예전처럼 앞에서 이래라 저래라 하는 방식과는 받아들이는 태도가 전혀 다르기 때문이죠. 저희 학교에서는 이 앱을 기준으로 탄소중립 실천을 많이 한 학생들에게 상을 주기도 합니다”

↑↑ 생각보다 재미있다는 소감을 전한 근화여중 학생들.

■학교구성원들과 함께하는 교내 행사
근화여중은 ‘탄소중립 시범학교’로 선정되며 다양한 환경보호 행사를 진행해 오고 있다.
지난해 처음으로 ‘탄소중립 시범학교’로 선정되며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공개수업을 진행했다.
공개수업에서는 탄소중립 시범학교에 대한 강의와 함께 학부모들과 학생이 함께 할 수 있는 화분 만들기를 진행하며 자연의 중요함을 알렸다.

올해에는 1월과 3월, 제로 웨이스트 실천 방법 중 하나인 ‘리필 스테이션’을 운영했으며, 지난달 22일에는 ‘지구의 날’ 캠페인을 펼쳤다.

‘지구를 보호하는 무공해 세제 나눔 행사’로 진행된 세제 리필 스테이션 운영에서는 학교 학생 및 학부모, 교직원 400여명에게 생분해도 99%의 세제를 나눠줬다.

또한 최근 진행한 ‘지구의 날’ 캠페인에서는 △고통 받고 있는 지구 묘사 포스터 제작 △스티로폼이 아닌 종이박스로 홍보용 보드 제작 등 친환경 활동을 진행하기도 했다.

조규하 교사는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자연에 대해 알리고 자연을 보호해야 하는 이유를 조금씩 자주 알리다 보면 이들이 자라나 환경을 생각하는 사회인으로 활동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주에서도 탄소중립과 관련해 관심을 가지는 학교들이 조금씩 늘어가는 것 같습니다. 자라나는 아이들이 환경에 대해 관심을 갖고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실천을 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이기도 하죠. 우리 어른 세대들은 아이들에게 자연에 대해 알려주고 자연보호를 실천할 수 있는 방법들을 정확하고 쉽게 설명해 줄 의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X
URL을 길게 누르면 복사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