꿩엿의 새로운 발견, 제조과정을 체험프로그램으로

전통을 지키고, 지역 농가와 함께 상생 발전하는 6차산업

이재욱 기자 / 2022년 08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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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월의 꿩은 제주도 전통건강식품인 꿩엿을 현대화·대중화 하기위해 지난 1995년 설립돼 지금까지 발전을 거듭해왔다.

인근 2곳의 꿩 도계장과 협약을 맺고 꿩 사육, 지역내 시설관리 업체 및 장비제조 업체들과 제조 시설 협력체계 구축, 꿩엿과 제주의 특산물인 감귤을 이용해 감귤조청, 귤잼, 제주감귤바다초잼 등 다양한 제품을 시도했고, 농촌교육농장 교육프로그램으로 지속적인 학생 고객 유치, 일반인 체험관광 및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사월의 꿩 농촌교육농장은 제주시 구좌읍 번영로 성불오름 입구에 자리잡고 있다. 강주남 대표는 부친의 가업을 이어 사월의 꿩을 운영중이다.

↑↑ 강주남 대표.

1995년 강대표의 부친이 처음 제주민속식품으로 문을 열고 꿩엿을 생산할 당시에 제주도내 관광상품은 희소했지만 2000년대에 들어오면서 제주도에서 다양한 관광상품들이 등장하면서 회사운영에 위기가 찾아왔고, 위기를 타파하고자 강대표는 제주도로 돌아와 사월의 꿩을 이어받으며 회사를 6차산업화시키는데 성공했다.

사월의 꿩은 직접 꿩을 직접사육하기도 하지만 이는 대부분 체험학스용으로 사육중이며, 사월의 꿩은 2차산업과 3차산업의 결합의 형태로 운영중에 있다.

꿩엿은 비영리 국제기구인 슬로푸드 국제본부의 ‘맛의 방주’에 선정되기도 했다. 맛의 방주에 선정되려면 특징적인 맛을 가지고, 특정 지역의 환경·사회·경제·역사와 연결되어 있으며, 소멸할 위기에 처해 있는 것을 보존하며 전통적 방식으로 생산되어야 한다.


#차별화된 상품 개발
사월의 꿩에서 만드는 제품은 기본적으로 꿩엿을 베이스로 하고 있다. 대표상품인 꿩엿은 국내산 꿩과 국내산 찹쌀과 맥아만을 혼합해 정성껏 고아내 부드럽고 달지 않아 담백한 것이 특징이다. 이런 꿩엿에 제주도의 특산물인 전복을 이용해 만든 전복엿, 감귤조청과 감귤잼, 감귤바다초잼 등 다양한 시도를 했고, 현재는 백도라지를 혼합한 백도라지 꿩엿이 대표 상품이다.

“꿩은 제주에서 지켜져야 할 중요한 자산이라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꿩엿을 많은 사람들이 접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제품개발에도 노력했습니다”

생산된 꿩엿은 유통 판매 과정에서도 지역내 여러채널들과 긴밀한 협력체계를 갖추고 있다. 당사 직판장을 통한 직접 판매를 실시하는 한편 공항내 소매점, 관광지 마트 등을 통해 다수의 관광객들이 꿩엿을 손쉽게 구매할 수 있는 채널 루트를 갖추고 있다.

↑↑ 학생들이 꿩을 관찰하는 모습.

#지역 농장과 계약
↑↑ 학생들이 직접 만든 꿩엿.
꿩은 야생성이 높고 알을 1년에 한 번, 4월에서 7월 사이 낳는다. 사육기간이 길고 생존율도 절반밖에 되지 않고, 다 커도 1kg도 안되고 뼈를 추리고 나면 고기는 거의 주먹만 하다.
사월의 꿩이 상품을 가공하는데 필요한 꿩은 1년에 3~4000여마리. 직접운영하는 사육장은 60여평 정도라 필요한 수량을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제주도내 꿩 농장과 협약을 맺어 필요한 꿩의 70%정도의 수량을 해소하고 있다.

나머지 30%는 꿩 도계장으로부터 병아리를 직접 구입해 사육해 상품생산량을 보충하고, 체험프로그램에 사용되고 있다.

제주도내에서 꿩을 사육하는 농장이 제주에서 두 곳이 전부였고, 이마저도 문을 닫는 농장들이 생겨 이제는 직접 꿩을 사육해 물량을 해결해야 할 상황에 놓여있다고 했다.

“제주도는 섬이라는 특성이 있어 해산물을 제외한 나머지 단백질 음식을 구하기 쉽지 않은 문제가 있었습니다. 꿩은 과거 열량과 단백질이 부족했던 시절, 영양식으로 보급된 제품으로 대표적인 세시음식이자, 효성과 자애의 음식으로 꿩엿은 제주인에게 귀한 음식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꿩이 아니더라도 대체할 수 있는 식품들이 많이 늘어나 꿩엿뿐만 아니라 꿩고기를 찾는 사람도 많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때문에 제주도에서도 꿩농장이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가장 비중이 큰 농장 한 곳이 있지만 언제 농장을 그만둘지 모르는 상황이라 이제는 필요한 물량을 맞추기 위해 직접 꿩을 사육해야 할 상황까지 왔습니다”

↑↑ 외국인관광객들이 꿩엿만들기 체험을 하고있다.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
↑↑ 사월의 꿩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해 학생들에게 만족도가 높다.
사월의 꿩은 2013년 농촌진흥청 농촌교육농장으로 선정되어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예로부터 귀한 음식으로 사랑받으며 만들어 먹었던 제주의 전통음식을 유치원생은 물론 초·중·고생들의 교과 과정과 연계한 교육프로그램으로 발전시켰다.
직접 꿩을 사육하고, 농장을 방문하는 방문객들에게 꿩의 한 살이를 직접 설명해주고 꿩 한 마리에 한줌도 안되는 꿩고기로 엿을 고아내는 과정을 보고 학습하는 프로그램을 실천하기 시작했다.

꿩엿을 만드는데 걸리는 시간은 꼬박 일주일이 걸린다. 꿩엿을 만들기 위해 찹쌀을 끓이고, 끓인 찹쌀에 엿기름을 넣어 당화시킨다. 당화를 한 뒤 이를 여과해 여과된 액만 하루동안 푹 고아 농축시킨다. 농축이 거의 다 되었을 때 꿩고기를 넣는다. 이때 마지막에 고기를 넣는 것은 고기가 질겨지지 않기 위해서다. 이런 과정을 체험프로그램화 했기에 방문자들의 만족도가 높았고, 재방문율도 높았다.

이후 프로그램의 다양화를 위해 꿩엿을 활용한 스프레드, 피자, 쌀강정, 수제아이스크림, 꿩깃털로 책갈피와 연필만들기, 꿩 먹이주기 등 프로그램을 늘렸다.

사월의 꿩은 현재 체험형 프로그램에서 치유형 프로그램을 준비중에 있다. 치유농업을 통해 코로나19로 줄어든 체험방문객 회복을 하겠다는 것이다.

#귀농·귀촌을 생각하는 이들에게
↑↑ 꿩 깃털로 만든 책갈피.
강 대표는 귀농·귀촌을 생각하는 이들에게 ‘농업을 선택할 것이면 쉬운 길은 없다’, ‘농업도 세대를 이어가야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취업의 도피처로 농업을 선택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해보고 안되면 그만’이지라는 마음으로 시작하면 무조건 실패합니다. 특히 이제부터의 농업은 융복합형 농업, 치유농업 등 새로운 트렌드로 빠르게 변화되고 있습니다. 그 변화를 빠르게 따라가야 농업도 발전하고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이제는 부모세대에서 씨를 뿌리고, 자식 세대에서 수확하고, 그 후세에서 융복합해야만 농업이 살아남을 수 있는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농업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이점을 생각하고 쉽게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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