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배려가 반가운 자전거길 응급상자

하남시, 서울 지난 1km 지점 약품과 밴드 등

박근영 기자 / 2022년 09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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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강 자전거길에 하남시가 마련한 응급상자.

경주는 오랜 기간 자전거 천국이었다. 가장 많은 자전거를 보유했던 1980년대에는 경주시가 온통 자전거로 북적거릴 정도였다. 지금도 유적과 유적 사이가 가까운 경주의 특성상 자전거 여행이 매우 적절하고 이를 증명하듯 고속버스 터미널 주변에는 자전거 대여점이 많이 늘려 있다.
그런가 하면 경주는 자전거 도로도 다른 도시에 비해서는 잘 깔려 있는 편이다.

인도와 자전거길의 구분이 미흡한 길이나 지나치게 좁은 길, 포장이 제대로 되지 않아 울퉁불퉁한 길이 많은 등 아직 손볼 곳은 많지만 시내에서 중요한 유적지로 가는 길에는 자전거길이 대부분 놓여 있다.

서울의 경우 한강을 축으로 한강에 합류되는 샛강을 따라 자전거길이 발달해 있다. 특히 한강에서 하남을 통해 경기 서부와 경기 남부로 이어지는 자전거길은 우리나라 자전거길의 표본이라 불릴 만큼 잘 만들어져 있다.

마침 기자가 서울-하남 접경 부분의 자전거길에서 의미 있는 구급상자를 하나 발견했다.
서울에서 하남시에 진입한 후 1km쯤 지나 하남 구리 간을 잇는 암사대교 아래쪽에 하남시가 만들어 놓은 응급상자다. 여기에는 일회용 밴드와 찰과상에 바르는 연고, 면봉, 붕대, 소독약 등이 들어 있다. 비록 적은 양이지만 서울에서 오거나 서울을 통해 긴 길을 달려왔을 경기 서부 지역 라이더들에게는 적잖이 반가운 응급 의약품들이다.

따지고 보면 값으로 치면 아무것도 아니다. 그러나 아무런 준비 없이 자전거를 타다가 다친 사람이 있다면 이만큼 반가운 상자도 없을 것이다.
 
특히 이 상자가 있다는 것을 자전거 동호인들끼리의 정보를 통해 공유되면 이 길을 지나는 동호인들의 마음이 조금은 든든할 것이다. 아쉽게도 하남 구간에 마련된 이 응급 상자는 이후 팔당대교를 넘어 광주시나 남양주시로 접어들면서는 볼 수 없다.
 
지자체들이 이런 아이디어를 공유해 군데군데 응급상자가 놓인다면 자전거를 즐기는 동호인들에게 큰 반가움이 될 것이다. 경주의 자전거길에도 마땅히 놓여 있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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